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 주변에 이렇게 사라졌다가 좋지 않은 결과로 돌아온 사람이 있어서 걱정스럽습니다. 통화기록인가 보려면 사건에 연루되던지 시간이 더 흘러야 한다고 그러더라구요. 경찰에서는 일단 성인남자가 실종되면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질 않아요... 휴대폰 초기화한 걸 복구해 보는 방법은 없을까요?
음...성인이면 찾을 필요 없다고(미성년자여도 안 찾아도 된다고)리플 달려고 왔는데 분위기 진지하네요-.-; 자아성찰도 할 겸 자전거 들고 나갔는데 애처럼 찾으려고 애쓰지 말고 직성 풀릴 때까지 돌아다니다 들어오라고 하면 안 됩니까? 나쁜생각 먹고 나갔는데 찾아서 억지로 데리고 오면 그 다음에는 나쁜 생각 안 할까요? 그렇진 않을 것 같습니다.
저도 가족과의 어떤 불화 때문에 23살때 가출해서 풍찬노숙하면서 떠돌았던 적 있는데요, 6개월간 노숙하면서 불법행위랑 윤리에 어긋나는 짓 하나도 안 하고/남에게 폐 안 끼치고/잘 먹고 잘 살고 잘 자고/ 이상한 사람들 많이 만나면서 재미있게 살다가 막판에 3개월 정도는 동남아 여행까지 하고 들어왔습니다. 어른이면 다 키운건데 다 키운 사람을 그렇게까지 걱정할 필요 없어요. 사지 멀쩡하고 군생활 잘한 성인남성이라면서요?
저는 그보다 어린 성인여성이었는데 정말 잘 살고, 오히려 가족과 저를 분리해서 사고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인간은 돈도 없고 집도 없고 가족도 없어도 살 수 있고 타인들은 위험하지만 사실 선의도 있구나 하는 사실도 알았고요.
좀 전체적으로... 너무 24살 먹은 남자를 애처럼 보는-.-; 이렇게 애를 애처럼 보니까 집을 나간 거 아닐까요? 잘 키워뒀으니까 어딜 가도 배 안곪고 몸간수 잘 하고 잘 살고 있겠지 하고 믿어주시는 게 방법일 수도 있는것 같은-.-; 본인은 '그래! 내가 우울해 할 필요도 없다, 나는 군생활도 잘 마친 몸이다, 꿈과 희망의 무전여행!'일수도 있고 뭐 그런게 아니라도 다니다 보면 자연스럽게 어느 시점에서는 '와 나 집나오면 고생이구나! 이제 집 가야징!'할수도 있고 전체적으로 무전여행이나 가출은 한 인간의 인생에서 한번씩 있어도 좋은 것 같은데....
다 키워서 꽃처럼 피어나는 큰딸이 가출을 했는데 내 핸드폰으로 전화 한통화 문자 한번 넣어볼 생각을 안 한 우리 집이 원망스러워지네요. 친구들이 '봉산이는 지금 라오스에 있습니다'같은 전화 했으면 한번 들어오라고 말이라도 해보지;ㅅ;
쓰다 보니까 가출생활 그리워지네요. 집이 좋지만 그때 스릴있었는데. 가출 다시 한번 하라면 정말 잘 할수 있는데! 그땐 아프리카가 뭔지도 몰라서 그렇게 먹고싶었던 쟁반짜장 못 먹었는데 지금은 방 열고 쟁반짜장 먹을 수 있을것 같은데!
네.. 저도 내버려 두는 게 좋은 방법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나갔다가 더 독립적이고 성숙해진 모습으로 돌아오면 외삼촌 외숙모의 믿음도 더 얻을 수 있고요. (지금까지는 '힘들게 키워 유학보냈더니 다 망치고 미국병 걸려서 돌아온 세상물정 모르는 문제아' 취급당하고 있었거든요) 근데 저의 걱정은 집에 있을 당시 동생이 보인 우울증세 때문에요. 자살이라도 시도하면 어쩌나 걱정돼요. 해놓고 나간 폼이 딱 죽으려는 사람 같아서;; 일단 페이스북은 찾아서 외삼촌께 알려드렸어요. 친구로 등록된 사람들 많으니 연락 해보시라고 했고요.
자전거가 힌트네요. 자전거 동호회 알아보세요. 자전거로 전국일주하는데 동호회 같은게 있을거예요. 노숙하면서 자전거 끌고 전국을 돌아다니는. 근데 이걸로 갔으면 잡아오진 마시고 그냥 내버려두세요. 이거 다녀오면 다시 또 자전거 끌고 나갈텐데 그때도 그냥 놔두세요. 동생분에게는 시간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