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하게 볼수 있는 팬은 아니죠. 리그에서 거둔 성적에 비하면 팬 수는 매우 적으니깐요. MLB로치면 양키스의 커리어에 레이스의 인기정도?
07년 아시안컵 직후에 무적포스에 끌려서 좋아하기 시작했는데 정작 그 이후에 리그 우승한적은 없다는게 함정. 그래도 10년 아챔 우승한건 기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최근 1,2년은 투자도 많이 줄고 성적도 많이 아쉬웠죠. 그래도 한번 마음이 갔더니 못해도 끊어내기가 어렵더라구요. 이게 맘대로 되는게 아니죠.
몇일전에 성남 일화 천마가 해체후에 안산 시민구단으로 간다는 기사가 떴습니다. 기사 이후에 이래저래 알아보니, 운영주체인 통일교는 문선명 전 구단주 사후 더 이상 운영을 할 의지가 없고, 성남시에서도 구단을 받을 생각이 없어보이고, 그렇다고 아직 안산으로 간다는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진행되지는 않은거 같아 보입니다. 아직 확실한건 아무것도 없는거 같아요.
기사가 나오고도 실감이 안나서인지, 이런날이 올거라 예상을 해서인지 큰 감정동요는 없었는데요. 어제 샤빠의 제멋대로 성남빠를 보니 음...
성남 일화 없어지면 그나마 고향연고에 가깝고 돈 많은 팀으로 갈아탈까 싶었는데, 그건 안될거 같습니다. 그냥 케이리그 관심 끊을거 같아요. 연고이전을 패륜패륜하는데 뭐 해체후 창단하는게 팬 입장에서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남이야기 같으시죠? 저도 작년엔 그랬어요. 아니더라구요. 뭐 어른들의 사정 다 이해할수 있는데, 마음은 안 그래요. 그럴수가 없어요.
90년대 말에 해태 타이거즈를 좋아해본 팬입장에서 예전에 누군가가 요즘 야구(축구, 농구...)에 관심 생겼어요. 어떤 팀을 응원할까요? 라고 물어보면 '못하는 팀보다 잘하는 팀을 응원하는게 스트레스 덜 받고, 잘하는 팀보다 돈 많은팀 응원하는게 배신당할 확률이 적죠.' 고 말하곤했어요. 그런데 지금 성남 일화의 팬입장에서 보니 단순히 지금 돈 많은것보다 SWOT 분석, 미래가치평가, 오너(와 후계자)의 성향까지 파악할 필요가 있더군요.
스포츠구단 자체만으로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게 한국의 스포츠팬의 원죄죠. 응원팀이 성적을 못내더라도 유지만 되고 있는것 자체가 축복입니다.
여튼 그냥 양키스랑 레알팬하면 일반적인 스포츠팬보다는 스트레스 덜 받고 무병장수하면서 행복할거에요. 근데 그게 뭐 맘대로 되나요. 2부, 3부리그로 떨어져도, 유니폼이 개떡같아도, 논두렁에서 볼을 차도 마음가는 우리팀이 최고죠.
