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일베'에 대처하는 법?

0. 메피스토가 인용한 저 기사는 이렇게 마무리되죠.

http://www.sisapress.com/news/articleView.html?idxno=60642

[도버만이 자신의 경험에 빗대 강조한 것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사회가 이들을 '어른'으로 받아들이되, 어른답게 자기 행동에 마땅히 책임을 질 것을 분명히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극우주의를 반대한다는 명목 아래 일베 사용자를 인격적으로 모독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 민주주의의 근본 가치가 공격받고 있는 한국과 독일의 동병상련. 독일은 우리에게 "상대가 누구든 나와 동등한 인간으로 대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민주주의를 유지하는 데 가장 간단하면서도 가장 어려운 일이다.]

두가지를 강조했다는군요. 정론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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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독일의 대표적 극우정당이자 다수 극우파 지하조직 범죄의 배후로 거론되는 NPD는 50년 역사의 합법 정당. 물론 연방의 세비지원도 받습니다.
극우주의 확산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면서 이들을 해산하려는 시도가 꾸준히 있어왔으나, 올 3월 연방정부의 정당 해산청구가 무산되며 해산여부는 불투명한 상태.
http://www.eknews.net/xe/?document_srl=413740&mid=German&sort_index=readed_count&order_type=asc&listStyle=viewer

(자유주의 중도 우파) [자민당의 대표 필립 뢰슬러가 "우리는 NPD 정당을 금지시키는 청구에 동의할 수 없다"라며 베를린에서 입장을 표명했다. "어리석음은 금지시킬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반대하는 이유를 덧붙인 그는 "극우주의 정당인 NPD는 법적인 금지가 아닌 정치적인 방법으로 진압되어져야 한다"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베트남 전쟁고아였던 입양이민자가 하는 얘기니 한번쯤 생각해보는 게 좋을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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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독일의 실태는 어떠한가 하면..
http://www.mofa.go.kr/webmodule/htsboard/template/read/korboardread_tab.jsp?typeID=24&boardid=11782&seqno=3879&c=&t=&pagenum=1&tableName=TYPE_KORBOARD&pc=&dc=&wc=&lu=&vu=&iu=&du=

2010년 전후의 자료로 보이는군요. 외국인에 대한 증오범죄 통계 항목.
[극우파에 의한 외국인에 대한 적대적인 범죄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바, 1987년부터 1990년대까지 연평균 약 250건이었으나 1991년에는 2,429건으로 약 10배정도 급증하였으며, 1992년 6,336건, 2001년 10,054건, 2002년 10,902건, 2003년 10,792건, 2004년 12,051건, 2005년 15,361건, 2006년 17,597건, 2007년 17,176건으로 나타나는 등 통일이후 극우적 범죄 발생건수는 계속해서 증가 추세를 나타냄.]

연간 2만건 가까운 외국인 증오범죄, 외국인에 대한 연쇄살인 등 일베적 한국사회와는 차원이 다른 상황인데도 '금지'가 아닌 '정치'를 말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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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관련하여, 참고할만한 글 하나는 재독 한인의 기고.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10130418110413&Section=&page=0

[최근 몇 년 동안 벌어진 이런 종류의 시위에서는 수적으로 열세인 네오나치들에게 수적으로 우세한 반나치 시위대와 이에 동조하는 시민들이 각종 소음도구를 동원해 야유를 퍼붓는 모습을 보인다. 이런 시위장면은 여러 매체를 통해 전파되어 독일인들의 머릿속에 각인되는데 이는 한편으로 건강한 시민사회의 존재를 확인해주는 듯하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시위대 간의 대치라는 상징적 행위를 통해 다수의 반나치 세력이 네오나치들에게 충분히 모멸감을 주었다. 또한 그들을 사회적으로 격리시켰다는 식의 섣부른 낙관론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극우세력을 반민주적이며 시대착오적인 무식한 소인배 정도로 낙인찍어 평가절하해 버리면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네오나치의 사회적응 양태를 더 이상 진지하게 다루지 않게 될 위험이 있다.
...중략...
외국인의 입지를 둘러싼 사회구조와 제도에 대한 근본적 고찰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네오나치를 상징적으로 퇴출시키는 방식으로만 진행되고 있는 독일사회의 반나치운동은 큰 사건이 터질 때마다 성급한 '정당금지론'으로 귀결되고 만다.
...중략...
 "NPD 활동이 법적으로 금지될 경우에 어떻게 대응하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 NPD 활동가는 이렇게 답하였다. "정치인들이 우리 정당을 불법화하려고 열 번이고 시도한다면, 우리는 열한 번이라도 다시 일어나 우리의 사명을 다할 것이다"라고.]


다른 하나는 박권일의 시사인 칼럼.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16659

[불가해한 존재들, 타고난 ‘괴물’들은 실재한다. 하지만 그런 인간들은 극소수다. 일베라는 사건은 그런 이상값(outlier)들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일본 사회에서 큰 물의를 일으킨 넷우익 세력인 재특회(재일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모임)를 추적한 르포라이터 야스다 고이치는 <거리로 나온 넷우익>에서 이렇게 말한다. “재특회란 무엇인가,라고 내게 묻는 사람들이 많다. 그때마다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당신들의 이웃들입니다’.” 일베 유저들 역시 마찬가지다. 그들 대부분은 ‘루저-백치-괴물’이 아니라 한국의 ‘평범한 시민’이다. 극우파·근본주의자들을 괴물화하려는 시도는 자유주의자들의 특기이지만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 오히려 그런 사회적 배제의 제스처가 극우파 또는 근본주의 집단의 내부 결속에 봉사해버리는 경우가 태반이다.]

