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징징글성 바낭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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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는 말이죠.
누구나 그렇겠지만 거짓말을 하는 게 좋지 않았어요.
거짓말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오는 게 싫었죠.
그래도 거짓말을 하지 않으면 화를 내니까... 누가 나에게 화내는 건 싫으니까, 거짓말을 하곤 했죠.
그래도 거짓말을 계속 거짓말을 부르고, 완전히 감출 수 있는 일만 있는 것도 아니었죠.
다들 거짓말은 싫다고 나쁘다고 하는데... 그런데 지금은 전 너무나 거짓말을 많이 하고 있어요.
즐겁지 않아도 웃어야하고... 착하지 않은데도 착한 척 해야하고.
너무나 지쳐버렸다는 느낌이 들어요.
세상을 살아가기에 나는 너무나 약하구나 하는 걸 새삼 깨달았어요.
견뎌낼 수가 없어요.
자꾸만 머릿속에는 경멸과 멸시의 시선들, 고함치는 소리들이 오가요.
인간의 얼굴을 보기만 해도 고통스러워요.
길에서 누가 큰 소리만 내도 지나가다가도 깜짝깜짝 놀라요.
이성은 내 망상인 걸 알지만 도무지 무시할 수가 없어요...
나는 내가 그래도 좀 괜찮은 인간인 줄 알고 있었나봐요.
하지만 나는 내 생각만큼 좋은 인간도 아니고 하다못해 나쁘지 않은 인간도 아니더군요.
내 본성은 악하고 나쁜 것이었어요.
게다가 머리도 터무니없이 나쁜 것 같아요.
미움을 받는 것도, 아무도 날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어요.
자기 자신에 대해 대단히 착각을 하고 있다가 이제야 진실을 알게 됐네요.
듀게에서 몇몇 분이 쪽지로 이런저런 조언을 해 주시기도 했는데, 미안해서 말씀드릴 수 없었지만 사실 잘 이해가 가질 않았어요.
제 머리는 점점 나빠지고 있는 것 같아요. 이젠 잠시간도 집중하기가 힘드네요.
사실은요
전부 다 털어놓고 싶었어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가족들에게, 친구들에게 어떤 말이든 하고 싶었어요.
위로를 바란다기보다, 내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들을 조금이라도 누군가와 나누고 싶었어요. 그게 아주 하찮은 일일지라도.
조용히, 담담히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어떤 날에는 기뻤고 어떤 날에는 또 슬펐다고. 그저 조용히 맞장구쳐줄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좋았을지.
그렇지만...
나에겐 사랑하는 사람들은 없었어요.
나는 누구도 사랑할 수 없었어요.
친구도 없었어요.
누구나 기쁨을 사랑하고 슬픔을 싫어하듯이,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없고 나를 싫어하는 사람은 너무나 많아요.
원망도 했고 미워도 했어요...
이해해보려고도 해 봤어요.
아무도 날 이해해주지 않는다고, 그게 어쨌다는 건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런데도 쓸쓸함은 견딜 수 없나봐요
누군가가 있다고 해서 쓸쓸함을 이길 수 있는 것도 아닌데...
그렇지만 아무에게도 누구에게도 어떤 말도 할 수 없다는 것은 너무 쓸쓸하니까...
이렇게 없어지면 누구도 내가 어떻게 살았고 무엇을 좋아했는지, 어떤 마음으로 살았는지 아무도 모르겠지요.
그냥...
이 모든 것들을 담담하게 토로하고 싶었어요.
눈물이 날 것 같아도 그냥.. 그랬어 하고 얘기가 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이젠 내가 무슨 얘기를 하고 싶었던 건지도 잘 기억나지 않아요.
이성으로는 누군가에게 미움받으면 어떠랴, 욕을 먹으면 어떠랴 하고 생각해도... 마음은 그렇지가 않아요.
모든 사람이 다 날 미워하는 것 같고 나에게 화만 내는 것 같아요.
앞으로 또 누군가가 나에게 화를 내고 경멸의 시선을 던진다고 생각만 해도 미쳐버리고 싶은 심정이죠.
어렸을 때는... 삶은 그냥 여행이라고 생각했어요.
길을 떠나올 때면 막연히, 누군가가 '안녕, 또 만나' 하고 인사를 해 줄 것 같았죠.
정작 지금은 누구도 인사를 나눌 이도, 안부를 궁금해할 이도, 길 걷다 발견한 작은 꽃이라도 보여주고 싶을 이도 없네요.
그래도 누군가에게 인사를 하고 싶었어요.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다 해도, 안녕, 또 만나 하고 말하고 싶었어요.
듀게에 이런 징징글을 남기는 것도 이것이 마지막이 되길 빌면서...
여기에라도 들어줄 이 없는 인사를 남깁니다.
안녕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