요즘 리부팅한 극장판으로 잘 나가는 Star Trek 이 총 6개 TV 시리즈가 있습니다. 커크랑 스팍, 맥코이 박사가 나오는 23세기를 배경으로 하는 The Original Series..(TOS) 그리고 대머리 피카드 선장님이랑 안드로이드 데이타가 나오는, 24세기를 배경으로 하는 The Next Generation.. (TNG) TNG 방영할때 스타 트렉을 만든 진 로든베리가 사망하고.. 그 수제자 격인 릭 버맨이 스타 트렉 프랜차이즈를 확장시켜서 Deep Space 9 이나 Voyager 등을 스핀오프로 론칭해서 재미를 좀 봤습니다. 릭 버맨이 생각해 보니 이제 스타트렉 = 진 로든베리.. 이거 좀 아쉬운겁니다.(아마도..).. 그래서 Voyager 끝나고 새 시리즈를 아에 22세기로 배경을 땡겨오고 스타 트렉 이라는 이름을 빼버리고 '엔터프라이즈'로 바꿔버렸습니다. 스타 트렉 설정 그대로 다 가져다 쓰면서.. 그래서 팬들이 반발했지만 자기 이름 걸고 시리즈 하고 싶은 욕심에 무시... 그런데 이게 깽판치는 커크가 통용되는 60년대도 아니고 21세기에 우주를 돌아다니면서 일 저지르고 깽판치는 캐릭터가 선장이다 보니 먹히지가 않아요. 그래서 부랴부랴 올드팬이라도 섭외해봐야 겠다는 생각에 3시즌에서 슬그머니 '스타 트렉 : 엔터프라이즈' 라고 타이틀을 바꿨지만 반전은 없었고... 3시즌 끝날때 '4시즌으로 끝' 이라고 결정이 나버렸죠. 그래서 엔터프라이즈 최고의 시즌인 4시즌이 탄생.. '에라 이 트레키들아 이거나 먹고 떨어져라!' 하면서 온갖 팬서비스가 등장.. ㅋㅋㅋ 그후 릭 버맨은 필모가 없습니다. (...)
저희 팀이 나름대로 잘 나가던 시절에도 언제나 성남 상대로는 밥 노릇했던 대전 시티즌의 팬이라 이 소식이 상당히 충격적이더군요. 언제나 우리와는 반대급부에 있는 부자팀, 그래서 부러웠던 팀이었는데 말이죠. 2004년 컵대회 결승이나 마찬가지였던 마지막 경기에서 만나 비기기만 해도 우승하는데 종료 직전 골먹고 단체로 땡깡 부리다 팀이 단체로 징계먹었던, 당시엔 악몽이었지만 지금은 (비)웃으면서 기억하는 기억도 떠오르고... 한편으론 팀 해체 후 재창단해서 다시 걸음마부터 시작한 넥센 히어로즈의 팬이기도 해서 더욱 마음이 복잡합니다.
원래 프로스포츠에서 구단이 사고 팔리거나 연고지를 이전하는 건 흔한 일이죠. 가령 MLB의 예를 들자면 명문팀인 양키즈나 다져스, 브레이브스, 자이언트.. 모두 연고지를 옮긴 역사가 있고, 구단주가 바뀐건 훨씬 더 흔한 일이죠. EPL 에서도 팀이 아시아, 러시아, 북미 갑부들에게 팔려나가는 일은 이제 다반사이고 말이죠. 그래서 사실, 저는 연고이전을 이유로 북패니 남패니 하는 비난 자체를 좀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물론 그 팀의 기존 팬들에겐 배신이겠지만 제3자가 보기엔 뭐 프로팀이 더 장사 잘되는 곳으로 가겠다는데 어쩌겠냐 싶었죠. 아무튼, 내 팀이 천년만년 우리 동네에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애초에 버리고 보는 편이 정신건강에 좋을 듯 합니다.
물론 그렇죠. 미국 프로스포츠 역사야 연고지 이전의 역사고. 뭐 저는 구단주가 변경되는건 팬 입장에서 별 문제 없다고 생각하지만요.
그나마 미국 프로스포츠는 수익의 원천이 팬이라면, 우리나라 프로스포츠는 팬만으로는 구단이 운영이 안되죠. 회사가, 지자체가 흔들리면 언제라도 끝장날수 있는. 저도 패륜패륜하는거 동감은 잘 안됩니다. 우리나라의 상황도 그렇고, 전략적으로도 별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해요. 저도 성남이 해체 혹은 연고이전 되더라도 일화가 책임져야 한다고도, 성남시가 책임저야 한다고 그런 말은 못할거 같습니다. 여튼
뭐 그래도 당사자의 감정은 그렇지 않다는게 문제죠. 연인관계에서도 우리 사랑은 오래오래 지속될꺼란 기대를 애초에 버리고 연애하는게 쿨하긴 하지만, 언젠가 날 버리고 떠나더라도 뭐 그사람 입장에선 당연한거지 하는게 겁나 이성적이지만, 그게 맘대로 되는건 아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