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계 못하는 사회
* 며칠전 이런 방송을 했었습니다.
http://news.sbs.co.kr/section_news/news_read.jsp?news_id=N1001898256
* 익히 예상할 수 있는 내용이 나옵니다.
방송의 말미에 학교와 어른이 훈계를 하지 못하면 결국 사회-경찰이 나서야한다...뭐 이런 취지의 우려섞인 이야기를 했죠.
전 이 방송을 보고 좀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규칙의 미비-정치의 게으름을 훈계에 의존했던 사회였다는 얘기인가"
아이들은 왜 담배를 피우면 안될까요? 왜 담배피우는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훈계를 해야할까요.
담배는 나쁜 것이니까? 하지만 어른들은 피웁니다. 술은 왜? 술도 나쁜 것이니까? 하지만 술먹지 말라고 얘기하는 어른들은 마십니다.
불량청소년들의 철없는 저항같은 이 말들은 사실 의미하는 바가 꽤 크다고 생각합니다.
담배가 정말 객관적으로 사람 몸에 지독하게 해로운 것이라면 어른들 청소년들 할 것 없이 피워선 안됩니다.
한보 양보해서 담배가 정말 객관적으로 청소년의 몸에 '유독'해로운 것이라면, 그에 걸맞는 적절한 규제가 있어야합니다.
물론 지금도 규제는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만 하면 그뿐일까? 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사실 훈계라는건 별다른 의미가 없습니다. 듣기싫은말, 이게 전부입니다. 대부분 어떤 법적, 물리적 구속력도 없습니다.
훈계하는 어른이 어떤 자격을 갖춘 것도 아니고, 전문 교육을 받은 것도 아닙니다. 나이먹은것. 이것이 전부입니다.
새가슴인 아이들은 저 말을 듣고 고개를 푹 숙이고 예, 예 거리기만 할지도 모르지만 훈계하는 어른이 자리를 뜨면 욕을합니다.
개김성(?)이 투철한 아이들은 그 자리에서 개기겠죠. 참, 이거 아이들의 종특이 아닙니다.
어른들도 생판 처음본 사람에게 지들이 듣기 싫은 소리 들으면 무슨 상관이냐며 가시를 세웁니다(이게 잘하는 짓이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훈계의 기준도 사람마다 다릅니다.
담배를 계속 얘기해보겠습니다. 어떤 어른에게 아이들 담배피우는 모습은 "저나이때 흔한일"입니다. 그 어른 스스로가 그렇게 자랐건 어쨌건 그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반면 어떤 어른에게 아이들의 담배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어른이 '훈계해 마땅한' 일입니다.
패싸움은 어떻습니까? 애들이 학교단위로 우르르 몰려가서 패싸움하고, 어른들이 그걸 잡으러 오고.
하지만 TV를 틀면 연예인이란 사람들이 나와서 자기 청소년 시절에 불량했던 일을 무슨 미담이나 추억거리다도 되는 양 떠벌립니다.
"애들땐 싸우면서 크는거에요". 정말 흔한 이야기입니다. 이런 사회에서 훈계가 가지는 의미가 얼마나 될까요?
해서는 안되는 일이라면, 해서는 안된다라는 생각이 들 만큼의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는 규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정말 해도 되는 일인지 해서는 안되는 일인지에 대한 논의는 사전에 해야할 일입니다. 일단 정해진다면 그 모든 것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무엇이 있어야죠.
그리고 그 무엇이란 훈계라는 모호함, 자발성에 의존하는 어떤 것이 아니라 대상 집단에게 평등하고 강력하게 적용되는 룰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