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월 봤어요

1996년. 첸 카이거. 장국영. 공리. 크리스토퍼 토미(?)

 

솔직히 크리스토퍼 토미라는 분은 누구인지...

 

 

뜬금없지만 에반게리온 어떻게 보셨습니까. 보통 '무슨 말 하는지 이해가 안 되요' 라는 평이 많은데.

 

이 영화나 그 만화나, 내용이 아니라 영상이나 이미지 중심으로 극이 흘러가기 때문에 내용이 엉성해 보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예를 들면 첩이 전부 쫓겨났는데 왜 장국영네 누나는 남아 있나, 왜 장국영네 누나랑 집사가 결탁하고 있나, 보스라는 사람은 뭐하는 사람인가.

청나라 황제가 죽었는데 왜 저 집 사람들이 저렇게 화를 내나. 제신각에 여자는 오지 말아야 한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등등.

주변 인물이나 사건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은데 전부 빠져 있습니다. 하지만 나름 매력이라는 쪽으로 이 영화를 보면 괜찮지 않을까요. 

저도 아쉬움이 남기는 합니다. 분량조절에 실패하는 쪽이 낫지 않았나 싶고.

 

시대극이라는 평도 있기는 한데, 이건 중국이 '국가' '사회' 를 위주로 돌아가다보니 어쩔 수 없이 넣었다는 생각도 조금은 듭니다.

그래야 돈도 관객도 몰리지 않았겠나. 사실 청나라 말엽일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원하는 영상을 넣자니 꾸민 설정으로 여겨지고.

 

소재는 확실히 자극적이죠. 마약. 근친상간. 제비족. 자살. 살인. 독살 등등.

 

저는 배우의 표정이 눈에 띄었습니다. 천녀유혼에서 본 장국영 아저씨는 무지 착한 사람인데, 여기서는 꽤 냉정한 표정이 눈에 띄더군요.

그 말고도 다른 두 핵심 인물, 공리와 사촌(?) 도 변하는 표정이 인상적입니다.

어른이 되어 장국영을 다시 만났을 때 바보 같이 짓는 표정과, 마지막에 다른 남자와 혼인을 약속하고 장국영을 마주하여 짓는 표정은 확실히 대조가 됩니다.

특히 후자가 마음에 들었는데, 무표정한 상태에서 살짝 웃지만 어딘가 어색한, 현실적인 표정이었다고 생각해요.

사촌으로 나오는 친구도, 바보같이 공리를 따르던 표정과, 상해에 갔다온 후 짓는 비열한 표정이, 공리만큼은 아니지만, 인상적이었습니다.

오히려 후반부에 나와야 할 장국영의 착한 표정(공리를 독살하고 나서 우는 표정)은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롱테이크(?) 를 찍느라 고생했겠다는 생각도 좀 했습니다. 장국영이 고향 집으로 돌아와서 공리와 처음 만나는 장면이나, 상해에 가서 만나는 장면은 연습이 필요했을 것 같고.

특히 전자에서 카메라가 뛰어가는 공리 뒤를 잡는데, 카메라에서 사람 손이 아닌 것 같은 유선형의 느낌이 느껴지더군요.

그 이질적인 느낌이 분위기를 더 묘하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화면은 전반적으로 뿌옇고, 일부러 포커스를 날리는 장면도 있는데, 역시 아편과 트라우마 등을 보여주는 것이겠지요.

 

상징적인 장면도 몇 개 있죠. 장국영은 제비족이 되어 여자를 후릴 때, 꼭 한 쪽 귀걸이를 빼앗는데, 공리는 남은 하나를 빼 줍니다.

제가 눈물날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귀걸이는 극 중에서, 장국영이 어린 시절 반강제로 근친상간을 할 때 보여지는 이미지이기도 합니다.

장국영 아저씨가 게이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여자들과 성애씬을 나눌 때 짜증내는 것 같은 느낌이 더 살더군요.

감독은 알고 있었던 것인가.

 

대체 왜 공리를 독살했을까. 이것은 이해도 안 되고. 앞서 말했지만 분량이 길면 더 좋았을텐데요.

    • 크리스토퍼 독일이었으면 오타려니 했을텐데..
      • 아, 도일이군요 (...) 눈이 침침한가 요새
        • 아니 전 무슨 비디오, DVD케이스의 소개나 엉터리 자막같은걸 읽고 그러신줄..
    • 아직 보지 못한 작품인데 치명적인 스포가 너무 많네요ㅠㅠ. 아무리 20년 가까이 된 작품이지만 보지 못한 이들에겐 스포인데 ㅠㅠ
      • 아이고 (..) 다음부터는 자체 검열을 통해 스포라는 글자를 붙일지 말지 생각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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