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 후기. [숨바꼭질] - 볼품 없네요. [알.아이.피.디 R.I.P.D] - 귀엽네요.
[숨바꼭질]
무섭다 무섭다란 얘기 듣고 기대하고 갔어요. 심지어 비가 주룩주룩 오던 밤 12시 심야 영화로요.
초반에 허름한 아파트에서 웹캠 장면 같은 거나 여드름 벅벅난 형이 꿈에 나타나는 장면은 꽤 무서웠어요.
근데 그것 빼곤 너무 무섭지 않다는 게 문제예요.
쇠파이프를 내리치고 피가 뚝뚝 떨어지는 장면 같은 것들은 식상해요.
범인의 정체가 중간 쯤부터 드러난 후론 정말이지 전혀 공포감이 없었고요.
그 사람이 범인 또는 공범이다라는 복선이 초반에 대놓고 나오긴 하는데, 여기서부터 영화는 이미 김이 새버린 것 같아요.
관객들이 어느새부턴가 반전이 없는 스릴러는 재미없다고 인식하는 것 같아요.
이 영화도 애써 반전을 드리우고는 있지만 영화가 그 희열을 전혀 느끼게 해주지 못 해요.
배우들의 연기력도 문제예요. 광적으로 흥분하는 연기는 얼핏 연기를 잘 한다는 평을 받기 쉽죠.
이 영화에서도 마찬가지예요. 범인을 연기한 배우가 그래서 아쉬웠어요. (물론 감독이 그렇게 의도한 걸 수도 있지만)
손현주의 경우는 결벽증이 있는 사람이 그렇게 허름하고 퀘퀘한 집을 무덤덤하게 돌아다닐 수 있을까 싶더군요.
이 분의 연기 스타일은 늘 똑같은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큰 매력은 못 느끼겠어요.
아역배우 같은 경우는, 아무리 아역이라지만 너무 연기를 못 하더라고요.
(게다가 전 그렇게 애들 데려다가 막 울려놓고 감성 자극하는 방식이 오글거려요.)
숨바꼭질을 테마로 한 음악도 별로, 여러모로 별로였다고 생각해요.
(대체로 주변 평이 좋은 기분이 들어서 조심스러운데 저만 별로였던 거 아니죠?)
[알.아이.피.디]
로베르트 슈벤트케는 블럭버스터도 잔잔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시간 여행자의 아내]는 대놓고 잔잔했고,
[레드]에서도 그런 잔잔함이 느껴졌는데, 이 영화도 꽤나 잔잔해요. 근데 지루하진 않았어요. 러닝타임도 95분밖에 안 되고요.
내용도 단순하고 스케일도 그저 귀엽고, 여러가지 영화에서 따온 것들을 조합한 느낌도 분명 들어요.
대신 영화 색감이 아주 깨끗하고 이뻐요. 보스턴의 페인트칠된 집들이나 건물 등 이쁜 화면이 영화를 지루하지 않게 하는 장점인 것 같아요.
편안하게 앉아서 CG와 색감을 즐기는 귀여운 킬링타임 영화란 생각이 들어요.
메리 루이즈 파커는 역시나 귀여워요. 자꾸 쳐다보게 만드는 재능이 있으시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