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게인스트(Against All Odds)
테일러 헥포드 감독의 1984년 연출작 어게인스트를 봤습니다. dvd로 빌려 볼 수 있게 돼서 이제서야 봤네요.
1987년 출시된 비디오테이프는 구하는것 자체가 바다에서 바늘 찾기 수준이고, 딱히 구할 길이 없었거든요.
보고는 싶었죠. 주제가가 워낙 유명하니까요. 영화보다 주제가가 더 유명한, 아니 주제가만 유명한 영화 어게인스트.
필 콜린스가 부른 동명 주제가가 초대박을 친데다 테일러 헥포드의 앞뒤 작품이
사관과 신사와 백야였죠. 둘다 아카데미 주제가상도 받은 영화고 그 주제가가 빌보드 싱글챠트에서 1위를 하며 명곡이 됐습니다.
그래서 어게인스트 주제가도 아카데미 주제가상 받은 줄 아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데 당시 아카데미에선 스티비 원더가 부른 우먼 인 레드의 주제가 였습니다.
이 작품 역시 주제가만 유명한 작품이었죠.
암튼 테일러 헥포드 감독의 사관과 신사와 백야 사이에 낀 작품이라 더욱 찬밥 신세가 됐는데
작품적으로도 그렇고 흥행 면에서도 그렇죠. 국내에서도 일찌감치 개봉한 편인데 사관과 신사와 백야와 달리 어게인스트는 그저 그런 반응이었습니다.
영화 보니 그럴만 하네요. 비열하게 나오는 제임스 우즈의 의뢰를 받고 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제임스 우즈의 도망간 여친, 또한 해고 당한 풋볼팀 구단주 딸인
여주인공을 찾으로 가는 설정부터가 납득하기가 힘듭니다. 왜 굳이 제임스 우즈가 돈 없어도 여자들이 꼬이는 멋지고 잘생긴 제프 브리지스한테 도망간 여친의
거주지만이라도 알려달라고 하는지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제프 브리지스가 사람 찾는데 탐정급 실력도 아니고요.
암튼 찝찝한 마음으로 도망간 여자친구가 있을거라는 멕시코까지 간 제프 브리지스는 우연찮게 제임스 우즈의 여자친구인 레이첼 워드를 만나게 되고
둘은 당연히 사랑에 빠집니다.
멕시코 장면까진 좋았습니다. 좀 엉성하긴 해도 한창때의 레이첼 워드와 제프 브리지스의 외모와 육체를 마음껏 볼 수 있거든요. 제프 브리지스는 영화의 절반 정도는
상반신을 노출하고 나옵니다. 근육도 잘 잡혔고 멋있어요. 레이첼 워드는 일상적으로 잘 벗고 나오고요. 80년대 이 영화가 국내 개봉했을 때
에로틱 멜로물로 소개된것도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비디오 표지엔 하트 표시가 뿅뿅 날라 다녔죠. 포스터도 육감적이고요.
일부 유적지 장면에선 그 당시 유행했던 관광지 성애 영화의 교본을 따릅니다. 고이고이 보존됐던 유적지 로케이션을 기껏 허가해 줬더니만 정작 그 장소에서 남녀주인공이
섹스나 하다가 사람 죽이고 은폐하는걸 보여주죠. 멜로보단 범죄, 스릴러 요소가 많은데 쓸데없이 베드신이 많습니다. 오락물로써 본다면 대충 눈요기 거리 정도는 됐죠.
제임스 우즈가 둘의 불륜(?) 사실을 알고 복수를 하고 여주인공 아빠까지 개입돼서 일이 복잡해지는데 그 사이에 물론 악행을 약간 저지르긴 했지만 무고하게 사람들이
죽어나갑니다. 사람들도 많이 죽고 범죄행위는 엉성하기 짝이 없고 상황 봐서 자기에게 유리한대로만 움직이는 여주인공의 행동도 이해하기가 힘들어요.
그래도 영화가 양심은 있는지 남녀주인공의 관계를 해피엔딩으로 끝맺진 않더군요. 여주인공이 남자주인공 만큼이나 철딱써니가 없는데 아마 이 둘이 이어졌다면 끝까지 사고만 치고 다녔을거에요.
그래도 주제가가 남은 영화다 보니...주제가는 좋습니다. 명곡이네요. 전 머라이어 캐리와 웨스트 라이프가 듀엣 버전으로 부른 곡을 더 좋아합니다. 기계로 엄청 손 본 머라이어 캐리의 고음이
이 곡과 잘 맞았어요. 웨스트 라이프와의 화음도 잘 맞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