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저에게 하신 말씀같군요. wonderyears님 말씀은 이른바 "대항폭력"을 말씀하신 것 같아요. 다시말해 누군가 나에게 폭력을 행사할 때, 나는 방어의 차원에서 폭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거죠. 이 개념은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중 "인간은 자기 방어를 제외하곤 어떤 권리도 침해 받을 수 없다"고 한 부분과도 연결됩니다. 즉, 누군가 나의 자유를 제한하고 폭력을 행사하면 나도 방어를 위해 폭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개념이죠. 사실 이건 전형적인 함무라비식 구도죠.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여기엔 자유주의와 합리주의가 섞여 있습니다. 성재기씨 사건에 관련해 이 개념을 대입하면 성재기씨의 행위가 [생명 이념에 폭력적인 행위이므로 그 행위로 인해 내가 느낀 폭력적 감정을 다시 폭력적 감정으로 되돌려 줄 수 있다] 는 명제가 나올 겁니다. 아마 wonderyears님 께선 그런 의미로 말씀하셨을 것 같아요. 문제는 여기에 휴머니즘이 빠져있다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사형제를 반대하는 이유는 [완벽하지 않은 인간이 완벽하지 않은 범죄에서 완벽하게 인간을 죽일 수 있다]는 가능성과 함께, 휴머니즘 적으로 인간이 인간에게 행하는 살인이 합당한가? 라는 의문때문이에요. 이건 죄를 미워해야지 사람을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아닙니다. 그 죄를 지은 사람이 결국 미운 짓을 한 거니까요. 하지만 미운 짓을 한 사람에게 미운 짓으로 되돌려 주는 게 얼마나 가치있는 일인지는 좀 더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다시 돌려주는 미운 짓이 등가한 미운 짓인지도 따져봐야 겠고요. 더군다나 성재기씨 관련해선 '사람 생명'이 달려있는 문제입니다. 저런 식의 돌려주는 미운 짓이 (사람 생명에 대한 조롱)이 과연 등가한 미운 짓일까요? 그리고 저런 반응은 방어의 차원도, 교육의 차원도 아닌 말그대로 조롱의 차원이잖아요. 성재기씨의 행동은 사실 어린 아이에 가까운 행동입니다. 우리가 어린 아이의 미운 짓에 똑같이 미운 짓을 하는게 더 가치있는 일일까요? 저런 사람들에겐 좀 더 성숙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게 더 가치있는 일이 아닐까요? 물론 그럴만큼 성재기씨에게 애정이 있을 만한 분은 거의 없어 보이지만, 이건 말그대로 사람 생명에 대한 문제니까요...
잔인한 오후 - 덧글'들'을 쭉 읽어보시면 제가 왜 저런 말을 했는지 이해되실텐데요. 뭐, 그렇습니다.ㅎ
치이즈 - 저 글 달고 이제야 틈이 나서 확인했네요. 문단을 나눌까 하다가 그렇게까지 긴 글도 아니고, 그냥 이 정도 분량은 한 호흡으로 얼마든지 읽으실 수 있을 것 같았어요. 하하. 기승전결의 구조가 정해진 답이 아니듯, 사실 인문학적 주제에 딱히 정답은 없겠죠. 단지 어떤 의견들 간에 마찰을 통해 어떤 무엇을 기대하는 것 뿐...
제가 저런 글을 단 이유의 근저에는 사실 '유행과 대세'라는 이름으로 일어나는 수많은 폭력에 대해 별로 동의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다수결이 민주주의의 핵심중에 하나이긴 하지만, 다수결이 인권과 정의... 그리고 우리가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있어 절대적 기준이라기 보기 힘든 경우가 많거든요. 아마 성재기씨 관련해서도 다수의 의견은 조롱과 유머, 농담일지도 모릅니다. (저는 아니라고 믿고 싶지만) 근데 너무나 의심없이 일어나는 그 조롱과 농담들에 웃을 수 없는 사람도 많아요. 개인적으론 최소한 생명과 섹슈얼리티 같은 주제에 한해선 조롱과 농담에 더 민감해지더라고요. 그랬습니다. 물론 wonderyears님껜 아무런 개인적 감정은 없고요. 사실 zoro님의 덧글이 제 말의 핵심을 한 문장으로 말씀해 주신 것 같아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