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건 문건의 조작과 관련된 거니까요...잠시 잠깐 듀게의 '나', '저' 논란과 헷갈렸습니다ㅠㅠ 제가 말한 건 예컨대 국제중,외고 같은 학교 문제에서 곽노현 얘기 나오면서 진보측 의견이 논란의 중심이 되면서 실상 보낼 수만 있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보내겠다 정도로 밝히는 강용석은 현실적이라고 받아들여져 살짝 화제에서 비껴나가고 비난받지 않는 그런 거..말한 거였어요. 강용석이 말하는 모든 게 틀렸다는 건 아니고요.
강용석이 주는 쾌감은 우에서 좌로의 변절처럼 보이는데서 나오는 거겠죠. 어떤 사람이 좌우 정치적인 말을 끊임없이 해야하는데 그 비중이 천천히 바뀐다면 변하는 과정이라 믿을지, 교묘히 속이고 있다 의심할 지 개개인 맘일 겁니다. 저의 경우, 정치권에 다시 들어가려는 기회주의식의 포석인지 아니면 정치를 완전히 버리고 예능판에 뼈를 묻으려는건지 궁금하네요. 세탁인지 탈색인지 변절인지 모르겠지만 우로 시작해서 좌로 끝난 정치적 아이콘을 하나 쯤 가지고 싶군요(그게 우에서 중도 수준이더라도). 나꼼수 이후의 정치-예능의 선발 주자(SNL은 종편이 아니라 법적으로 보도에서 밀리죠)니까 경쟁 프로나 마구 나왔으면 좋겠군요. 어차피 전 종편 안 보긴 하겠지만 말이죠.
이전에도 부연할까 하다 귀찮아서 말았는데.. 음. 정치 예능화와 관련하여, 제가 '위험한 발상'이라 우려하는 것은 '예능'과 '정치'는 개입에 요구되는 지적 능력에 있어 질적 차이를 갖는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전자에는 직관이나 미학적 판단이 '개입'하는 반면, 후자에는 풍부한 배경 지식과 사실 판단, 그리고 무엇보다 가치 판단이 '요구'되죠. 이는 예술과 정치의 본질에서 비롯되는 거라, 진선미의 합일이라는 고대의 이상이 아니면 저 간극을 좁힐 수 있는 가능성은.. 없을겁니다. 이 각각의 판단이 갖는 중요성, 파급력 면에서의 차이는 말할 것도 없고. 나꼼수 같은 기획이 궁극적으로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고.
강용석이 주는 쾌감은 '정치의 소비'라는 관점에서 이해해야 할 듯 하고, '예능화'는 그 현상의 하나로 봐야겠죠.
강용석은 한나라당 시절에도 아나운서 사건 이전까지는 남경필, 김용태 정도의 쇄신파 포지션에 있는 사람이었죠. 지금 새누리당 쇄신파들이 NLL 이슈에서 취하는 태도를 볼 때, 이번 썰전에서 NLL 발언도 그냥 평소 소신 발언이지 세탁이나 변절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요. (한데 안철수-박원순 저격 시절의 이미지가 너무 세서 쇄신파 시절 기억이 안 나는 게 문제라면 문제)
정말 정치인으로서 재기를 위한 이미지 세탁을 하려면 안철수신당 입당 정도는 해줘야지, 고작 NLL 발언으로 일베나 ㅅㅈㄱ한테 좌좀 취급 당하는 걸로는 어려워요.
강용석의 아나운서 발언은 질 떨어지는 아저씨 술자리 헛소리가 제대로 걸린 거였지, 한국형 극우 악당은 아니었죠. 그걸 만회하려는 과정에서 무슨 코치를 희한하게 받았는지 구태 정치인이 되었고요. 지금까지 봐서는 정치인으로서 우니 좌니 이런 평을 진지하게 받을 가치는 없는 사람인 것 같아요.
강용석 좋게 보는 사람은 아니지만 아나운서 발언은 조금 억울한 측면이 있더군요. 학생들과 식사자리에서 아나운서를 지망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내가 책에서 읽었는데 (그 책이 여자아나운서가 쓴 책) 아나운서 되려면 다 줘야한다더라..... 차라리 기자가 낫지 않느냐? 라고 한건데 발췌가 그렇게? 된거죠.
타락씨_ 제가 정치-예능 프로가 난립하길 바라는 이유는 그냥 제가 보고 싶어서이니 전에 이야기했던 정치-연예 이야기와는 맥이 달라요. 전에 제가 원했던 흐름을 (굳이) 정치 연예화라고 한다면 타락씨님과 제가 생각하는 화化의 범위가 다릅니다. 타락씨님의 경우 현재 정치에는 없고 연예에는 존재하는 것은 '직관과 미학적 판단'이고 정치가 연예化 됨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배경 지식과 사실/가치 판단'이 '직관과 미학적 판단'으로 교체되는 것이죠. 제가 생각하는 연예에는 있고 정치에 없는 것은, 사람들의 관심과 담론 형성 및 표명 구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구조가 '배경 지식과 사실/가치판단'을 바탕으로 연예만큼 구성되길 바란다는게 제 기대이지 실제적인 팬심과 팬덤을 원한다는건 아니죠. 다른 것보다 제 설명이 어색한 이유는 예전부터 저는 정치에서 사람을 배제하고 보는 편이기 때문일 겁니다. 요새야 정책안 뒤에 숨겨진(?) 의원들의 구조 파악을 하고 있지만 예전에는 정책만 보고 정책 중심으로만 생각했거든요. 정책 중심적 담론 형성과 연예가 섞이는 환상을 그리다보니 사람 자체에 대한 팬심이 만들어낼 아수라장을 쉽게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에 위험을 체감하지 못하는게 아닐까 싶네요.
