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들....


 [스프링 브레이커스]

 [스프링 브레이커스]의 줄거리는 간단합니다. 켄터키 주 어느 대학에서의 따분한 캠퍼스 일상에 지루해 하던 우리의 여대생 주인공들은 봄방학이 오자마자 플로리다 해변 도시로 놀러 가서 다른 애들과 함께 흥청망청 노닥거리는데, 영화 전반부에서 이들이 밤낮으로 술 혹은 마약에 쩔어 있는 동안 우린 수많은 가슴들과 엉덩이들을 접견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이들이 ‘에일리언’이란 별명으로 불리는 범죄자와 엮이게 되면서 이들의 이야기는 더더욱 바닥으로 치닫는데, 감독 하모니 코린은 매끈한 스타일 과시로 이 얄팍한 숙녀 분들의 이야기를 어느 정도 선에서 흥미롭게 만들고, 연기하는 동안 무지 재미 봤을 것 같은 제임스 프랑코의 조연 연기도 기억에 남습니다. 물론 끝에 가서도 여전히 얄팍하다는 인상이 남는 가운데 이들이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지만요. (**1/2) 




 [이블 데드]

  이젠 고전 호러 영화가 된 샘 레이미의 1981년 영화를 리메이크한 [이블 데드]는 유감스럽게도 원작의 재미를 거의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요즘 70-80년대 저예산 호러 영화들의 리메이크작들처럼 영화는 원작보다 더 매끈한 티가 나긴 하지만, 공포와 유머를 능란하게 섞은 원작과 달리 그저 잔인하게 피 보는 순간들만 막 던져대기만 하니 슬슬 정나미가 떨어져 가지요. 이야기에 어느 정도의 드라마를 불어넣으려는 노력은 하지만, 이야기나 캐릭터 설정은 여전히 심심하고, 캐릭터들의 끝없는 바보짓들을 보다 보면 이야기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힘들어집니다(가장 최고의 바보짓은 분명히 읽지 말라고 책에 써져 있는데 책에 있는 주문을 읽은 것입니다. 원작을 고려하면 더더욱 멍청하게 느껴지지요). 솔직히 말해서, 작년에 [캐빈 인 더 우즈]가 나온 판에 본 영화가 나왔다는 게 신기합니다. (**)         




[백악관 최후의 날]

영화의 정말 말도 안 되는 배경 설정이나 북한 악당들의 어설픈 한국어 대사들을 기꺼이 웃어넘길 각오는 되어 있었지만, 유감스럽게도 영화는 너무 단조롭습니다. 전반부의 워싱턴/백악관 습격 장면이야 상당한 충격이 있지만, 그 이후로 주연인 제라드 버틀러가 백악관에서 악당들 때려잡는 과정은 상대적으로 강도와 재미가 확 떨어지는 편이고, 이 와중에 실력 있는 조연 배우들이 그저 들러리로써 주변에 앉아 있기만 하는 게 실망스러웠습니다. 적어도 그 진짜로 어이없었던 [레드 던] 리메이크 버전에 비하면 영화는 괜찮은 편입니다. (**)

 




 [퍼시픽 림]

 모 블로그 글 인용 

“This big package is a little too thin for supporting its many visual goodies, but it is a big movie which rightfully deserves to be big, and it does impress us with its jubilant spirit inside its heavy body.” (***)





[명왕성]

한 명문 사립고에서 전교 1등 학생 유진이 살해당한 채 발견되고, 다른 학생 준이 유력 용의자로 지목되어서 경찰서에서 심문받지만 곧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납니다. 형사들은 준이 수상쩍다고 생각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준에겐 어떤 계획이 있었고, 그가 계획을 차근차근 실행하는 동안 우린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를 플래시백 장면들을 통해 점차 알아가게 됩니다. 이에 관해 자세히 얘기해 드리지 않겠지만, 우리에겐 너무나 현실적인 배경 아래에서 벌어지는 극악한 일들을 보여주는 동안 영화가 폐쇄적 긴장감이 감도는 스릴러로써 제 할 일을 다 한다는 건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2)

 




 [트런스]

