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SP를 비꼰다면 충분히 가능하죠. 하지만 빅뱅이론처럼 라지의 인도발음을 비아냥 거리고 하는 건 아니죠.
제가 예전 글의 개콘 황해코너 비판에서 이 주제를 자세히 다룬 적이 있어요. http://djuna.cine21.com/xe/?mid=board&search_keyword=%ED%99%A9%ED%95%B4&search_target=title&document_srl=6082976
극중에서 라지가 인도인이라서 공식적으로 받는 차별은 없습니다. 석사인 하워드가 대놓고 차별당하죠. 게다가 그의 어머니는 괴상한 인물 취급받습니다. 이것도 유태인 차별로 보이나요? 페니는 멍청한 남부백인의 전형이죠. WASP가 아니에요. 이것도 여성차별아닌가요? 여성 과학자를 이상한 성격으로 묘사하는 에이미는 여성차별 아닙니까?
인종주의, 블론드 여성에 대한 편견, 여성 과학자에 대한 편견, 공대생에 대한 편견, 쉘든의 아스퍼거, 유태인에 대한 편견 등 수많은 편견을 버무려 놓고, 그걸 비틀거나 그 편견을 가지고 노는 드라마를 가지고, 인종주의드라마라고 하시는건, 성공한 과학자인 라지를 단순히 인도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보호받아야 할 존재"로 생각하는 생각이죠.
어제도 그런 분이 하나 있어서 웃자고 하는 말에 인류에게 폭력적이라는 식으로 시비를 거는 분이 있던데, 그 분이 연상되는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사람을 제일 피하거나 싫어해요. 왜냐하면 인류에 대한 예의라는 명목으로 PC를 들이대며 사람들의 발언 하나하나에 대해 재갈이나 더 엄격한 보편적인 터부를 시도하는 것 같거든요.
이 글에서 세밀레님에게 시비를 거는 것은 아니에요. 세밀레님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고 빅뱅이론을 보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죠.그리고 어제 그 분과는 분명 생각의 차이가 있을 것이고, 이 글에서 웃자고 한 말에 듀나게시판의 누군가를 공격 하는 것도 아니니 저는 유저로서 세밀레님에게 아무 감정 없어요.
다만 어제 잔인한오후님에 이어 오늘 연타로 웃자고 하는 말에 pc나 인간에 대한 예의를 근거로 자유주의 국가나 자유게시판에서 사람들의 발언을 하나하나 문제삼는 글을 보다보니 연상되어 이 글을 통해 제 생각을 써봤습니다.
세밀레님의 글에 대해서 코멘트를 하자면,
장소맥락 불문하고 일상의 모든 발언에 도덕적 금기를 들이대는 사회, 저는 좀 끔찍하더군요. 코미디는 코미디로 보면 안될까요?
늘 드리고 싶었던 말씀인데, 세멜레님은 비평에 대해서 잘못 이해하고 계신것 같아요. 세멜레님은 분명 좋은 페미니스트가 될 자질이 충분해 보이는데 페미니즘 비평가로서는 형편 없으세요...
비평은 몽둥이로 포를 뜨는 작업이 하니라 회칼로 회를 뜨는 작업이에요. 텍스트에 어떤 사상이나 이론을 가져와 해석하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세멜레님은 늘 무리한 부분에 적용을 하려고 하셔요..
위에 감수성 얘기도 나왔는데 이건 감수성의 문제가 아니에요. 감수성으로 평가할 수 있죠. 하지만 전달될 때에는 이성적으로 다듬어져야 하지 않을까요. 빅뱅이론 나쁘게 볼 수도 있고 천명관의 고래(솔직히 전 이걸 잘쓰신 글이라고 했던 댓글 보고 좀 웃었어요.)가 불편할 수도 있죠. 그런데 세멜레님은 그게 어떻게 나빴는지 그걸 전달할 능력이 부족하셔요..그럴 땐 그냥 아예 감정적으로 글을 적어주세요. '전 이게 왜이렇게 불편한지 모르겠어요' 라고 하면 아무도 토달 사람이 없습니다. 세멜레님은 '이걸 좋게 본다니 어떻게 그래?'라는 식으로 글을 적으셨으면서 그걸 설명해 달라고 하면 답변이 빙빙 돌아요.
비평과 감상은 다른 거에요..둘이 한 글에 같이 들어올 수는 있는데...세멜레님은 감상의 방법으로 비평을..(혹은 그 반대를) 하고 계시니 문제가 되는 거라고 봐요..
