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에 글을 못 쓰겠어요..


의욕도 없고 활력도 없이 그저 생활하는 중인지라.

좀 전엔 울버린 얘기를 쓰다가 '블록버스터'라고 써얄지 '블럭버스터'라고 써얄지 고민하다 

창을 닫아 버렸습니다.


허트 로커에 보면 본국에 귀환해 어린 아들을 돌보던 제레미 러너가 아직 말귀도 못 알아듣는 어린 아들에게

독백에 가까운 대사를 하는 대목이 있죠. 

나이가 들수록 좋아하는 게 적어지기 마련인데 지금 니가 좋아하는 인형이나 장난감 상자도 나중엔

아무렇지 않게 느껴질거다.

뭐 그런 내용입니다. 제레미 러너는 그 후 끔찍한 전장으로 다시 자원해 갑니다.


갈수록 좋게 말하면 객기가 줄고 나쁘게 말하면 소심해지는데 

그렇다보니 오프라인에서건 온라인에서건 새로운 뭔가를 시도한다거나 누굴 만난다거나. 내 목소리를 낸다거나.

그럴 일이 없네요.





















    • 인용하신 허트로커와는 반대네요.
      • 그런가요? 예전엔 영화보고 게시판에 수다 늘어놓고 그런 것들이 정말 좋았거든요.
        지금은 좋은 영화를 봐도 그냥 좀 좋네. 이러고 아닌 영화를 봐도 에이 이건 좀 아니네 이럽니다.
        막 환호하는 것도 없고 막 까대는 것도 없어요.
    • 전 아무렇지 않던 것들이 나이 들면서 의미가 생기는 경우도 있던데요. 그래서 나이듦이 좋으냐고 한다면 그렇다는 대답은 못 하겠고요. 아무렇지 않던 것들이 갑자기 와 닿는 게 몸의 시듦이나 상실을 경험했기 때문이니까 가성비가 너무 안 좋은 거죠.

      맥락이 같은 이야기인지 모르겠지만 열 살 어렸을 때 듀게를 했더라면 여기 바낭글 대신 뭐 봤고 어떻게 생각한다는 글을 (어쩌면 글'만') 썼겠지란 생각을 한 적도 있어요. 예전에 더 봤고 더 생각했단 이야기는 아니고, 요샌 아 뭐 그냥 다들 보고 무슨 생각이든 열심히 했겠지 뭐. 이렇게 됐달까요. 어딘가에 글을 써도 심드렁하고 하나 마나 쓰나 마나인 이야기만 쓰게 되고 그러네요.

      아, 수다 자체는 늘었어요. 치열할 필요를 못 느낄 뿐.
      • 그쵸. 요즘 햇살 좋은 날에 공원 벤치에 혼자 앉아서 가만히 있는 거. 그런게 좋더군요.
        예전 같으면 그게 무슨 궁상이냐 그럴텐데. 영화도 그냥 혼자 보는 게 좋고요.
        그런데 그런 나의 취향을 드러내는데는 조심스러워져요. 예전엔 내가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걸 누군가와 함께 나누고
        공감을 얻고 싶어 했다라면 요즘은 그냥 이대로. 물론 누군가와 함께 한다면 더 좋을 거란 건 알지만
        그걸 위해 뭔가를 시도할 여력은 없는 거죠. 그래서 더욱 옛날 생각만 하는지도..
    • 이미 너무 많이 알고 너무 많이 경험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예전에는 풋풋한 혈기라는걸 동경한적도 있지만 그때 풋풋한 혈기라고 느꼈던게 이제는 객기라고 느껴질때도 있으니까 말이죠.
      • 아는 것도 없고 경험도 없으면서 나이만 먹은 것 같습니다. 가장 안 좋은 경우.
    • 우울증을 의심해 볼 수도 있겠네요..
      • 그 생각은 한 번도 안 해봤는데.
        아무리 상황이 우울해도 우울증이 생겼거나 생길 거란 생각은 안 했습니다.
        심지어 금요일 밤에 집에서 vj 특공대를 보며 맥주를 마셔도 그냥 그런대로 좋다고 생각하니까.
        • 무기력증도 우울증이라고 하더라고요..
    • 일상속의 온갖 멘탈이 안드로메다로 휴가가는 가십과 편가르기를 겪어서는 아닐지.. 조심스레 짐작을;_;
      취향이 다르다는 것을 자신에 대한/집단에 대한 반대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우 세상이죠ㅠ
    • 이것저것 부대끼며 살다보니 소심해지는건 되풀이에 대한 거친 반항이기도 하죠 아니 근데 밥먹고 자는것에 대한 반항은
    • 대단히 공감합니다. 소심해지기도하고..대체로 귀찮아지는 쪽이지요. 뭐 좀 하려 들다가도 금새 시들해지고 복잡한게 싫어지고...그러네요.
    • 큰일을 안 만들려고 애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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