  명망 있는 예술품 경매장에서 일하는 직원 사이먼에게 어느 날 갑작스러운 일이 닥칩니다. 고야의 [허공에 떠 있는 마녀들]이 막 상당한 가격으로 낙찰될 찰나 갑자기 강도들이 들이 닥쳐와서 경매장은 아수라장이 되는데, 사이먼은 이와 같은 상황에 대비해 훈련 받은 대로 신속히 그림을 경매장 뒤로 옮기지만, 모든 걸 미리 꼼꼼히 계획해 놓은 강도 일당들에게 그림을 뺐기는 건 물론 그걸 막으려다 머리까지 가격 당하고 그 때문에 얼마 간 의식불명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한데 알고 보니 사이먼은 이들과 한패였는데, 미리 그림을 빼돌리고 나서 머리를 가격당하는 바람에 그걸 어디에 두었는지 잊어먹게 되니 강도단 두목 프랭크는 열 받을 지경입니다. 아무리 분풀이해도 소용없다는 걸 안 그는 사이먼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그를 최면 전문 정신과 의사 엘리자베스에게 보내지만, 잃어버린 게 뭔지 얘기하기 어려우니 그녀의 도움을 받기는 쉽지 않고 그녀도 뭔가 수상한 걸 눈치 챕니다. 보통 스릴러 영화들에서 이 정도까지 얘기하면 거의 스포일러 급 수준이지만 이건 단지 시작에 불구할 따름이고, 곰곰이 생각해 보면 정말 말도 안 되게 꼬여가는 이야기를 감독 대니 보일은 능란하게 조종하면서 영화를 [인셉션]의 영역 근처까지 몰고 갑니다. 탄탄하지 않지만 능글맞으니 재미있습니다. (***)




[미스터 고]

[미스터 고]의 원작 만화의 설정이 얼마나 말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영화를 보는 동안 저는 영화의 설정을 받아들일 수 있는 지에 대해 계속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물론 영화 속 고릴라 링링과 다른 고릴라 레이탕은 할리우드 부럽지 않은 좋은 특수 효과 덕분에 상당히 사실감 있는 CG 캐릭터들로 다가 온 가운데 영화는 지루하지 않았지만, 고릴라를 야구 경기에 참여시킨다는 아이디어는 여전히 황당하게 느껴지는 가운데 야구 영화로써도 영화는 설정을 너무 단순히 굴린 탓에 그다지 흥미롭지 않고, 캐릭터 설정과 이야기 면에서도 부족한 게 많습니다. 감독 김용화의 전작 [미녀는 괴로워][국가대표]가 그랬던 것처럼, 본 영화도 기술적으로 인상적임에도 불구 더 좋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1/2)

 




[42]

국내 DVD/블루레이 출시로 직행하게 된 [42]는 미국 야구 역사의 중요 인물들 중 한 명인 재키 로빈슨에 대한 전기 영화입니다. 2차 세계 대전이 끝난 직후인 1945, 로빈슨은 구단주 브랜치 리키에 의해 브룩클린 다저스에 스카우트되어 2년 후 메이저 리그에서 활동한 최초의 흑인 선수가 되었는데, 영화는 경기장 안팎으로 그에게 끊임없이 쏟아졌던 인종차별에 어떻게 그가 묵묵히 맞선 끝에 결국 전설적인 존재로 자리 잡게 되었는지를 그려갑니다. 감독/각본가 브라이언 헬젤랜드의 각본은 별다른 굴곡이 없고, 주연배우 채드윅 보스맨이 우직하게 연기한 영화 속 로빈슨은 너무 좀 심심하게 모범적이고, 영화 속 경기들의 결과야 마크 아이셤의 음악이 깔릴 때마다 뻔하지만, 로빈슨의 부단한 인내와 노력은 이야기할 만한 감동 있는 소재이고 영화는 여러 자잘한 클리셰들과 함께 이야기를 모범적으로 굴려갑니다. 기성품 전기 영화이지만, 잘 만든 기성품입니다. (***)

   



[까밀 리와인드]

