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테러 라이브 봤습니다. 완성도나 재미는 심야의 FM수준으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약 스포)

더 테러 라이브 봤습니다. 완성도나 재미는 심야의 FM수준으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심야의 FM보단 좀 더 원톱 캐스팅 중심으로 가지만요. 이 영화 역시 헐리우드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곧잘 만들어졌던 실시간 라이브 중계의 원톱 영화,

폰 부스 같은 영화를 의식하고 벤치마킹한 흔적이 보이는데요. 소문만큼 나쁘진 않습니다.

크게 기대는 안 했는데, 그것은 별로라는 얘기, 망작이라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렸기 때문이었죠.

망작 취급을 당할 정도는 아닙니다. 이 정도면 양호하게 만들어진거요.

헐리우드 장르 영화 따라한 흔적이 난무하긴 하지만 이런 한국 영화가 더 테러 라이브만 있는건 아니니.

서로서로 따라하고 따라가며 상부상조 하는거 아니겠어요. 대신 이런 식으로 실시간 중계식으로 긴박하게 전개되는 장르 영화가 한국에선

별로 없었으니 그 점에서 한국영화 틀안에서 보자면 신선하긴 합니다. 시간 분배와 조절 능력도 심야의 FM처럼 억지스럽진 않고요.

 

시간 조절은 영화가 세심하게 신경썼더군요. 극중 하정우가 라디오 아침 방송 진행으로 좌천된 앵커로 나오는데

라디오 방송국에 걸려 있는 벽시계를 보면 9시 30분 정도에서 영화가 시작해요. 영화가 97분짜리인데 끝날 때 보면 대략 10시쯤이죠.

시계 초침 돌아가는것을 촬영 내내 신경을 썼고 이 부분에서 옥에 티는 없습니다.

 

결말이 좀 벙찌게 만들긴 하는데 맥락에서 크게 벗어나는 마무리는 아닙니다. B급스럽게 끝나는데 설정이나 구성부터가 좀 B급스럽기 때문에

황당하다가도 곰곰 따져보니 나쁘진 않았던것 같아요. 과연 어떻게 매듭을 지을까 싶었는데 안일하긴 했죠. 그래도 뚱딴지 같지는 않습니다.

 

저는 초반 설정이 걸렸어요. 아무리 유선상으로 테러범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해도 전혀 50대 목소리가 아니란거죠. 말투나 목소리가

50대가 아니에요. 그런데 영화는 테러범이 밝힌 신상만 철석깥이 믿고 50대 남자로 설정하고 거기에 당찬 확신을 하고 있습니다.

의심을 전혀 안 하는거죠. 관객은 범인이 50대 남자가 아니란것을 뻔히 아는데요. 범인의 신상에 대해 떡밥을 몇개 깔아 놓았기 때문에

작품에 나오는 방송 종사자들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이 어리숙해 보여요. 그들도 그냥 50대 남자라고만 추정할 뿐이죠.

이런 설정을 믿게 하려면 처음부터 음성변조로 가는게 나았을것 같습니다.

 

하정우는, 이런 원톱 중심의 실시간 영화가 배우에겐 부담스럽고 위험하지만 도전할만한 가치가 되죠.

하정우가 아나운서 역할 하기엔 목소리가 탁하고 답답해서 그런 배우의 기본적인 요소 때문에 미스캐스팅이란 생각은 아직도 들지만

한 영화 전체를 책임질 수 있고 실시간 전개 영화에서 연기력까지 발휘할 수 있는 스타가 달리 떠오르지도 않기 때문에 하정우만한 대안은 또 없었던것 같습니다.

그러나 목소리가 조금만 괜찮은 배우가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어요. 연기야 잘 했지만 비슷한 계열의 심야의 FM을 보면 수애의 목소리가 정말 근사해서

듣는 맛이 있었는데 더 테러 라이브는 아무리 하정우가 손석희를 참고하고 연기를 했어도 목소리의 한계 때문에 아나운서의 그 느낌이 안 살죠.

 

근데 하정우 캐릭터를 보면 정형화된 아나운서 캐릭터입니다. 이런것도 굳어진 감이 있는데 시청자들에겐 신뢰 받는 정의롭고 슬기로운 아나운서지만

실은 속물적이고 세파에 찌들어 있으며 스타병에도 걸려있는 이중적인 모습, 그러나 사건이 거듭 터지면서 아나운서 본연의 정의를 되찾는다는것,

정은임을 참고하고 만들어진듯한 심야의 FM에서 수애 캐릭터도 그런 식이었죠. 더 테러 라이브는 손석희를 염두해 둔듯 싶은데 실제로 더 테러 라이브의

시사회에 참석했던 손석희는 어떻게 봤는지 궁금하군요.

 

이경영도 나오는데 볼때마다 느끼는거지만 애연가가 주당으로 알려진 배우임에도 참 곱게 늙었어요.

 

이경영이나 전혜진 정도가 비중있는 조연으로 나오긴 하지만 하정우 원톱 영화입니다. 연기하기 힘들었겠어요. 육체적으로.

거의 앉아서만 나오니까요.

 

영화가 긴장감도 놓치지 않았고 재미있어요.

그런데 정말 멀미 나는 영화입니다. 카메라는 계속 흔들리고 밀실공포증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에 나중엔 극장에서 나가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관객 반응은 괜찮더군요. 설국열차 때문에 주말 유료시사를 하고 있는것 같은데 설국열차가 아이언맨3처럼 지나치게 관객을 싹쓸이 하지 않는다면

틈새를 노릴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시간 짧은 영화라서 상영회차 여유도 있고요. 롯데 배급 영화라서 롯데가 한 2주만 밀어주고 한다면요.         

    • 실제로 영화 관람 이후 영화가 내용도 어둡고 너무 쉴새없이 몰아친다며 속이 안좋고 거북함을 호소하시는 분들이 꽤 계시더군요.
    • 그럴것 같았어요. 하정우 보러 가는거죠 뭐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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