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도대체 이게 뭐야? 하면서 읽었던 것들- 단추구멍과 머랭

어린 시절, 서양 소설을 읽으면서 문화적 차이 등으로 인해 도저히 이해나 상상이 되지 않았던 것들이 있으신가요?
저는 단추구멍에 꽃을 꽂는다는 묘사와 머랭의 개념이 그랬습니다.

고전소설 등에서 남자들의 옷차림을 묘사하면 심심찮게 단추구멍에 꽃을 꽂고 어쩌고 하는 설명이 있었는데
저는 단추구멍을 단추에 나있는, 실이 통과하는 쬐깐한 구멍으로만 이해했기에 도대체 여기에 어떻게 꽃을 꽂는단 말인가- 이러고 좌절했습니다.
그러다 교복을 입게 되면서 교복 마이의 옷깃에 있는 단추를 끼우기 위한 구멍을 발견하고 여긴 뭐한다고 구멍을 내놨지? 라고 생각하다가
순간적으로 아 그 단추구멍이 이 단추구멍이구나! 라고 귀한 깨달음을 얻었어요.

또 하나는 머랭의 정체입니다.
전 중학생 때까지도 '머랭(달걀 흰자에 설탕을 넣어 구운 과자-역주)' 이런 구절을 읽으면 아니 도대체 저런 걸 뭔 맛으로 먹는 거지? 라고 생각했거든요.
계란은 노란자만 맛있고 흰자는 맛없는 음식인데, 흰자에 설탕을 넣어 굽는다니 이건 도대체 뭐하자는 짓이란 말입니까.
그렇게 세월을 보내다가 고등학생 때 집에 미니 컨벡션 오븐이 들어오고, 베이킹에 대해 알게 되면서
그렇게 괴상하게 느껴졌던 머랭의 정체가 누네띠네 윗부분, 제일 맛있는 부위라는 걸 드디어 알게 됐어요.

혹시 이 비슷한 경험들 있으신가요?

    • 정어리통조림.소금에 절인 라임. 염소젖.돈봉투를 옷에 꿰매는 것. 뭐 이런 것들 보고 의아해하거나 이국적으로 봤죠.
    • 어렸을 때 럼주가 뭔지 항상 궁금했죠.
    • 한국이긴 한데 개암=헤이즐넛도.
    • 피클을 알기 전까지는 신지식 역 빨강 머리 앤의 '김치'가 뭔지 굉장히 궁금했죠. 피클이라고 생각했는데 혹시 사워크라우트인지도 모르겠네요.

      외국 소설은 아니고 이광수의 무정에 나온 샌드위치 묘사도 오래 기억에 남았어요. 구멍이 뚫린 떡 같은 것에 고기를 끼웠다고 했던가, 뒷 부분 고기는 중요한 게 아니라서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저는 구멍이 뚫렸다는 걸 송송 뚫린 발효빵 구멍 말고 좀 큰 걸로 생각했거든요. 적어도 동전 정도 되는 크기요. 고기를 그 구멍에 끼웠다는 줄 알고 빵에 구멍을 뚫고 고기를 넣는 서양요리가 뭔지 의아했죠. 샌드위치라는 건 바로 뒤에 나옵니다만 제가 상상한 '구멍 뚫린 빵에 고기를 끼운' 음식을 가끔 먹고 싶을 때가 있어요.

      그리고 '크리임'이란 것도 굉장히 맛이 궁금했어요. 제가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도 생크림 케이크란 건 꽤 귀했으니까 어렸을 적엔 말할 것도 없죠.
      음식 묘사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게 비밀의 화원에 나온 '크리임이 동동 뜬 신선한 우유'라는 거였거든요. 하지만 이걸 감자랑 먹다니 ?_?
    • 호첸플로츠가 훔쳐간 커피 가는 기계요. 인스턴트 커피만 알던 시대라..
    • 일본소설 및 수필 읽을 때 나오는 멜론빵이 이 분야의 갑인 것 같은데요. 그게 소보루빵일 줄이야...
      • 전 아직도 이게 궁금한데 멜론빵=소보루가 맞나요? 멜론향이 들어가서 멜론빵이란 말도 있고 뚜레쥬르에선 아예 둘 다 나오는 것 같더라고요.
        • 생긴 건 초록색 소보루이고 멜론향 나는 크림이 속에 들어 있어요. 크림 안 들어간 것도 있대요;
      • 오무라이스 잼잼 참조 → http://cartoon.media.daum.net/webtoon/viewer/20239
        소보루빵(한국) = 멜론빵(일본) = 파인애플빵(홍콩)
        뚜레쥬르나 다른 제과점에서는 멜론빵이라는 단어 듣고 진짜 멜론맛이 나는 빵을 만든 거 아닌 가 싶습니다만...
        • 오오 원조는 색소 안 넣고 설탕만 뿌려진 거군요. 전 편의점에서 파는 것밖에 못 먹어봐서 ㅠㅠ
      • 멜론빵 이야기 → http://sesesisy.blog.me/190026622
        울나라에선 도쿄팡야 가면 먹을 수 있어요 → http://blog.naver.com/fullmoon814?Redirect=Log&logNo=120181374084
    • 모험소설에 빈궁한 식단의 대표적 예로 걸핏하면 '물과 비스킷'이 등장하길래 달콤한 비스킷이 뭐 그렇게 먹기 힘든 식품으로 꼽히는지 의아했어요. 씨 비스킷은 돌로 내리쳐야 겨우 깨지는 건빵(가끔 소금도 안 넣은...) 비슷하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죠.
    • 저는 하이디 흰빵검은빵u_u...몬지는 아직두 모르겠군요ㅋㅋㅋㅋㅋㅋ
      • 제가 읽은 만화에는 친절한 해설이 나와요. 흰빵은 밀로 검은 빵은 호밀로 만든단다, 라고.

