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열차 잡담 & 질문 (스포)

이런저런 조연들의 얼굴이 얼핏 낯익은데 어디서 봤는지 기억은 안 나는 경우가 많더군요.

하지만 보자마자 아 하고 알아봤던 얼굴은 프로틴 블럭 만들고 있던 폴 아저씨.

안으로 몰린 눈(연기겠지만) 때문에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얼굴이죠.

괴물에서 미군부대 박사로 나왔다고 하던데 그건 기억이 희미하고

제게 먼저 떠오른 건 양들의 침묵에서 자연사박물관에서 일하던 '곤충'박사. 

(그 사람 데려다가 곤충!으로 프로틴블럭 만드는 일 시켜놓고 즐거워했을 봉감동님...ㅋ)

스털링 조디포스터에게 되도 않는 작업을 걸며 몰린 눈으로 현미경을 들여다보던 너드스러운 젊은 박사였죠.

스털링도 지금 나이를 많이 먹었는데 그 젊던 박사님도 이렇게 나이를 먹으셨네요.

본명도 폴, Paul Lazar인데 imdb에는 사진도 없고 더군다나 필모에 snowpierce도 없군요.;;

 

예카테리나 다리 지난 후 어둠속에서

나쁜놈들이 머리에 적외선 안경을 쓰고 좋은놈들을 공격하는 장면은 보나마나 양들의침묵에서 연쇄살인마가 스털링을 공격하던 방법이고요.

찾아보니 봉감독은 양들의침묵을 좋아해서 일년에 한 번 정도는 다시 본다고.

나도 그런데~! +.+

제가 가진 dvd 중에서 가장 플레이를 많이 한 영화일 겁니다. 언제 봐도 최고지요.

 

설국열차를 두 번째 보니 영화가 더 재미있고 좋습니다.

영화를 처음 볼 때 이정도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으면 평이 더욱 좋았을텐데 하면서 아쉽네요.

두 번째 보니 커티스의 대사들도 귀에 들어오고, 

사심 없이 인간의 위대함을 믿었고 자신도 그렇게 되고자 마음 먹으며 살아온 커티스는 길리엄이나 윌포드와는 다른 인간이고

결국 자신의 팔을 희생해서 새인류의 탄생(?)에 공헌했습니다.

 

메이슨이 구두를 들고 했던 손동작이 뭘까 했더니 - 윌포드 - 타미의 손동작을 보고 이해했어요.

메이슨 자신도 기차에서 하나의 부속품 역할을 한 거죠.

그런데 메이슨이 의치를 빼보이는 행동은 무슨 뜻인지 두번째 봐도 도통 모르겠네요.

뭘까요?

 

아 그리고 눈사태 나려고 할 때 고개 들어 기차 창밖으로 산을 쳐다보는 클로즈업된 여배우 얼굴, 그때 딱 한 장면 나오는데 누구일까요?

뭔가 봉감독이 좋아하는 영화 속의 좋아하는 마이너 캐릭터들을 모아놓은 것 같은데,

분명히 본 적이 있는 이 얼굴이 유난히 궁금해요. 너무 예뻐요.

    • 딴 얘기지만 양들의 침묵 소설에선 그 수작이 통하지 않았던가요? 소설 마지막 장면이 그 곤충박사의 침대 위였던 걸로 기억하거든요.
      • 제가 양들의침묵 본 후 토머스 해리스 책들을 모조리 탐독했었는데 그건 아닌 것 같아요.ㅎㅎ 영화 내용과 책이 매우 유사했던 걸로 기억...
    • 메이슨이 틀니를 빼보이던 동작, 저는 개가 자신보다 더 강자로 보이는 개한테 자진해서 배를 보이는 비굴함 뭐 그런 걸 생각했어요. 틀니가 프로파간다를 설파하는 정치인의 입을 상징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고요. 그걸 빼보임으로써 선동의 실체를 폭로한다. 그런? ㅎㅎ
      • ㅎㅎ 모르겠네요. 어쨌든 뭔가 본능적인 행동 같기는 해요.../ 봉감독님이 인터뷰에서 틸다 스윈턴이 메이슨 캐릭터를 더 심하게 하자고 그래서 말려야했다더니 어쩌면 틸다의 아이디어였는지도 모르겠네요.
    • 친구의 감상으로는 틀니빼는 행위가 이빨 빠진 호랑이 를 연상시킨다고 했어요. 그가 가진 권력은 허울뿐이며 본인이 아닌 실세가 있다는 것...윌포드 윌포드 타령하기도 했었고요
      • 네. 돌연 밑도끝도 없이 의치를 빼내서 스스로의 추하고 약한 모습을 드러내는 그 장면 메이슨이라는 캐릭터로 보나 여배우 틸다 스윈턴으로 보나 꽤나 충격적이었어요. 메이슨이라는 캐릭터의 사악하고 나약한 모습을 극단적으로 보여준 우화적인 장면 같네요. 가슴에 주렁주렁 훈장을 달고 연설하던 메이슨의 모습에서 아큐정전의 아큐가 오버랩 됩니다.
        쏭바쑝님의 '배를 보이며 드러눕는 개'나 골칫덩이님의 '이빨 빠진 호랑이'가 일맥상통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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