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쌓여 온 경험이 있으니 점성술과는 다르겠죠. 하지만 소위 말하는 <할머니의 치료법>이란 겁니다. 약국 약은 그 섬세한 저울을 동원해 가며 만든 약을 정량대로 먹어야 한다고 하는 판에 풀뿌리 그대로, 동물 뿔 그대로, 이거 한줌 저거 한근 그렇게 짓는 약이라는 게 아무래도 좀.
글쎄요. 한의학이 가지는 가장 큰 문제는 '계량화'가 안된다는 점 같습니다. 이를테면 한약과 양약의 차이가 있죠. 양약은 성분함량이 정확하고 게보린은 어디서 사먹어도 게보린의 약효를 내는데, 한약은 여러가지 문제로 인해 똑같은 약재라도 약효와 가격이 천차만별로 달라지잖아요. 게다가 '기' '혈' '맥'같은 자신들이 흔하게 쓰는 용어조차 정확히 무슨뜻인지 의견이 분분하고, 일반인은 아예 뭘 뜻하는지 조차 모릅니다. 게다가 각자 개인차를 너무 강조하다보니까 임상데이터의 수집도 어렵고요...
뭐 안좋은소리만 쓰긴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렇다고 한의학을 무조건 사이비로 매도하는 입장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한의원에서 큰 효험을 봤다는 사람들의 얘기가 비슷한 면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1. 정확한 병명을 모르거나, 의사들도 난색을 표함 '그냥 어디가 안좋다.' '병원 가봤는데 의사도 검사해보니 다 정상인데 왜 이러는지 모른다고 하더라.' '어디가 너무 아픈데 왜이러는지 모르겠다.'
2. 한의원 가보니까 갑자기 한방에 치료됨. 근데 어떻게 치료된건지 잘 모름. '침을 한방 맞았는데 엄청나게 아팠지만 안되던 동작이 자연스럽게 되더라(대신 침빼면 다시 안됨. 무슨의미야?;;)' '한동안 몸이 안좋아서 고생했는데 거기서 보약 몇첩 달여먹으니 다시 거뜬해졌다.'
뼈가 부러지거나 금이 갔는데 그것도 모르고 주구장창 침만 놓고 있다든가(차도가 없으면 정형외과 가서 엑스레이 찍어보세요-라고 하는 게 의료인의 도리라고 생각해요) 팔이 저려서 갔는데 역시나 주구장창 침만 놨는데 역시나 차도가 없었고 양방병원 가니까 목디스크였다든가 이런 경우를 많이 봐서요.
한방이 아직까지 살아 있는 것은 한국인의 모종의 주술적 믿음, -우루사 먹지 않고 웅담 먹으면 몸이 더 나아질거라는 믿음-이 큰 것 같습니다. 웅담 안에 들어 있는 몸을 좋게 해 주는 성분으로 만들어 진 것이 우루사라고 해도 '그래도 웅담...'이런 식으로 나가죠. 뭔가 주술적 믿음 같아요. 강한 전사의 피와 살을 먹으면 그 힘이 나에게 옮겨온다고 믿는 그런 믿음같이;
...하지만 한의학이 '과학'이냐에 대해서는 회의적이고, 한의학이 의료보험 적용을 받는 것에 대해서는 매우 괴이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과학이란 건 누적된 데이터에 기반한 유의미한 일관성이 있어야 하는데, 솔직히 한의학은 이런 요소가 부족해요.
'명의'가 있다는 것 자체가 한의학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현대의학엔 명의가 없죠. 적합한 장비를 동원해 절차대로 검사했다면, 어떤 의사든 동일한 검진과 처방을 내릴테니까요(또 그래야 하고요). 객관성과 일관성을 가진 시스템이 최소한의 질을 담보하는 거죠. 현대의학에서 의사의 실력이 갈리는 부분은 수술 뿐입니다. ...그런데 한의학은 이 기본적인 검진조차 한의사마다 제각각이고 처방 역시 제각각입니다. '명의'를 찾아 병원에서도 해결못한 난제를 해결하는 경우도 있지만, 실력없는 한의사를 만나면 헛돈만 쓰는 경우도 적지 않죠. 이래서야 로또맞길 바라는 심정으로 기대는 확률게임이지 세금으로 지원되는 과학이라 볼 수 없지 않습니까?
하하. 이렇게 왜곡하십니까? 저는 분명히 "한의학이 과학적 방법론이 부족한 것은 맞다. 그런데 앞으로 과학적 방법론을 보완한다면 문제가 없지 않겠느냐?" 라고 물었고. 닌스트롬님은 "의학의 정의는 과학적 방법론이 갖추어진 것이다. 한의학은 개념상 과학적 방법론을 갖출 수 없다." 는 요지로 답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 그런 용어 정의는 특정 이익집단에게만 유리한 것이 아니냐?" 라고 물었고. 닌스트롬님은 동문서답을 하셨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자기 논변의 잘못에 허점이 있다는 생각은 안 하시고, 엉뚱한 말씀을 하시는 것처럼 보이는군요.
