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자단과 양조위

최근에 일대종사를 봤습니다.

 

엽문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한 두 배우, 견자단과 양조위를 비교할 수밖에 없네요.

 

견자단이 연기한 엽문은 왠지 먹방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무술장면이야 당연히 훌륭하지만 저는 그가 음식을 먹고 차를 마시는 장면에서 강렬한 식욕을 느껴 버렸어요. 중국 영화의 하정우랄까요. 참 맛있게도 먹습디다.

 

반면에 양조위는 담배가 떠오릅니다. 밥은 하루에 한공기도 안먹고 끽해야 차나 마시고 담배만 피울 것 같은 이미지. 살벌한 대결 장면에서도 어딘가 쓸쓸한 여운같은 게 남습니다. 그리고 견자단에 비해 양조위가 연기한 엽문은 어딘가 불완전하고 운명에 휩쓸린 불운한 느낌이 강합니다. 엽문이자 양조위랄까요.

 

견자단의 엽문은 두번 볼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보고나면 쾌변한 느낌으로 하루를 시작하면 그만이지요.

 

하지만 일대종사는 기회가 될때마다 두번, 세번 더 볼 용의가 있습니다. 볼일을 봤지만 아직도 남아있는 한덩이가 뱃속에 있는 느낌이랄까요? 그리고 사실 그건 뱃속이 아니라 우리 마음속, 머리속에 남아있는 다른 무엇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체를 모르니 계속 되씹어 볼 수밖에요.

    • 전 같으면 양조위가 더 좋을텐데 지금은 견자단이 더 좋더군요.
    • 일대종사 관련 강연을 두번 들어서 정성일 평론가였는지 이동진 평론가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제가 듣기론 왕가위 감독이 원한 엽문의 이미지가 무인이자 시인의 이미지였대요.
      그래서 양조위 외에 다른 배우는 생각도 안했다고 하네요. 덕분에 양조위는 40대 후반에 무술 배우려고 고생이 많았다지요. ㅎㅎ 저도 양조위의 엽문 너무 좋아요.
      오늘 세번째로 일대종사 보러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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