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처음 사귀었던 남자친구가 자유공원을 알려줘서 갔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약간 바랜듯한 분위기의 경사진 길을 계속해서 올라갔을 때, 갑자기 탁 트인 바다가 나와서 탄성을 질렀었거든요.그 뒤로 저도 사랑하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닭강정도 차이나타운도 모두 이 친구와 처음 갔었는데 이 글 읽고 오랜만에 생각이 났어요. 감사합니다 :D
'한 번 떠나면 다시는 같은 곳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라고 **년째 이사 중인 저는 오래 전 일기에 썼습니다. 그 기분 그 느낌 그 눈물과 정서 정말 알 것 같다고 감히 말할게요. 태어난 고향이든 유년기 이후 수십 년 살던 동네든 2년 전세 다해서 옆 집으로 옮기든, 이사를 앞둔 그 기분은 왜 맨날 같을까요. 객창감도 뭣도 아닌 채로 다시 새롭게 맛보는 도시생활자의 공간이동에 따른 감성은 늘 이상하게 애틋하고 낯설지요. 어디든 또 몸 담고 정들이면 거기가 내 집이다, 라고 쉽게 말은 못하겠지만, 잘 떠나시고 이사 잘 하시고 어딘가에 또 잘 안착하시길 바랄게요.
동인천은 아니고 제물포 사는데 그래도 왠지 반가워 로그인 했어요.^^ 저도 동인천 좋아해요! 동인천으로 학교를 다녔어요. 대한서림과 신포닭강정집에서 알바도 했었죠. 역사박물관정원 등 너무 반가운 이름들이네요. 저도 독립하려 하는데 그냥 이곳이 좋아서 여기서 알아볼 것 같아요. 회사랑 한시간 반 거리인데도요 ㅎㅎ이사 잘 가시고, 좋은곳에서 빨리 정드시기 바랄게요~
지금도 동인천에서 출퇴근하고 있지만 점점 쇠락해가는 모습이 늘 안타까워요. 동인천역사 쇼핑몰은 언제 완공되는 건지 벌써 몇년째 공사중이고 중고등학교들도 하나둘씩 떠나가고 있죠. 특히 빵집인지 서점인지 분간이 안되는 대한서림은 아직도 적응이 안되네요. 이런 모습들이 보기 싫어서 떠나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아 마르타님이 부럽기도 하네요.
근데 12시 넘으면 지하도가 폐쇄돼서 무단횡단하곤 했는데-.-;; 마르타님 덕분에 개선되었던거군요! 덕분에 차 끊겨도 지금은 여유있게 길을 건널 수 있게 되었네요. 정말 감사드려요!!! 부디 새로 이사간 곳에서도 빨리 자리잡으시고 좋은 추억 쌓으시길 바랄게요^^
그 마음이 전해지는 것 같아 괜시리 이 글이 굉장히 좋습니다. 장소에 많이 애착을 두시는 것 같고, 저는 그렇지 못한 사람이라서 더 좋은 것 같아요. 동인천은 뭔가 영화가 떠난 도시같은 느낌이었는데, 토박이의 손 때가 여기저기 뭍어있는 그런 오래된 가옥같은 느낌이기도 하군요. 누군가에게는. 둥지는 언젠가 떠나가야 할 곳 아니겠습니까? 그리고는 영원히 그리워하라고. 새 장소에 적응하는걸 넘어 다시 마르타님만의 좋은 곳으로 만들어 가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떤 곳을 따뜻하게 만들고, 그 곳에 추억을 켜켜이 쌓는 이는 따로 있더라구요.
제 추억이 아니면서도 아련하게 느껴지는 지명들이 붙잡네요. 제 아버지가 자유공원 밑의 제물포고를 나오셨고 홍예문 부근에 사셨어서 아직도 중구 내동이 본적지입니다. 아버지의 추억어린 이야기만 듣다가 얼마전에 부근에 간김에 처음으로 신포시장-자유공원-제물포고-차이나타운-진흥각 대충 이런식으로 걸었었습니다. 처음 갔는데도 마음이 가는게 있었어요. 아버지 어릴때도 자유공원의 어르신들은 그 자리에서 바둑과 장기를 두셨다는데 어느새 저희 아버지가 그 연세가 되셨죠.
아아, 동인천. 참 달고도 쓴 이름입니다.. 오랜만에 문득, 덕분에 동인천 거리들을 떠올려보네요. 자유공원과 홍예문과 파랑돌까페가 있는 한적한 길들, 예쁜 주택들이 늘어서있는 언덕에서 보이던 인천바다, 지하상가와 인형극장, 애관극장과 KFC가 있던 골목들 신포시장에 늘어섰던 옷가게들과 작은 커피숍들, 그곳에서 먹던 2500원짜리 체리에이드.. 동인천역 사거리에 있던 유명한 사진관에서 명함사진을 찍느라 줄을 서서 기다리던 기억.. 친한 언니가 입시원서를 대한서림에서 사던 그 겨울, 양키시장을 가기 위해 신발가게 주인들의 호객행위를 뿌리치던 그 길도 다 아련하네요. ^^ 저는 지금도 가끔 친구들과 동인천에 놀러갑니다. 그곳은 단순히 쇠락한 번화가가 아니죠. 저희에겐. 골목골목을 걸을때면 꼭 어디선가 십대의 내가 뛰쳐나올것만 같은 동네예요. 부디 오래오래 그 모습 간직하길 바라는 유일한 동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