컨저링이 맥이 빠지는건...(중요한 스포는 없음)
----첫 감상을 해칠만한 언급은 없다고 보지만 어떤 정보도 난 보고 싶지 않다.하신다면 글을 읽지 마세요-------------------
작년에 개봉한 '캐빈인더우즈'가 현대화된 공포영화 캐릭터들의 집합으로 영화를 이끌고 있다면, 이영화는 더 오래된 서양 고전 괴담들로 영화가 구성되어 있었어요.
수많은 소재들의 종합세트죠.
감독의 전작 '인시디어스'가 몇몇 특정한 할리우드 영화에 지나치게 매몰되고 모방된 형태로 진행되서 뭔가 낡은 느낌이 존재했다면, 이 영화는 특정한 콘텐츠가 아니라 보편적인 소재들을
조물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흥미를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컨저링을 마녀의 요소로 한정해서 얘기하자면.
그러니까 서양 공포물들의 상당수가 마녀를 다루고 있는데...이게 문화권이 다른이들에겐 크게 잘 안와닿는 요소인 것 같아요.
마치 동양의 서늘한 한을 품은 귀신들이 서양사람들에게 어떤 감흥도 없다 하는 것 처럼 마녀도 우리에게 그런 소재...
중세시대 마녀를 때려잡은 이야기들, 종교와 결합된 당시의 광기들은 정말 섬찟한 것들이고, 굉장히 자극적인 소재인데 영화상에서 등장하는 마녀가 어떤 감흥을 준 경우는 한번도
없었던 것 같아요.
수많은 소재들이 잡탕된 컨저링도 교묘하게 마녀의 이야기가 엮어있고, 흔히 공포영화에서 다루는 마녀괴담에 관한 가장 보편적인 소재가 이용되고 있는데 뭔가 그 지점에 도달해서는
맥이 풀리는 느낌을 받았어요.
존재를 알 수 없는 악령, 그 전사가 궁금한 유령들의 얘기에 한참 흥미진진함을 느끼다가 어떤 누군가의 정체가 마녀로 밝혀지면서 호기심이 싹 가시는 느낌이랄까.
재미있는건, 이 영화가 근본적으로 기독교사상에 기반된 애기다 보니 결국 21세기에 와서도 (이제는 어느정도 재평가와 반성의 과정을 거친 마녀라는 역사적 소재가) 영화를 통해 십자가로 서 단죄를 받고 마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