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라 그런지 상영관에 사람이 얼마 없더군요. 저 포함해서 3명? 저는 그냥 주말에 잠에 취해서 아침시간을 의미 없이 보내기 싫어 미리 예매해서 늦잠을 스스로 깨우려고 했을 뿐인데, 다른 분들은 어떤 마음으로 이 영화를 보러 왔는지 궁금했어요. 두분 다 젊은 여성분이셨던 것 같은데…
봉감독(봉준호 아님)의 자뻑과 자학이 동시에 녹아 있는 영화였어요. 아시다시피 이 영화는 에로영화는 아니고, 영화를 찍는 과정을 다룬 영화인데요. 듀나님이 칼럼을 쓰셨다시피 이 영화는 <음악의 신>이나 <방송의 적>같은 류의 주인공의 자학의 정서를 기본으로 깔고 가는 페이크 다큐멘터리로 보이는데, 마냥 또 그런 것들이 유쾌하거나 즐겁지는 않아요. 특히 뒤로 갈수록 초반의 유쾌한 분위기는 많이 없어지는데요, 그 동안 봉감독이 감독으로서 지내오면서 받았던 일종의 에로영화에 대한 편견의 시선들을 그대로 담았어요. 이 점에서 관객들을 좀 불편하게 혹은 안타깝게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보면서 정말로 영화를 저렇게 찍나? 싶은 의아한 부분도 있었는데요. 그 중에 한가지가.. 아무리 쌈마이 영화라도 그렇지 배우의 노출이 있는 영화인데, 감독의 몇 마디 설득에 의해 배우가 과감하게 노출을 선택하는 부분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어요. 출연과 노출의 수위를 결정하는 부분은 엄연히 소속사와 사전에 철저하게 합의가 되어 출연계약서를 작성한 뒤 촬영이 이뤄질 줄 알았거든요.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근데 이렇게 졸속으로도 배우의 의지만으로 촬영이 되는지 보면서 의아했습니다. 다른 장면도 아니고 옷을 벗어야 하는 노출씬인데 제대로 계약도 안하고 카메라 앞에 설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어요. 뭐 저는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노출을 선택한 배우들의 고충 다루는 장면이 나름 짠하게 다가왔고, 이를 감독이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단순히 에로영화 촬영현장의 헤프닝들만 다루지 않았다는 점도 괜찮았구요. 영화 보고 나서 봉만대라는 사람이 궁금해졌어요. 이 분이 연출한 영화를 한 번 챙겨볼 생각입니다. 단순한 쌈마이 에로영화를 찍는 분은 아니니까.. 뭐 어쨌든 봉감독을 마음속으로 응원하고 싶어지는 영화였습니다.
* 제작자가 참 한심한 쓰레기 같은 인간으로 그려지더라구요. 뭐 저딴 제작자가 다 있나 싶어요. 이 영화에선 모든 사건의 원인이자 원흉이 바로 제작자에요. 영화 속 캐릭터인 줄 알면서도 참 짜증났어요. 진짜 저런 인간은 상종하지 말아야겠다 싶을 정도로.. 봉감독께서 그 동안 어떤 고초를 겪으셨는지 갠적으로 궁금해졌어요..
필모로 봐선 그런 것 같네요. 젖소부인 같은 영화는 아닌 걸로 보여요. 기억나는게 예전에 OCN인가? 거기서 동상이몽이란 타이틀로 몇 편의 에로틱한 영화가 방영되었는데, 플래쉬백도 사용되고, 스토리 구조도 시간순서도 아닌.. 나름 감각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건 그거 하나에요. ㅋㅋ
봉만대 감독이 유명해진 에로영화는 그게 아니라 6미리 비디오용 영화들이었죠. 거의 혼자서 시나리오, 연출, 촬영, 편집을 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OCN 등 케이블에서 만든건 그걸로 유명해져서 나름 고퀄리티로 제작비 그래도 좀 들여서 만든 것들이죠. 90년대 에로비디오 영화는 유호와 한시네마가 유명했었는데 2000년대 들어 다 망조의 길을 가던 시절에 봉만대 감독이 1인 제작 시스템으로 아주 저렴한 제작비로 만들어 그나마 에로 비디오의 명맥을 유지시켰고, 매니아층들이 꽤 있었죠. 90년대 에로비디오 전성기 때의 유호에는 '있잖아요 비밀이에요'를 만들었던 조금환 감독을 비롯해서 6명의 감독이 모두 충무로 영화감독 출신이었을 정도로 그래도 꽤 규모가 있었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