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 봤습니다

광해와 왕의 남자를 섞은 느낌입니다. 광해 아류 기획물이라는 얘기가 많은것같은데 광해 쪽보다는 왕의 남자 쪽에

더 가깝습니다. 실화와 허구를 교묘히 잘 맞춰놨더군요. 실화에 허구라는 퍼즐을 아귀가 맞게 맞추려고 신경을 많이

썼어요. 허구라는걸 알고 보는건데도 꼼곰하게 앞뒤 관계를 조합해 놔서 보고 있으면 그럴듯합니다.

139분이나 되는 영화인데 시간이 휙휙 가는건 아니지만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 놨어요.

 

개봉 전 대박작이다라는 소문이 돌만큼 얘기가 좋았죠. 극 후반부 때문에 그런것같습니다. 중반까진 아무리 봐도 평작인데

뭘 이렇게 호들갑스러운가, 싶은데 중반 이후부터 몰아치는 분위기가 긴장감과 재미와 감동을 자아냅니다.

중반까진 여러 인물들과 사건과 허구와 실록을 다 끌고 가려다 정처 없이 헤매는 느낌이에요.

장면도 툭툭 끊어지고 인물들도 중구난방으로 흩어져 있고요. 그래서 어수선해요.

 

음악이 너무 튑니다. 정말 최악이었어요. 사운드트랙 작업이 시나리오만 보고 작업하는 경우도 많지만

이번 관상의 경우는 어떤 식으로 작곡이 됐든 장면장면의 감정을 앞서가고 감상에 초를 칩니다.

이정재 첫 등장 장면은 음악이 너무 튀어서 코미디가 됐고 그 외 모든 장면에서 오버의 극치를 달리고 있습니다.

짜증이 날 정도에요. 500만인가, 넘으면 감독판 개봉한다던데 감독판을 개봉하건 어쨌건 음악은 지금이라도 조절 좀 했으면

좋겠네요.

 

기술적인 면에선 광해나 후궁보단 못하더군요. 광해나 후궁 볼 땐 세련된 사극이란 느낌을 많이 받아 그런 면에서

인상적이었는데 관상은 보는 맛이 떨어져요. 광해가 데이브 짝퉁이었어도 대사의 타이밍에 의한 코미디 효과와

조명의 사용이나 의상 등 시청각적으로 볼만하고 들을만한 요소들이 풍부했고 후궁도 의상이나 촬영이 근사했는데

관상은 약해요. 왕의 남자를 염두해 둔 뒷북치는 사극기획물같다고나 할까요. 투박한 느낌도 왕의 남자와 비슷하네요.

 

송강호 캐릭터는 효자동 이발사와 살짝 겹치는 면도 있더군요.

김혜수는 여전히 아름다웠고 시작한지 1시간만에 등장하는 이정재도 매력적으로 나왔습니다.

주연,조연 욕심 안 내고 영화 선택하니 이정재 커리어도 피는군요. 연기는 압도적이고 뭐 그런건 아닌데

모처럼 이정재의 귀티 나는 미모를 잘 활용한 작품이었어요.

 

송강호를 충무로로 연결시켜준 김의성이 17년만에 송강호와 한 영화에 출연하는 모습도 인상적입니다. 송강호의 감회가

남달랐겠어요.  송강호는 다시 흥행배우 궤도에 안착한것같네요. 연기도 잘했습니다. 푸른소금,하울링,설국열차에선 어정쩡했고

설렁설렁한다는 느낌이었는데 관상에선 정말 오랜만에 무진장 열심히 한다는 느낌을 받아서 이래서 송강호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후궁 의상은 개성은 있었지만 너무 칙칙하고 낯설었는데....
      암튼 이 영화 음악과 의상은 기대를 접어야겠네요. 다들 나쁘다고 하시네 ㅋㅋ
    • 설국열차에서는 영화의 성격이나 캐릭터로서의 위치나 성격도 그렇고, 오히려 튀는 연기를 해선 안되는 캐릭터여서 그랬다고 봅니다. 이동진 평론가님이나 봉감독님 말마따나 캐릭터들이 플롯에 종속되어있기에 다소 평면적인 느낌이 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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