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칼라 다 봤고 이제 웨스트 윙 달릴 겁니다
저희집 티비 시청권은 엄마의 1인 독재 체제에 가까워서 평소엔 다운 받은 영화 하나를 보려 해도 엄마의 동의 없인 힘든 실정입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차선책이 엄마랑 같이 볼 만한 것들을 골라서 보자!였고 올 봄에는 은하철도 999를 정주행했어요.(http://djuna.cine21.com/xe/5551921)
은하철도 999를 끝낸 다음부터는 야행성이던 동생이 보던 화이트칼라를 물려 받아 엄마랑 둘이서 많이 볼 땐 달아서 너댓편씩, 진짜 열심히도 봤습니다.
아빠는 새벽 출근을 하시는 관계로 평소에는 같이 보지 못하지만 주말이라든가 가끔씩 시간이 맞을 때만 한두편씩 보셨는데 역시나 굉장히 재밌어하시고,
여러모로 화이트 칼라를 틀어놓고 화기애애한 집안 분위기를 연출해 왔습니다.(이미 다 본 동생도 틀어놓으면 눌러붙음)
아무래도 늘상 범인이랑 법 집행인 요렇게 2가지 부류만 나오는 수사물 미드만 보다가(그것도 죄다 폭력범죄)
이런 피 안 튀기는 범죄 소재로, 범인과 법 집행인에 더해 경계를 넘나드는 카프리 일당이 나오니까 뭔가 신선한 맛이 있어서 온식구가 흥미진진하게 봤어요.
동생이나 엄마나 저나 전부 다 카프리보다 피터 버크 아저씨를 좋아합니다.(엘리자베스랑 사라랑 모지도 좋아요!)
맷 보머는 길 가다 마주치면 목적지를 까먹고 멈춰 서서 쳐다볼 만큼 잘 생겼지만 딱히 제 취향은 아니고 보면 볼수록 더 멋있어 보이는 타입도 아닌데다
카프리 캐릭터도 시즌을 거듭하며 믿을 만한 인간이 되고는 있지만 어쨌거나 불안+아슬+위태로운, 천성이 사기꾼인 녀석이라 정붙이기가 쉽지 않더군요.
저희집에서 버크 요원의 인기는 드라마를 보던 제가 뜬금없이 "피터 아저씨 너무 좋아요!"라고 과장된 억양으로 외치면 엄마도 같은 억양으로 "나도 좋아요!"라고 복창할 정도로 높아요.
사실 엄마는 피터 아저씨에 대한 애정이 과해서 닐이 뭐 조금만 꼼수를 부리면 "저 배은망덕한 놈!" 이렇게 분개하기도 하고요.
오늘로 화이트 칼라 시즌 4가 끝났고, 5는 올 가을에나 나온다니까 그 동안은 웨스트 윙을 볼 생각입니다.
사실 왕좌의 게임도 보고 싶은데 엄마가 판타지물은 별로 취향이 아닌 관계로 어쩔 수 없고, 나도 좀 대통령 같은 대통령을 보면서 살아보자는 현실도피나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