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나님을 고찰해보자. 신기한 듀나의 이력.

한창 듀나님의 정체를 두고 왈가왈부하던 시기가 있었죠.

요즘은 그런 종류의 관심에서 일찌감치 벗어난 듀나님이지만. 이번에 소설 개정판을 냈다는 소식을 들이니 다시 감회가 새로워져서 그 혹은 그녀에 대한 단상들이 떠올랐어요.


피시통신으로 시작된 사회인사들은 꽤 많지요.

그러니까 피시통신으로 데뷔한 사람들이요. 그들의 글,평론 혹은 음악작품들이 통신을 통해 이슈를 받고 알려지면서 주류로 편입한 경우.


듀나님이 특이한건, 대부분의 그들이 결국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고 순수한 작품 이외의 외적인 요소들, 학벌이나 다른종류의 주류관문등을 더 등에업고 활동하고 있는데 반해 이 분은 끝까지 익명성을 지켰다는 점이에요.

한국사회에서 정체를 철저하게 숨기고 업무를 인터넷의 익명 교류만으로 이뤄내는 사례는 거의 드물어 보입니다. 

물론 이전 피시통신 시절 다양한 동호회활동 등을 통해 대략적인 정보들, 이를테면 대략적인 나이대나 대략적인 학벌, 성별이나 개인인가 집단인가 하는 큰 틀은 두루뭉실하게 밝혀진 상태지만, 듀나님정도의 여론활동을 하는 이가 이정도의 익명성을 지켜낸 사례가 한국에서 있던가요.


듀나님은 메이저언론들을 통해 집필하는 유명한 평론가중 한명이지만, 대부분의 평론가가 그렇듯 정식적인 절차나 어떤 경력의 파워를 통해 이 쪽에 뿌리를 내린 경우가 아니죠.오로지 피시통신에 개인적으로 올리던 영화평들 그 글들의 힘만으로 대한민국 대표 영화잡지에도 기고하고, 대표신문에도 연재하고 그렇지요.

듀나님은 한국의 대표적인 sf작가로 알려져 있으며, 유명한 대형 출판사를 통해 책을 냈으며, sf를 가지고 주요문학상의 후보에도 오른 이력(당시 평단의 일치된 시선이라기 보다는 한 평론가의 절대적인 지지에 의해 이뤄낸 결과라지만)이 있지만 이 사람은 이 진입문이 좁고 완강한 문학세계에서 어떤 정식적인 절차도 거치지 않은 이에요.


뭔가 한국의 시스템을 완전히 벗어난 이력들인데, 신기한건 이런 점들이 특별히 거부감을 만들어내지도 않고, 특별히 이슈도 되지 않는다는 점.


dvd코맨터리가 이분을 등장시키고 오로지 자막으로만 처리되는 희한한 상황이 연출되었는데도 이 이상한 광경에 특별히 사람들이 크게 낮설음,반감을 느끼지 않는  상황들..


전 듀나님의 평을 좋아하고, 책도 모두 찾아보는건 아니지만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독자지만 듀나님의 필체나 필력이 특별히 모든 시스템의 장벽을 무너뜨리고 군림할 정도로 특출나고 독보적이다.라고 느낀적은 사실 없어요.

그런데 이 분의 이력은 굉장히 독보적이에요. 


이상하면서도 신기하고, 불편하겠다 싶으면서도 부러운 듀나님을 둘러싼 이 상황들..


이제 듀게도 잘 안오시고,게시글은 읽으시는지 관심없으신지 모르겠고, 듀게 사람들도 듀나님의 부재에 대해 딱히 신경쓰지 않는 이 정황에 그냥 갑자기 듀나님의 존재가 딱 떠올랐어요.

듀나님은 본인의 이런 특이한 사회활동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도 궁금하고..처음부터 이런 상황을 청사진으로 의도했는지도 궁금하고..

아마 정체를 드러내셨다면 더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셨을지도 모르지요.이를테면 강단에 설 수도 있고, 티비출연등을 할 수도 있고,..이런 익명으로의 활동이 주는 장단점이 있을텐데 역시 피상적으로 판별되는 듀나님의 성격은 이 형태가 딱이란 말이죠.

이것도 게시판에서 막고 있는 개인정보를 캐는 글일랑가;;



    • 네, 게시판 규정 위반이네요.
    • 전 이제 틀린듯..토끼 사진밖에 안떠올라요..사실 읽은 책도 없지만..
      • 그런 의미에서 오디오북 내주세요..마음에 드는 목소리로 변조하셔서..
    • 저는 적어도 90년대에는 듀나님의 필체와 필력이 모든 시스템의 장벽이 가소로워 보일 만큼 특출나고 독보적이었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2000년대 이후로는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매력을 주는 분들이 많이 나타나면서 점점 가려져 가는 면은 있습니다만, 그래도 막상 꼽아보자면 또 누가 있어서 듀나님 이상이다라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로 겨룰 수 있을만하겠나 싶기도 합니다.
    • 듀나님 하면 지금도 기억나는건 kbs의 책관련 프로인가에서,
      보통 저자 본인이 나와서 패널이나 관객들과 이야기를 주고 받는데...
      듀나님은 안나오니, 이메일이였나, 실시간 채팅이였나로 인터뷰 하던게 생각나네요.

      당시는 듀나님에 대해서 딱히 알지 못해서, '저 양반 골때리네~'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거 실시간으로 봤던게 자랑?ㅎ)
    • 그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은걸 보면 참 신기해요.
      전문가는 다 그렇고 누구나 특출한 분야는 있겠지만 몇번 다시 태어나도 저리 될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 노출이 없으셔서 더 매력적이죠
      • 동감합니다. 실체를 알 수 없어서 더 좋아요:)
    • 위에도 몇분이 말씀하셨지만 듀나님의 필체와 필력이면 단연 독보적이죠. 그리고 한국에서 이 사이트 정도(규모와 내용의 깊이, 다양성 등에서)의 영화리뷰 DB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이 있나요? 전 못 봤는데요.
    • 그런데 예전 글이나 요즘에라도 여기 게시판과 블로그에 쓰신 글은 대부분 괜찮은데, 요즘 몇몇 외부 포털등에 기고하신 영화평들은 읽어보면 좀 갸우뚱 싶은게 종종 있더라구요. 쓰다가 만 듯한 느낌이 드는 글도 있고,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 잘 와닫지 않는 글들도 있고.. 외부에다 기고하는 게 처음도 아닌데 쓸데없는 힘이 들어갔을 리도 없고... 설마 편집권이 포털쪽에 있는건가.. 그렇진 않을텐데 말이죠.
      아무튼, 거의 완벽하게 익명성을 유지하는 유력 필자라는 유니크함은 스펙트럼이 좁은 한국의 문화계에 나름 신선하고 독특한 자리를 차지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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