아른_ 아이콘을 얻고 싶다는건 이번 NLL 발언을 통해 강용석이 변했다는 뜻은 아니었고, 소소한 희망사항이었습니다. 말씀해주신 정보로 생각해보면 하던 말 계속 하는 거네요.
[타락씨님의 경우 현재 정치에는 없고 연예에는 존재하는 것은 '직관과 미학적 판단'이고 정치가 연예化 됨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배경 지식과 사실/가치 판단'이 '직관과 미학적 판단'으로 교체되는 것이죠.] 이건 그냥 제가 한 얘기가 아니라서 뭐라 할 말이 없고..
[연예에는 있고 정치에 없는 것은, 사람들의 관심과 담론 형성 및 표명 구조] 제 얘기는 '왜'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는가에 대한 것이기도 하죠. 사실 그 편이 더 중요합니다만.
[ '배경 지식과 사실/가치판단'을 바탕으로 연예만큼 구성되길 바란다]면 '정치적 판단력의 선취'를 전제해야 하는데, 이 단계에서 이미 불가능에 가깝고, 이 단계에 도달했다면 굳이 '연예에 대한 것 만큼의 관심'이 언급될 필요가 없죠. 이미 충분한 관심을 갖고 있다 봐야 할테니. :)
타락씨_ 이 이상 이야기하게 되면 본문과는 너무 멀어지지만, (쓸 소재에 대해서 정리한다는 마음으로 언급해보자면) 연예와 정치의 본질적인 차이 때문에 관심과 담론 형성 및 표명 구조가 없는 것이겠죠. 저는 간단하게 입출력input-output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재미있게도 예전에 이야기했었던 자극-반응 문제라고 부를 수도 있겠군요. 연예/예능은 소비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담론이고, 정치는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담론일 겁니다. 즉, 정치를 계속 소비하게 된다면 연예와는 달리 피로감이 쌓여서 관두게 됩니다.
한국에서 정치에 개입할 수 있는 공익집단은 제가 들었던 인강 교수 말을 인용하자면 "1987년도 이전까지는 전부 어용집단이었"습니다. 그리고 입출력 및 자극-반응 구조가 기능하지 못한다면 당연히 관심 없게 됩니다. 여기서 입력을 하면 출력이 "되는" 정치 담론, 즉 소비 담론이 아니라 생산 담론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야 정치가 연예 다루듯 다뤄질 수 있게 되겠죠. 그러려면 사소한 부분부터 개입이 가능하다는, 또는 개입 입력의 반응 출력에 대한 정보가 제공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지금 우리가 정치에서 가지고 있는 버튼은 대선과 총선, 딱 두 개 뿐이고 그건 4/5년마다 한번씩 누를 수 있죠. 이런 구조가 무슨 관심을 끌겠나요. 저는 '정치적 판단력의 선취' 이전에 '정치 판단을 위한 정보의 제공'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작고 간단한 형태의 입출력 구조 예시와 기능 예시들 말이죠. 제가 말하는게 자가당착처럼 들리는 이유는 제가 원하는 정치 연예화가 하늘에서 뚝 떨어진다고 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전 거기까지 도달하는데 필요한 다단한 단계들을 잊고 있는게 아닙니다.
아, 다른 무엇보다도 타락씨님이 지적하고 계신 연예와 정치의 본질적인 차이와 거기에다가 굳이 "연예화"라고 연예를 묶을 필요가 없다는건 전 인정합니다. 제가 명제를 설명하면서 딱히 떠오르는 다른 좋은 직접적인 예시가 없어서 연예를 썼거든요. 하지만 제가 원하는대로 연예에서 제가 원하는 부분만 따로 고려되거나, 남이 착각하는 부분이 떨어지거나 하진 않겠죠. 부가 설명 없이는 오독이 가능하다는 것에 대해선 충분히 인정합니다. 근데 거기에 적합하게 떠오르는 명사가 딱히 없더라구요.
첫 문단은 인센티브가 부재한 '정치의 소비'는 지속 불가능하다..인데, '정치의 소비'는 '쾌'라는 심리적 인센티브가 전제된 개념이죠. 애초에 그게 아니라면 '소비' 개념을 빌어올 필요가 없습니다. 이 수준에서 연예의 소비와 정치의 소비는 질적으로 중대한 차이를 보이지 않으며, 서로의 대체재로 기능하는 것이 가능해지죠.
이하에 대해서는 생략. 나중에 뭔가 글을 쓰신다면 다시 코멘트 할 기회가 있겠죠. 그 날까지 제가 살아있을지가 의문입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