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의 추락하는것은 날개가 있다

지금은 품절됐군요. 그래도 이문열 네임벨류가 있으니 개정판이 나올 법도 한데 안 나왔어요. 선택도 다시 재출간 돼서 쉽게 구해 볼 수 있는 마당인데

추락하는것은 날개가 있다가 개정판도 없이 찬밥인건 좀 의외이긴 합니다. 그렇다고 이 작품을 높이 산다는건 아니지만요.

 

80년대 후반에 출간돼서 젊은이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작품. 문예물, 베스트셀러가 지금보다 훨씬 영화화 진행이 활발했던 시절이고

원작이 단행본으로 나오자마자 서점가를 강타했으니 곧바로 영화 판권이 팔려 강수연, 손창민 주연으로 영화화. 감독은 코메리칸의 비애와 아메리칸 드림의 허상을

다룬 작품을 연달아 연출했던 장길수가 맡았죠. 국내에서 해외 로케이션 선풍을 일으킨 작품. 미국 분량은 영화의 절반 정도지만 당시엔 해외 로케이션 자체가

블록버스터 취급을 받았던 때라서 볼거리 위주로 미국과 유럽 등지의 풍경을 담아 내서 풍경 영화로 그런대로 제 몫을 다했습니다.

 

영화는 1990년 벽두에 개봉하여 30만 이상의 서울 관객을 모으며 그 해 한국영화 흥행 3위를 차지. 그 해 1위는 장군의 아들, 2위는 남부군이었습니다.

강수연은 이 작품으로 3회 연속으로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림. 대종상에서 작품상도 받고....

이 작품 이후 대만가서 대만영화 낙산풍 찍느라 한국 활동은 휴지기에 들어감. 그리고 복귀작이 1991년작 베를린 리포트였는데 국내 영화 배우 사상 처음으로

개런티 1억원 돌파해서 화제를 모음....

 

암튼 이 작품을 1990년대 초반에 읽었어요. 남자주인공의 첫사랑, 순애보적인 열정 뭐 그런걸 담으려고 한 것 같은데 어릴 때 읽을 때도 참 남자주인공의

사랑은 순애보는커녕 스토커에 싸이코 같기만 했죠. 싫다는 여주인공 병적으로 달라 붙다가 겨우 연애라는걸 하게 됐는데 알고보니 그 여자가 처녀가 아니란것에

충격을 받고 방황을 하고...그때문에 집창촌에 가서 괴로움을 달래질 않나...

 

결국 용서와 화해를 하고 다시 사랑을 하나 남자주인공 아버지가 반대를 해서 헤어지게 되고...

여자는 미국 가고 남자는 다른 사람이랑 결혼해서 좋은 회사 들어가 잘 먹고 잘 살다가 미국 출장길에 우연히 여주인공을 만나게 되고

다시 지지부진하게 사랑을 하다가 파국을 맞는다는거죠. 결국 여주인공이 어쩔 수 없는 관계를 청산하기 위해 떠났는데 기어코 또 따라가서는 결국 죽여버리는 과정을

보면 이건 사랑이 아니라 집착이 낳은 파멸입니다. 남자주인공의 병적인 집착이 읽으면서도 진절머리 났는데 영화도 그렇고 소설도 그런 남자주인공을 첫사랑의 열병을 앓는

문학청년처럼 묘사해놔서 뜨악했습니다. 아무리 지금과는 다른 시대에 나온 작품이라곤 하나...

 

이문열도 작가의 말에서 별로 만족스럽지 않은 소설이라고 자평하긴 했죠. 연재가 많을 때 쓴 책이라 집중해서 쓰질 못했다고.

읽어보면 등장인물들, 특히 여주인공 캐릭터가 들쑥날쑥합니다.

 

    • 생각해보면 내가 사랑하게 된 여성이 경험이 있고 나는 없고(!)
      그러면 억울함이 밀려올 거 같아요
      제가 없다는 게 아니에요 콜록콜록
    • 저도 90년대 초반에 읽어봤는데요... 작가후기가 거의 진짜 쓰기 싫어 죽겠는데 출판사에서 책 좀 팔아먹게 제발 한 권만 써주세요~ 징징대서 마지못해 써주긴 써주는데, 아 진짜 내가 써놓고도 맘에 안 들어 죽겠네... 라고 읽혔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표현은 대단히 순화되어 있었지만요. 작가가 재출간을 별로 원치 않을 가능성이 높겠네요.
    • 미리 읽어 놓길 잘했네요. 남자 캐릭터는 요즘 세대에 좀 시대 착오적이고 여주인공은 요즘 화자되는 김치녀 등에 매치될 수 있겠어요.
    • 레테의 연가와 이 책 때부터 이문열의 추락이 시작되었죠.

      이문열 특유의 교양과 사색잇는 글쓰기는 사라지고
      깊이없는 상업적인 글쓰기가 역시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면서

      문학이 아닌 정치적으로 수꼴 기질을 발휘하기 시작했죠.
    • 이거 읽으면서, 너무 쉽게 돈 벌려고 쓴게 아닌가 싶었다는..
    • 이문열 중 가장 기억에.남아요
    • 이 책에서 기억에 남는 거의 유일한 구절은, 미국 남부에는 아직도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이 아닌, 남북전쟁 당시 남군 지도부의 연설을 학교에서 교과서로 배운다느니..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그런 대목인거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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