위에 이게무슨님 말씀처럼 빅뱅이론은 스테레오 타입을 가지고 노는 드라마이고, 그게 어떤 생각없는 코메디로 나타나진 않는 부분이 있다고 봐요. beg이라는 단어가 세멜레님에게 특히 불쾌감을 유발할 수는 있겠지만 빅뱅이론이 어떤 의식없는 코메디였기 때문에 그런 사례가 발생한 건지는 잘 모르겠어요. 오히려 저런 장면은 서구인들이 인도인에게 가지고 있는 편견을 전형적인 형태로 재현하면서, 타겟을 인도보다는 편견과 스테레오 타입화 자체로 두고 그것을 다시 스테레오 타입화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거든요. 사람들이 빅뱅이론을 보고 웃는건 그때문일지도 모르구요.
라제쉬가 인도인인 자신의 스테레오 타입을 언급하는 부분은 많은것 같은데 극중에서 재미있게도 그는 그 스테레오타입과 거리가 멀때가 많아요. 오히려 라제쉬가 그런 말을 할때는 그 편견을 어떤 상황에서 유리하게 사용하기 위할 뿐일 때가 많구요. 예로 드신 장면 처럼요.
'브라운 스킨' 이라든지 사랑스러운 악센트라든지 하는 표현을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기 위해 사용하기도 하고, 인도의 빈민층에 대한 편견을 자신에게 적용시키다가 '넌 산부인과 의사의 아들이잖아!'라고 동료들에게 면박당하는 장면도 종종 나와요.
라제쉬가 편견을 마치 레디메이드? 랄까 기존에 있는것에 자신이 맥락을 부여하여 활용함으로서 편견이 그 대상에 결부된다는 것을 강화하지 않고 오히려 여기저기 마음대로 쓰일수 있는 독립된 무엇처럼 보이게 만드는 용법을 보여주는데, 이것은 편견을 믿는 사람, 스테레오타입을 대상과 독립된 것으로 비판적으로 보지 못하는 사람을 소외시키지 않을까요?
세멜레님은 조선일보 같아요. 원하는 결론을 정해두고 근거를 취사선택한 후 나머지는 무시하죠. 맥락은 없고 원하는 부분만 뙇! 짤라서 근거로 내세우니 논리가 약하고 설득력이 부족할 수 밖에요.
빅뱅이론은 모든 캐릭터를 희화하하고, 그 모두의 자기 비하가 기본으로 깔리는 (쉘든은 제외 - 얘는 그런 거 할줄 모름)시트콤입니다. 라지만 언급하셨지만 하워드는 유태인에 엄마랑 사는 남자에다 혼자만 석사. 레너드는 키가 작고 못생긴 남자. 겉으로는 완벽한 백인남성 쉘든은 성격장애에다 강박이 심하죠. 겉으로는 완벽한 백인 미녀 페니 역시 백치미를 가진 '사회적 지위가 박사와 같지 않은' 웨이트리스이고요. 이 시트콤은 자기 비하가 기본이에요. 이해가 되시나요?
그리고 왜 저렇게 번역을 하셨는지 모르겠네요. '나 구걸 잘 해'라는 뜻은 아닌 것 같은데. 제가 보기엔 '인도에서 왔기때문에 '구걸'은 말만 들어도 지긋지긋하다.' 쪽에 더 가까워 보여요. 인도에 구걸하는 사람이 많다는 건 그냥 현실이죠.
하우스는 세상의 편견을 '짐짓' 대변해요. 흔히들 많은 사람들이 꺼내놓고 말하진 않지만 내심 믿고 있는 편견들이요. '예쁜 여자는 얼굴로 돈 많은 사람이랑 결혼이나 할 텐데 왜 의사가 됐지?' '저 여자는 예쁘고 남편은 찌질한 너드니까 여자가 분명히 바람을 피우고 있을거야.' 그런 것들은 극 중에서 하우스에 의해 밖으로 꺼내어지고, 극을 통해 반박되고, 마지막엔 그것이 잘못된 - 그야말로 '편견'에 지나지 않았다는 게 증명되죠. 그게 옳다고 말하는 게 아니에요. 그런 편견을 퍼뜨리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이해가 안 되세요?
이거저거 빼면 코미디가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빅뱅이론 아주 좋아하는데 그리 거슬리지 않았거든요. 저도 나름 예민하다고 생각해요. 어떠하냐 물어보는 것도 아니고 "끔찍하다"고 못 박으시면 거기에 대고 "뭐가요?" "아닌데" 하기 어렵잖아요. 똑같이 끔찍함을 느끼는 사람의 댓글만 받겠다는 태도 같구요. 어떤 분위기를 조성하고 선동하고 싶은 마음이라면 더 정교하고 구체적인 이유를 제시해야 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