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어떻게 버리세요?
전에 부모님 이사할 때 해묵은 지층을 뒤지다 보니 남의 이력서가 수십 장 나오더군요. 오빠가 아르바이트 지원자에게서 받은 건데 019, 016번호도 있고 뭐 그렇더군요. 회사에서 이걸 어지 처리하는지는 제 일이 아니라 모르겠는데 아무튼 좀 난감했어요. 일단 주민번호라도 가려주자 싶어서 돌돌 돌리는 파쇄기로 갈았지만 제가 생각해도 뻘짓. 이건 사실 오바한테 알아서 하고 던져 버리면 되는 거였죠.
이거보다 더 난감한 건 예전 애인들의 연애편지와 사진들. 제 경험에 비춰 생각해 보면 아마 어느 순간 그런 게 있다는 걸 완전히 잊었을 거예요. 잘 간직하려고 못 버린 게 아니고. 괜히 당사자들 줬다가 분란 만들긴 그렇고, 잠시 난감했죠. 그 구구한 사연들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 사진이란 게 그렇더군요. 인쇄된 사진하곤 없애는 기분이 또 달라요.
깊이 고민한 건 당연히 아니고, 곰인형 이야기 보니 괜히 생각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