40대 무명배우 까밀의 일상은 요즘 들어 우울하기 그지없습니다. 배우 경력은 정체 상태이고 알코올 중독이 의심될 정도로 술을 자주 마시는 것도 그런데, 25년 동안 같이 살아 온 남편도 다른 여자 때문에 그녀를 떠났거든요.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 속으로 고민하던 중 그녀는 고등학교 동창의 새해 전야 파티에 가게 되는데, 파티 참석 전에 만난 별난 시계수리공 아저씨 때문인지는 몰라도 술 엄청 마시고 그 다음 날 정신을 차려보니 자신이 16살 시절로 돌아왔음을 발견합니다. 우리 눈엔 여전히 40대 아줌마이지만 정말 그녀는 16살이 되었고 이에 얼떨떨한 기분인 그녀 앞에서 돌아가신 지 오래 된 그녀 부모님이 그녀를 데리러 오지요. 이쯤 되면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의 1986년 작 [페기 수 결혼하다]가 연상될 법한데, 그 영화와 겹치는 구석들이 군데군데 있지만 [까밀 리와인드]는 같은 설정을 갖고 다른 배경 속에서 나름대로 유쾌하게 자신만의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인생은 일방통행이란 익숙한 깨달음에서 긍정적 태도를 찾게 되는 까밀의 모습은 훈훈한 여운을 남깁니다. (***)

 




[레드: 더 레전드]

2010년엔 나온 코믹 액션 영화 [레드]를 그리 많이 좋아하지 않았지만, 적어도 브루스 윌리스, 존 말코비치, 헬렌 미렌, 모건 프리먼 등과 같은 관록 있는 중견 배우들이 액션 영화에 나오는 걸 보는 재미는 있었습니다. 그 영화의 속편인 [레드: 더 레전드]는 비슷한 설정 속에서 다시 한 번 그런 재미를 제공하려고 하는데, 결과물은 전편에 비해 상대적으로 심심한 편입니다. 별로 말이 안 되는 줄거리야 봐 줄 수는 있지만, 이야기 진행은 늘어지는 편이고 이야기가 어떻게 꼬이거나 돌아갈지 금방 예측 가능하거든요. 어쨌든 간에 본 영화에 참여한 중년 배우들께선 한껏 재미 보고 있고, 헬렌 미렌 여사님은 시체처리 하실 때나 사격 액션하실 때나 매력적이십니다. (**1/2)

  



[플레이스 비욘드 더 파인즈]
이야기 1: 모터사이클 스턴트맨으로 일하면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중인 루크는 전애인 로미나를 우연히 만나게 되는데, 그녀가 그와 헤어질 무렵 임신했다는 걸 알게 된 루크는 그녀와 자신의 아들을 위해 뭔가를 해야겠다고 결심하지만, 별다른 계획이 없는 그는 결국 범죄에 손을 대게 됩니다. 이야기 2: 우연한 총격 사건으로 주목을 받게 된 경관 에이버리는 이 사건으로 인한 죄책감에 싸이지만 곧 경찰서 내부 비리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그의 처지는 더욱 난처해집니다. 이야기 3: 선거활동 중인 정치인 아버지를 둔 문제아 십대아들 AJ는 막 전학 온 고등학교에서 또 다른 문제 많은 비행청소년 제이슨과 엮이게 되는데, 전에 만난 적이 없는 그들 사이엔 사실 연결점이 하나 있습니다. 2시간이 넘는 상영 시간 동안 영화는 가끔씩 페이스 문제를 겪지만 감독 데렉 시엔프랜스는 이 세 이야기들을 하나씩 침착하게 풀어나가면서 배우들로부터 좋은 연기들을 뽑아내고, 그 결과는 완전 성공적이지 않아도 지루하진 않습니다. [블루 발렌타인]에서 이미 시엔프랜스와 협연한 적이 있는 라이언 고슬링도 좋지만, 브래들리 쿠퍼와 에바 멘데스도 그에 못지않게 좋은 연기를 펼치지요. (***)

 




[더 울버린]

밋밋한 전작 [엑스맨 탄생: 울버린] 때문에 별 기대도 안 했지만, [더 울버린]은 예상보다 잘 만들어진 속편이었습니다. 좋은 액션 장면들도 있고 이야기도 전보다 더 신경을 쓴 티가 나니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마지막에 가서 이야기가 방향을 잃어가면서 단순한 CGI 액션으로 마무리되니 흥미는 금세 떨어졌고, 엔드 크레딧의 깜짝 쇼를 보면서 혹시 이 영화가 다음 영화 예고편 그 이상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서서히 들기 시작했습니다. 어쨌든 간에, 극장 입장료 본전은 뽑을 수 있으니 기대 좀 낮추고 상영관에 들어가시길 바랍니다. (**1/2)

