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황국신민의 줄임이라서 그랬다고 하고, 국어, 국사도 내내 그 이유인가요? 국어, 국사라는 용어는 자기(자국) 중심적 사고의 반영이라고도 하죠. 서울대는 국사학과인데 고대는 왜 한국사학과인가라는 질문에 그렇게 고대 교수가 그렇게 대답하는 걸 들었어요. 일리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역사에서 국가 개념을 빼고 이야기하긴 어렵죠. 여기서는 나라라는 말을 넣고 빼는 문제가 아니라 '한국'이라고 객관화하느냐, '(자)국'이라고 주관적으로 보느냐의 문제가 더 클 겁니다. mother tongue에 영어에 없는 '나라'를 넣는 것은 역시 또 다른 문제 같고요.
원래 국민국가 개념이 서양에서 출발해서 일본 찍고 이쪽으로 수입된 건데 없다고 하기엔 좀 그렇지 않을까요? 유럽 쪽은 2차대전 후 우익 중심 교육이 좀 사그러들어서 물이 빠진 것 같지만, 여전히 독일어의 Volks라든가 러시아의 모국 개념 같은 흔적은 남아 있는 듯한데 말입니다. 히틀러가 침략의 구실로 썼던 레벤스라움도 나치가 완전히 창안한 건 아니고 이전에 단편적으로 존재하던 걸 비틀어서 갖다붙인 것에 가깝겠고. 미국에도 National~ 이라고 하는 느낌이 아직 강하게 남아 있고...
국어나 국사는 좀 더 객관적인 "한국어","한국사"로 갈음할 수 있죠. 그리고 國語같은 경우는 한자는 같아도 시대에 따라 그 개념이 다릅니다. 조선시대에도 國語란 단어는 쓰였지만, 지금하고 같지 않았죠.
모국어란 단어의 경우는 우리나라나 일본처럼 거의 한 나라에서 쓰는 말이 한가지일 때는 들어맞지만, 대부분의 나라의 상황에는 들어맞지도 않고, 언어하고 국가하고 엮는 말이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문제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본에 있는 재일동포는 모국이 한국이고, 모국어가 한국어지만, 자기가 하는 말은 일본어니까 모국어란 말을 쓸 수 없죠. 그래서 영어 mother tongue에 해당하는 개념으로는 모어(母語)라는 말을 쓰는 것 같은데,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진 않는 것 같습니다.
국민은 꼭 "나라"를 생각해서 國민이라고 부른다긴 어려울 듯;; 대체할 표현도 마뜩치 않지요. 유럽개념의 한자어 번역어들은 짧아서 쓰기 편하지만, 또 너무 깊이 글자뜻만 파고들면 오히려 모순되거나, 개념에 혼란이 생기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 民權이란 개념을 번역할 때는 전통시대의 民에는 피지배자 지배받는 사람들이라는 뜻이 있기 때문에, "民이 권리를 갖는다니 무슨 말이냐"라는 번역논쟁이 있었던 것으로 압니다. 지금 民은 전통적 의미보단 people의 뜻에 가깝게 맞춘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