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틀리건 맞건, 타인의 습관을 고치겠다는 건 일종의 폭력 아닐까요?
"첫번째로 틀린걸 고쳐주면 알고 넘어가면 된다.
두번째로 맞춤법 지적은 널 위해서 하는 호의인데 왜 받아들이지 못하니."
1.
일종의 종교적 마인드입니다. 이슈를 대할 때 옳고 그름의 문제로 인식하면 생기는 판단이죠.
상대방의 맞춤법이 틀렸다고 생각하지만, 그걸 지적하는데에 있어 조심스러운 사람을 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물론 맞춤법이 타인에 대한 판단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그걸로 헤어지거나 하는거나 성격이 안맞아서 헤어지는건나 다를바가 없죠.
이건 "틀린걸 틀리다고 하는 데,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면 그건 병 아닌가? 틀린걸 수정해 주면 고마운줄 알아야지" 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지요.
거기에는 상대에 대한 어떤 생각도 들어있지 않습니다. 자신이 규정한 세계 밖에 있는 것에 대해서 나쁜것으로 규정하는 것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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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지적하는 너도 똑같지 않냐구요?
좀머씨처럼 "제발 그냥 놔두시오"라고 얘기하는 겁니다.
지적을 하는걸 왜 기분나빠하냐는 주장과, 그 지적을 기뻐하면서 듣는 사람에게 하라고 하는 것이 같은 레벨이라고 생각하신다면,
맞춤법 이전에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 전혀 없으시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2.
사람들은 모든 것을 같은 수준으로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좋겠지만, 사람의 숫자는 다양하고 그만큼 중요하게 여기는 것도 다양하지요.
말의 사용에 대해서 통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별로 맞춤법에 신경쓰지 않겠지요.
반대로 한국어가 소중하고, 말은 규칙에 맞춰 정확하게 해야한다고 생각하면, 이모티콘이나 사투리를 사용하는 것 조차도 껄끄러울수도 있구요.
또는 영어 문법에 예민한 사람이 있을수 있겠고, 수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고, 술에 대한 지식을 중요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죠.
누구나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다양한겁니다. 왜 타인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을 자기만큼 엄격하게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맞춤법 지적에서 보여지는 차이는 자신이 한국어에 대해서 두는 중요성의 차이일 뿐이에요. 틀리고 맞는건 표준어규칙일 뿐이구요.
표준어 규칙은 지키고 싶은 사람이 지키는 겁니다.
공문서에는 왜 지켜야 하냐구요? 그건 공문서 안에서의 규칙 중 하나일 뿐입니다.
공무원들이 더운날에도 왜 와이셔츠를 입습니까?
3.
표준어 규칙은 국민국가 내부의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해 고안해낸 일종의 약속입니다. 그래서 방언이 표준어가 아닌거지요.
애초에 언어 문화의 풍부함을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민족개념과 같이 국가 내부의 단결을 구성해내는 것이 그 1차 목적이었습니다.
그게 무슨 대단한 규칙인것마냥 틀린 사람들을 고쳐줘야 한다고 하는 걸 보니,
모든 규칙을 누구나 지켜야 한다는 초등학교 도덕교과서의 가르침은 위대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네요.
4.
맞춤법에 대한 지적은 그걸 고맙게 생각하고, 그걸 듣고 기꺼이 그렇게 할 사람에게 하는게 좋다고 봅니다.
서로서로 지적받고 지적하면서 기쁜 사람들끼리 하면 됩니다.
왜 기쁘지 않은 사람에게까지 "나는 지적 받아서 고치면 하나 더 알아가서 고맙다고 생각할텐데, 넌 왜 안그러니?"라고 하시는건 충분히 폭력적입니다.
호의는 상대방이 그렇게 느껴야 호의죠. 남의 언어생활에 오지랖을 발휘하는게 호의가 아니라 물어보면 친절하게 대답해주는게 호의입니다.
덧.
그리고, 맞춤법 지적이 지적 우월감에서 나온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틀린게 보이고 그걸 얘기하는 것 뿐이죠. 권력관계가 생긴다는 것은 일정부분은 동감하지만, 그게 1차적인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