 

 




[터보]

야구하는 고릴라에 대한 영화를 본 뒤 얼마 안 되어 그만큼이나 황당한 설정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터보]를 관람하니 별난 기분이 들었습니다. [터보]의 주인공 티오는 인디애나폴리스 500 자동차 경주에 참가하는 게 꿈인데, 유감스럽게도 그는 1m 움직이는데도 15분 이상이나 걸리는 (웃지 마세요) 달팽이입니다. 그의 형이나 정원에서 토마토 채집하는 걸로 시간 보내는 다른 달팽이들이나 모두 그가 오르지도 못할 나무를 쳐다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우연한 계기로 터보는 적어도 시속 200km 이상으로 달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고, 그리하여 정말 인디애나폴리스 500에 참가하게 되지요. 이 정도면 진짜 황당하지만, 본 애니메이션 영화는 이 말도 안 되는 설정을 능청스럽게 죽 밀고 갑니다. 단지 이런 황당함을 너무 좀 얌전하고 식상하게 다룬 게 불만이지만, 가족 영화로썬 나쁘진 않습니다. (**1/2)




[더 테러 라이브]

 한 때는 잘나가는 TV 앵커였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지금은 같은 방송사의 아침 라디오 쇼로 좌천된 윤영화에게 쇼 진행 중 전화가 걸려옵니다. 처음엔 단순히 생계 관련 불만을 털어 놓는 청취자 같았지만 이 청취자께선 자신이 곧 마포 다리를 폭파할 것이라고 예고하는데, 윤영화는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몇 분 후 그가 농담한 게 아니란 걸 다른 사람들과 함께 확실하게 보게 됩니다. 자신에게 계속 연락하는 이 테러범이 재기의 기회를 줄 수 있는 특종임을 직감한 윤영화는 즉시 자신의 스튜디오를 TV 뉴스 스튜디오로 전환해서 독점 취재를 시작하지만, 어느 새 그는 카메라 앞에서 테러범뿐만 아니라 주위 여러 사람들에게 압박 받는 처지에 놓인 자신을 발견합니다. [폰 부스]나 [베리드]처럼 영화는 상영 시간 내내 제한된 공간 안에서 주연배우 하정우에게 밀착하는데, 전반부의 긴장감 조성이나 하정우의 연기는 좋은 편이지만, 불행히도 후반부에 가서 이야기가 산만해지고 개연성이 떨어짐에 따라 전반부에 쌓아 놓은 게 말 그대로 무너져버립니다. 한국 사회에 화가 난 건 이해가 가는데, 이야기에 좀 더 신경 쓰고 촬영/편집을 더 안정감 있게 했으면 의도한 극적 충격이 훨씬 더 강했을 수 있었을 겁니다. (**1/2)   




[센트럴 파크 파이브]

1989419일 밤 뉴욕 맨해튼의 센트럴 파크에서 도시를 충격에 휩싸이게 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1980년대 뉴욕이야 온갖 범죄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동네였지만, 센트럴 파크의 102번 가 도로에서 조깅하던 중 참혹하게 강간폭행 당하고 나중에 겨우 숨이 붙어 있는 채로 발견된 28세 백인여성 트리샤 메일리의 사건은 뉴욕 시민들을 경악과 분노로 몰아넣었습니다. 얼마 안 되어 그녀를 집단 강간 폭행한 혐의로 할렘 출신의 흑인/라틴계 십대 소년들 5명이 체포되었는데, 이들의 자백들을 기록한 비디오를 바탕으로 이들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고 뉴욕 시민들은 이에 매우 안심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다큐멘터리 [센트럴 파크 파이브]가 아주 확연하게 보여주듯이 그 때 당시 다른 비행을 저질렀을지는 몰라도 이들은 이 사건에 관해서는 무고한 사람들이었고, 다큐멘터리는 당시의 히스테리컬한 상황 속에서 이들이 어떻게 경찰, 검찰, 언론, 그리고 시민들에 의해 금수보다 못한 범죄자들로 낙인찍혀서 억울한 일들을 당했는지를 이들과 다른 관련자들 증언들을 통해 보여 줍니다. 다행히 2002년에 진범이 드러나서 그들은 더 이상 범죄자취급 받지 않게 되었지만, 그들이 잃은 세월과 그로 인한 고통은 여전히 남아 있고, 어떤 충격적인 일이 일어날 때마다 희생양을 요구하는 집단 광기에 휩싸이는 인간 사회의 부정적인 면은 여전하다는 걸 우린 잘 알고 있습니다. (***1/2)