<추가> 논변 내내 추가와 수정을 일삼는 태도를 보이셨으니 저도 좀 해보겠습니다. 영화 사이트에 그런 꾸준글을 올리시는 이유라도 있는지요?
히틀러도 똥싸고 살았을텐데, 똑같이 똥싸는게 부끄럽지는 않으시겠죠? 제가 왜 부끄러워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으니 가르쳐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몇 번이나 올렸는지 안 세어 봤는데, 제가 너무나 과민반응해서 다른 사람들은 님께서 꾸준글을 올리신다고 생각하지 않으시는 모양이지요?
저도 한의학이 과학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뭐랄까, 한의학은 '치료'가 아니라 '치유'의 개념에 어울리는 것 같더군요. 서양의학에서도 딱히 완치된다고 하기 어려운 병들에 대해서 더욱 그래요. 위에 언급되었던 디스크라던가 노인성 질병들처럼 양의에서도 운동하고 식단 조절하는 등 꾸준히 자기 관리 하는 수 밖에 없는 병들. 양의에선 그냥 약 지어주고 두어달 뒤에 오라고 하지만 한의원은 장기적으로 꾸준히 관리해주는 편이고 한약 먹다보면 아무래도 식단 조절도 자연스럽게 되고, 그렇게 차도를 보기도 하는 것 같아요. 게다가 이런 병이 있는 분들이 대부분 노인들이시죠. 병에 대해 이야기하고 관심 가져주는 것 만으로 나아지시는(...) 분들도 있구요. 뭐, 그런 관점에서 한의원도 나름대로의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어요. by-product 같긴 하지만. 세상에 치료가 되지 않아 평생 병을 안고 살아야 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아픈 부분 딱 낫게 한다고 사람들이 딱 낫는 것도 아니구요(...)
그리고 한의사들이 이렇게 돌팔이 취급 당하는 것도 부당하다고 봐요. 그들도 대부분이 의사로서 최선을 다하고 환자의 병에 대해 과신하지 않아요. CT나 MRI가 있는 한의원도 있어요.
아, 호르몬이나 무기질 밸런스 때문에 생기는 병은 한약도 충분히 효과가 있다고 봅니다. 양약도 한약도 어차피 자연물에서 유효성분을 추출해서 만드는 거니까. 침술에 대해선 잘 모르겠어요.
내용을 자세히 보셨다면 무턱대고 한의학이 무조건 틀리다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아셨겠지요. 오히려 한의학이 자신들도 의학이라고 우기고 있는 것입니다. 한의학은 스스로 옳다는 근거를 전혀 내세우지도 못하고 있으면서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이론에 기반한 사기적 유사의료행위로 환자들의 건강을 좀먹으며 엄청난 돈을 갈취하고 있습니다.
이건 일종의 편견 같은데 한약재의 경우는 중국산이 국산보다 훨씬 더 고품질입니다(...) 당장 한약재라는게 약 성분을 제조하는게 아니라 자연에서 나는 것인데 드넓은 중국대륙에서 온갖 기후속에 자라는 수천 수만가지 약재와 좁은 한반도에서 나는 약재는 단순하게만 생각해도 이미 종류와 양에서 발리고 들어가죠. 한약에 있어서 무조건 국산이 품질이 좋고 믿을만한건 아닙니다. 동급이라면 오히려 중국쪽이 약효에서 앞서는 경우가 부지기수로 많습니다.... 물론 중국에서 나는 고품질의 한약재가 위생적 유통관리 속에서 적법한 루트로 한국에 들어오느냐는 별개의 문제지만요(...)
요새도 한의학에 사람들이 계속 일정 부분의 신뢰를 주는 게 신기해요. 모르긴 몰라도 이렇게 널리 퍼진게 전혀 근거가 없기야 하겠냐, 이런 반응이요. 어떤 치료의 어떤 성분이 어떤 작용을 하고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대조군이랑 비교해서 통계적 실험 결과를 남기고 다음 연구자가 이어 받고. 이게 (한의든 양의든)현대 의학의 기본 아닐까요? 한의학의 모든 치료가 다 효과가 없을 거라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쓸모 있는 부분은 현대적 방법론으로 근거 남겨서 의학으로 편입하고 정리할 부분은 정리해야지(아마 대부분이 정리되겠죠) 한의학의 신비로 계속 남겨두고 장사하는데 계속 통하는 게 신기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