        아이고 구 클라라님께서 ㅎㅎ
      • 검은빵이라니 요즘 많이 나오는 오징어먹물빵이 떠오르네요. 호밀빵은 검은색 아니잖아요 브라운이잖아요...이건 사기야
      • ㅋㅋㅋㅋ 저도 이거 딱 떠올랐어요

        그 흰빵이 먹고 싶어 몸이 달았었죠

        무슨 맛일까 무슨 맛일까 하면서
    •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에서 풍선만드는 것도 생경했어요. 풍선을 어떻게 만든다는거지? 하면서. 지금은 이해는 가지만 만들라고 하면 못 만들듯.
    • 전 sf소설에 나왔던 하이볼이 궁금해요. 라스무스에서 나왔던 덜익힌 빵은 어떤 맛일까요. 설탕에 절인 사과라던지...
    • 해리포터에 나오는 버터 맥주맛이 아직도 궁금해요. 뭘까. 뭐지. 무슨 맛 이지?
    • 지경사 기숙학교 시리즈에 자주 등장하던 진저에일.

      서양식수정과일까 했죠.

      그리고 어린이용으로 나왔던 알퐁스 도데의 단편집에서 부야베스와 쿠스쿠스에 대한 단편이 나와서 진짜 궁금했어요.
    • 어렸을때 집에 있던 에이브(abe)전집을 읽으면 서양문물에 눈뜨기 전이라;;; 자세히 묘사된 먹을꺼리 중 도저히 상상이 안가는 것들이 많았어요.

      지금 당장 생각나는건 막다른집 1번지에서 온가족이 런던에 놀러가 먹었던 선데이(여기선 '썬디-'라고 했던 듯ㅋ) 아이스크림이요. 찐득찐득한 아이스크림이고 먹을수록 목이 마른다고 했었는데 도저히 감이 안와서 미국에가면(외국 간다=미국간다 인줄 알았던 시절;;) 썬디를 꼭 먹어야게쒀!! 했었죠
    • 아홉살때 크리스티 소설들을 읽으면서 크리스마스 푸딩이 뭔지, 어떤 질감이고 무슨 맛일지 상상이 안가더군요. 레시피를 읽어도 지금도 잘 모르겠지만요.-.-;
    • 호첸플로츠에 나오는 커피콩 핸드밀이요. 커피라면 인스턴트 커피만 있는 줄 알았는데, 콩을 간다고 하니 이해가 안되었죠.
      • '커피콩'이라는 말도 이해가 안 되었어요. '커피'를 '콩'과 식물이라고 상상하기가 어려웠거든요.
    • 댓글들 즐겁게 읽고 있습니다. 음식 얘기가 대부분인 게 특히 재밌네요.
      • 궁금하거나 이해가 안가는 부분은 아니지만 가시나무새 책에서 주인공 매기가 어릴적 오빠들과 놀다가 엄마가 해주신 특별한 간식 - 비스킷에 딸기잼과 설탕을 얼기설기 넣은 특별한 간식 - 낭만적으로 느껴지는 이국의 음식이었죠 ㅋㅋ 아 그리고 단순하긴 하지만 제인에어에서 제인이 기숙학교에서 한참 못먹고 자라다가 그 좋은 선생님 (이름 생각이 안나네) 이 치즈와 빵을 나눠주실때.. 네 어릴때 그런 빵과 먹는 치즈를 먹도보도 못해서 궁금했었죠. 그리고 고급음식으로 묘사되니 맛있을거 같았다는. 아 쓰다보니 자꾸 생각나는데 소설 테스에서 테스가 어느 마을에 놀러갔다 친구들과 술취해서 밤늦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여자 한명이 머리에 이고 오는 당밀이 줄줄 새서 일행들이 빵 웃음을 터뜨리믄 장면이 있었어요. 그때 그 여자가 유독 테스가 자길 보고 비웃는 것에 화를 내고 이것이 다음 어떤 사건이 벌어지는 계기를 제공했던 거 같은데 (아마 그 나쁜 남자가 등장해서 테스를 그 무리로 부터 구해줬나 그렇죠). 그 당밀이 대체 무엇일까 무지 궁금해했던 기억이 ㅋㅋ (모바일이라 줄바꾸기 안됨 양해바랍니다) 쓰다보니 재밌네요 ㅎㅎ
        • 그러고보니 당밀이 뭘까요...식혜 만들때 쓰는 엿기름과 같은게 아닐까 싶은데.
          • 사탕수수에서 설탕 정제해 내고 남은 끈적하고 거무튀튀하고 약간 단 시럽이에요. 비지나 깻묵 같은 존재죠. ㅎㅎ
    • 전 꼬마 삼보와 호랑이에 나오는 버터, 팬케이크가 그렇게 궁금하더라고요. 호랑이로 만든 버터는 뭘까, 몇 백 장이나 먹을 수 있다는 팬케이크는 뭘까... 진짜 버터도 뭔지 모르던 시절이었네요.
      • 그 이야기 저도 재밌게 읽었어요 어떻게 호랑이가 버터가 되나 ㅋㅋㅋ

        진짜 아프리카 쪽의 동화인가요?

        팬케이크 몇백장 구울라면 가스비가...
      • 헐 이거 영국인이 쓴 동화네요... 배경만 아프리카...

        그래... 거기서 팬케이크를 해먹을 것 같진 않다...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7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1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8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8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7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3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