     



[설국 열차]

모 트위터 유저 인용

“I watched "Snowpiercer"(2013) yesterday. It's a terrific SF film. A note to Mr. Harvey Weinstein: Don't mess with it.” (***1/2)


 



[게이트키퍼스]

올해 초 아카데미 다큐멘터리 상 후보에 오른 이스라엘 다큐멘터리 [게이트키퍼스]는 공교롭게도 같이 후보에 오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다큐멘터리 [다섯 대의 부서진 카메라]와 정반대의 위치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대립을 관조한 작품입니다. 이스라엘 국내정보국인 신벳(참고로 모사드는 해외 담당입니다)의 전직 국장들 6명이 스스럼없이 자신들이 참여한 비밀공작들에 털어놓는 동안 우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질긴 대립의 역사를 접하게 되는데, 그러다 보면 한 쪽이 다른 쪽을 자극하고 또 다른 쪽이 한 쪽을 더 자극하고 또 한 쪽이 더더욱 다른 쪽을 자극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우리 눈앞에서 절로 그려집니다. 자신들이 국가를 위해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하는 가운데 서로의 일에 대해 다른 평가를 내리지만, 이 분쟁의 역사 뒤에서 각자 중요한 역할들을 했던 이들 모두 어느 한 가지엔 동의합니다. 양측이 대화와 협상을 추구하지 않는 이상 신벳에겐 계속 할 일만 늘어나지 상황은 별로 나아지지 않을 것이란 것이지요. 한데 꼬일 대로 꼬인 그들 상황에서 그게 어디 쉬운 일이랍니까. (***1/2)

 



 

 [하이재킹]

 덴마크 영화 [하이재킹]의 소재는 몇 년 전 그 요란한 국내 뉴스 덕분에 우리에게 꽤 익숙한 소재입니다. 인도양을 항해하던 중이던 덴마크 화물선이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급습당해서 선장과 선원들이 인질로 잡히게 되고, 이 소식을 듣자마자 화물선 소유주인 코펜하겐에 있는 선박회사의 CEO와 중역들 그리고 인질협상 전문가가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회의실에 모입니다. 이쯤 되면 액션 영화 줄거리 발단 같이 들리지만, 본 영화는 절대 그런 영화가 아니고, 감독/각본가 토비아스 린드홀름은 양측 간의 협상 과정을 사실적으로 침착하게 그려나가면서 고단함과 긴장감을 과장 없이 섞습니다. 회사 쪽이야 인질금을 내놓을 용의는 있지만 요구된 만큼 내놓을 생각은 없고, 해적들은 협상이 결렬되어 돈을 받지 못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고, 그리고 이 사이에 놓인 선원들은 하루가 넘고 한 주가 넘고 한 달이 넘는 동안 답답해 죽을 맛이지요. 시간이 가면 갈수록 화면 안엔 피곤함과 답답함이 절로 느껴져 가지만, 영화는 상당한 현실감으로 우리 시선을 붙잡으면서 동시에 슬쩍 여유도 부리기도 합니다. 답답하지만 좋은 의미에서 답답합니다. (***1/2)   


    • 잘 읽었습니다 ㅎㅎ

      하이재킹 보고싶네요
    • 극장에 걸릴지 모르곘지만 센트럴 파크 라이브에 관심이 갑니다. 저는 울버린이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었고, 명왕성에 많이 실망했어요.
    • 인상적이네요. 오늘 레드를 보고왔는데 1편을 놓진것이 후회되던데요. 설국열차는 다음주에 볼 예정입니다만.. 설국열차에 대한 평에 대해 부연 설명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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