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했던 내 고양이
집에 11살, 8살 정도 되는 고양이 두 마리가 있습니다.
총각 시절에 키우던 고양이인데,
그때는 제가 시골에 있어서 목줄 해서 동네 산책도 나가고 했어요.
오토바이만 나타나면 기겁을 하고 제 머리위로 올라가고
또 어떨 땐 잠깐 풀어놓았더니 나무 위로 올라가고 안 내려와서
마을 이장님한테 감 딸 때 쓰는 장대 빌려다가 딴(?) 경험도 있구요.
그때는 저도 시간 많고, 애인도 없어서
내 고양이랑 시간을 많이 보냈지요.
잘 때도 제가 팔베개해서 같이 자고,
시간날 때는 야트막한 동네 야산에 올라가서 풀어놓고,
낙엽도 밟게 하고, 당시에는 중성화 수술을 망설이던 중이라,
어디 나갔다 들어오면, 딸 내놓은 부모마냥, '이 녀석 혹시 하고(?) 온 거 아닌가' 목덜미도 살펴보고
(관계시에 수컷냥이가 암컷냥 목을 무는 습관이 있다고, 목 뒤 털에 침이 묻고 빳빳하게 서있으면, 의심하라고 들었음^^)
동네에 못 생기고 몸집 큰 길고양이들이 있어서 혹시 당하고(?) 온 거 아닌가 하고 가슴도 졸이고...
마을 뒷 산에 고양이를 풀어주면, 어찌나 신나게 뛰어다니며 노는지
저도 핵핵대며 따라가면서 힘들어서 따라가보면
낙엽이랑 흙을 온 몸에 뒤집어쓰고
배 깔고 누워서 혀를 조금 내밀고
스핑크스처럼 고개를 반듯이 세우고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먼 곳을 바라보는데
아, 동물도 행복할 땐 저런 표정이 나오는 구나.
그때는 저도 젊었고 고양이도 젊었습니다.
...
그런데 결혼하고 애 생기고 나서는 제가 고양이한테 거의 애정을 못 주고 있어요.
일하고 집에 들어오면 피곤해서, 놀아달라는 애랑도 잘 안 놀아주고, 누워있게 되고
고양이랑 놀아주기는 커녕, 근처에 와서 냐옹거리고 얼쩡거리기만 해도
'저리가 저리!' 하고 쫓아내기 일쑤입니다.
물론 사료 주고, 목욕시키고, 아프면 병원 데려가고, 가끔 그루밍도 해주고 합니다만,
고양이 입장에서는 복지시설 같은데 들어가서 사는 느낌일 꺼에요.
가끔 보기 딱해서 고양이 낚시대 가지고 흔들어보곤 하지만,
이제 얘네도 나이 들었는지, 시큰둥하구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니까 하루 종일 누워있는 모습만 자꾸 보이고
아파트라서 어쩔 수 없지 하기도 하지만
가끔 내가 동물학대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이제부터라도 좀 더 내 고양이에게 잘 하자. 라는 다짐글인 동시에 질문 올려요.
혹시 내 고양이 행복하게 하는 비법이나 팁 같은 거 알고 계신 분 있으면, 좀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