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 세 번째 책장을 사며

이제 방에 세 번째 책장이 들어 옵니다.

 

싸구려 조립형 나무상자에 들은 책을 옮길 필요까지는 없겠지만, 그래도 바닥에 뒹구는 책은 넣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사하면서 전공서적을 이삿짐 아저씨들이 알 수 없는 4차원 세계로 던지지만 않았어도 방이 조금 더 복잡했을 텐데요.

 

요즘 책장은 사면 설치까지 해주시는 모양이더라고요. 그래서 방정리를 해야 하는데 왜 이리 귀찮은지 원.

 

읽은 책을 보면 그 사람이 보인다고 합니다.

 

동양고전, 문학, 영어, 철학이 70%는 되겠군요. 묘하게, 내가 좋아한 책은 없고, 출판사에서 팔아 먹기 좋은 책만 가득합니다. 나는 어떤 인생을 살아 온 것인가.

 

다시 스무살이 되면, 읽는 책을 많이 바꾸었을 것 같아요.

 

서양미술사, 서양철학사, 러셀, 움베르토 에코 정도로만 만족하고. 나머지는 경제학이나 법 책을 보지 않았겠나.

 

프루스트는 다시 돌아가도 못 읽겠군요. 20페이지 읽는데 한 시간이 걸리니.

    • 맥락없이 마케팅이나 유행에 홀려 산 책은 꼭 튀어나온 못처럼 볼때마다 거슬리고 씁쓸해지는 것 같아요.
      나이를 먹을수록 책들 중 논픽션들의 점유율이 높아지는 것도 공통점인 듯 하구요.
      하지만 20대로 돌아간다고 해도, 역시 궁금한 건 엄밀하고 정확한 팩트의 세계가 아니라 모호함과 두근거림의 세계일 것 같네요.
    • 저도 얼마전에 책장을 새로 사서 정리했어여. 책이 대충 3000권 좀 넘던데 대부분 만화책
    • 저도 분명 제가 산 책들인데도 책장을 보고 있으면 낯설고 썩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좋은 책으로 계속 채워나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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