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법이 문제가 아니라 친구 사이의 태도에서 화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던 거겠죠. 저는 구글 채팅 같은 거 할 때 친구가 맞춤법 틀리면 "너 이거 틀렸음" 그러면 상대방은 "아니 이 독한ㄴ (뭐 꼭 욕은 아니고 이런 뉘앙스란 겁니다;;)" 이런 식으로 웃고 넘어갑니다. 그래서 친구하는 거겠죠.
아!! 그러고보니 저도 한명.. 장문의 편지를 날리고 모임에 안나와버리더군요. 그런데 그건 딱히 저때문(만)이라곤 생각 안해요. 제법 책임감을 가지고 해야 하는 모임이었는데 그 모임을 안나오고 싶은데 핑계가 없었던 듯.. 함께 하는 또 하나의 모임도 미적미적 핑계대고 안나오고 있었기에..
저도 맞춤법 옳게 쓰자는 취지에는 공감하는데... 솔직히 맞춤법 지적이 익명 또는 닉네임으로 활약하는 온라인 게시판이니까 가능한 거지 친분 있거나 사적인 사이에서는 맞춤법 지적 못하지 않나요? 예를 들어 친구나 직장동료의 사적인 이메일에 맞춤법 지적을 하거나 소개팅한 사람이 보낸 카톡에 '맞춤법 틀리셨군요.'라고 할 수 있는 강심장이 몇이나 될까요. 속으로 뭐라고 하고 마는 거죠. 미치도록 거슬리면 안 만나면 되고요.
물론 애시당초 '낫다'가 들어갈 맥락에 '낳다'를 자꾸 쓸 정도로 맞춤법이 엉망인 사람과 맞춤법에 깐깐한 사람이 친구나 애인이 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겠죠. 히긴스 교수를 부정적인 예시로 든 분도 있었지만 언어생활은 그 사람의 많은 것을 반영합니다. 옳건 그르건 말이에요. 오죽하면 아직도 액센트로 계층을 알 수 있다는 연구가 나오겠냐고요.
온오프를 포함하여 이런 종류의 지적질에 관한 논쟁은 몇몇 분들이 목청높여 주장하듯 맞춤법과 같은 소중한 약속을 지키고 전파해야 하는 계몽주의자들에 대한 열등감과 반감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들간의 단순한 태도와 예의에 관한 문제라는 걸 모르는 둔감함에서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떡해'를 '어떻해'로 알고 있던 친한 국어선생이 있었는데 계속 '어떻해'가 맞다고 얘기하길래 그냥 넘어갔습니다. 바보가 아니라면 당연히 다음에 찾아보거나 저보다 훨씬 부드러운 방식으로 지적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을 통해서 틀린 걸 알게 되겠죠. 만약에 그 자리에서 계속 그걸 물고 늘어졌다면 그가 국어선생이라는 것 때문에 더 큰 분란이 일어났을 거라고 봅니다. 어떤 문제를 꼭 당사자의 화를 돋우고 인간관계를 파괴하더라도 꼭 자신이 고쳐줘야 한다는 사고방식 또는 그것을 전달하는 거만한 방식이 바로 이런 논쟁과 다툼을 낳는 근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분은 정도가 중요하다고도 하셨는데 또한 더 중요한 것은 태도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