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 열차 보고 나서....
아침에 보고 왔습니다.
영화 개봉 몇 달 전부터 엄청 기대했던 영화라
사실 마음 같아선 개봉하는 날 득달같이 달려가서 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아서 대신 보러 가는 오늘까지 여기 게시판에
몇몇 분이 올려놓은 스포일러 없는 감상기만 찾아 읽으며 오늘까지
기다렸지요. 그런데 기다렸다 본 게 좀 다행이다 싶은 생각이 드는 게
덕분에 기대감을 좌~악 빼고 그냥 SF 소품 영화 한 편 보러간다는
생각으로 영화를 볼수있게 되서 그럭저럭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네... 그럭저럭요.
그럭저럭 이란게 영화가 너무 매력적이고 훌륭해서 나중에 dvd 사서
몇 번씩 돌려보고 할 정도의 그 정도의 영화는 아니라는 얘기지요.
몇몇 평론가들이나 보고 온 사람들의 봉준호 감독의 최고작은 아니지만
범작 정도는 된다는 말을 했는데 저 역시 보고나니 그 말에 동의하게 되네요.
보면서 영화의 설정이나 이야기의 인과 관계가 좀 세심하지 못하다는 인상을
받았고 무엇보다 인물들이 너무 평면적으로만 그려져서 그게 좀 많이 아쉬웠네요.
반란을 일으키는 인물 한 명 넣고 그를 따르고 숭배하는 소년 하나 넣고
정신적 지도자 한 명 넣고 등등 전형적인 인물들을 장기 말처럼 쓱쓱 배치한 후 써먹다
휙 날려 버리니 관객 입장으로서는 뭔가 감정 이입 할만 여지도 별로 없고....
특히 주인공 커티스의 감정선을 따라가지 못하다 보니 그가 털어놓는 가슴 아픈 과거
이야기나 윌포드와 이야기한 후 느끼는 혼란이나 갈등이 뭔가 뜬금없고 와 닿지 않는 게
그 때문에 이야기 자체가 뒤로 갈수록 얄팍해진다는 느낌도 좀 받았네요.
그래도 재미있게는 봤습니다. 지루해서 하품 나올 정도의 영화도 아니고
보고나서 이야기 할 거리도 있는 영화고요.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고 우려했던 송강호, 고아성과 다른 배우들과의
어울림도 제가 보기에는 그다지 나쁘지 않았습니다. .
그나저나 우리나라에서 흥행은 할 거 같기는 하네요.
벌써 100만이니 200만 가까이 들었다는 기사도 보이고
봉준호 감독의 이름값에 나름 이름 있는 외국 배우들도 다수 나오고
또 절대 블록버스터 영화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CJ 입장에서는 엄청난 돈이
들어간 만큼 대작 블록버스터 영화로 홍보를 해대고 있으니 거기에 낚여서 보러 가는
사람들도 또 많을 테니까요.
그런데 과연 미국에서도 흥행 할수 있을까요?
미국 일반 관객 입장에서 봉준호 감독은 무명의 동양 감독일거고
크리스 에반스가 나오기는 하지만 톰 크루즈나 디카프리오 같은 특급 스타 배우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거기다 우리 입장에서야 엄청난 예산이 들어간 영화지만
미국에서야 중간규모의 소품 sf 영화일 텐데 과연 얼마나 미국 관객들 한테
어필 할수 있을는지 모르겠네요.
비슷한 예산이 들어갔다는 디스트릭트 9 만큼만 흥행해도 대박이라는 글도 어디선
봤는데 솔직히 저 개인적으로는 설국열차보다는 디스트릭트 9 이 더 재미있고
괜찮았다는 생각도 들어서 말이죠. 물론 동의 하지 분들도 많으시겠지만요.
아무튼 이왕 미국에서도 개봉하고 다른 여러 나라에서도 개봉하니 만큼 묻히지 말고
흥행 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