야스다 고이치의 답변도 도버만이 강조한 바와 일맥상통하는군요.

극우주의자들과 최전선에서 부대낀 사람들이 하는 얘기니 귀담아 들어볼만 하지 않겠습니까?


    • 아.. 네. 괴물같은 인간들도 실은 우리 곁의 평범한 이웃이죠. 학창시절에 몇번이고 몇번이고 느낀 부분입니다. 40여명으로 구성된 반에 하나의 따돌림 피해자의 인생을 앗아가곤 하는 나머지 (극소수의 방관자를 제외한)몇십명의 가해주동자와 조금이라도 편승하는 아이들은 사실 우리 대한의 평범한 자녀들인 것과 마찬가지로. 근데 그렇다고 그 모든 괴물같은 짓거리를 한 이들이 모두 괴물이 아닌건 아닙니다. <다면적으로 구성된 한 사람 안의 정체성에 '괴물'의 영역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죠. 일베 유저쯤 되면 그 '괴물의 영역' 비중이 평균치보다 높은 것이고, 일베가 습관화되고 신념이 된 사람은 인간의 비율보단 괴물의 비율이 높은 것이겠죠.
      (전 일베가 극우보단 '약자에 대한 가해'에 정체성을 두고 있다고 봅니다.)

      <불가해한 존재들, 타고난 ‘괴물’들은 실재한다. 하지만 그런 인간들은 극소수다.> 이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인간은, 대중은, 환경에 따라선 얼마든지 무신경해지고 잔인해지다 못해 자기 손으로 사람을 얼마든지 죽일 수 있습니다.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그리고 그런 사람들도 이상환경이 끝나고 나면 다시 평범한 가장이나 사무원 등 사회의 일원으로서, 심지어 좋은 친구나 연인으로서 유순하고 평범하게 지낼 수 있게 되기도 하죠. 이에 대해선 오랜 세월 수많은 심리실험 연구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 일베가 나치의 유태인 탄압사례나 전쟁 등과 비등하진 않더라도 충분히 사회의 유의미한 숫자의 사람들에게 그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상환경'이라고 봅니다.
      • 박권일의 칼럼 제목은 무려 '우리 안의 일베'죠.
        읽고 오셨다면, 최소한 두번째 문단은 쓰지 않으셨을 것 같은데, 읽어 보고도 저렇게 쓰셨다면 저는 그냥 아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 전 교화될 수 없는 bully는 bullying해도 된다고 보는 입장이라서요.
          그들이 많든 적든 평범성을 갖고 있든 아니든 잘못된 건 잘못되었다고 말해야하고 잘못된 건 잘못된 겁니다.
          • 1. [인간은, 대중은, 환경에 따라선 얼마든지 무신경해지고 잔인해지다 못해 자기 손으로 사람을 얼마든지 죽일 수 있습니다.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그리고 그런 사람들도 이상환경이 끝나고 나면 다시 평범한 가장이나 사무원 등 사회의 일원으로서, 심지어 좋은 친구나 연인으로서 유순하고 평범하게 지낼 수 있게 되기도 하죠.]
            2. [교화될 수 없는 bully]

            네. 그렇군요.
            • 네. 그렇습니다. 일베 유저 중 교화될 수 있는 이와 없는 이의 비율이 얼마나 될 진 알 수 없습니다만.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 일베의 정체성은 '현실에서의 악함'이기에 혐오합니다.(부연설명을 하자면 그런 악함에 대한 욕구를 픽션으로만 푸는 사람은 개인적으로 전 굉장히 좋게 봅니다. 자기 감정과 행동을 컨트롤할 수 있을만큼 성숙하고, 선량한 사회인이 되고자 노력하는 사람이란 뜻이니까요) 그러므로 일베인 A를 혐오하고요. 다만 그 A가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거나 평범한 직장인으로서 일을 하고 있다거나하면 전 그땐 그 A를 봉사활동을 하는 A, 평범한 직장인A로서 대할 겁니다. 그렇다고 A가 제 혐오를 받는 일베인이 아니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만.(아, 다만 전 '탈일베'한 사람을 혐오하진 않습니다.)
              이런 혐오반응을 보고 일베를 벗어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일베인이 아닌거죠. 벗어날 수 없어 그런 반응에 반발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정체성에는 이미 일베의 비중이 큰 것이고요.
    • 일베와 그와 연관된 현상이 두들겨 부셔서 없앨 수 있는 문제라면 참 좋겠는데 말입니다.
      그렇다면 강경일변도 발언 팍팍 쏟아내면서 앞장서서 일베척결에 나설 용의가 있는데.
      애석하게도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지 싶습니다.
    • 좋은 글 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 요 한 달쯤 일베 아이들 글 싸는 거 보면 마치 "조금만 더 쳐다오 시퍼렇게 날이 설 때까지" 하는 것 같더군요.
      외부의 탄압에 맞서 내부의 총화단결 외치면서.
      뭐, 과거의 역사를 돌아볼 때 일베의 물결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사그러들 거라 생각합니다.
    • 글쎄 뭐랄까 전 일베 보면 주변의 아이들에게 크고 작은 해를 끼치면서(때론 몇몇의 인생을 별다른 죄책감 없이 일찍 쫑쳐주면서) 쎈척하다 연애상대 앞에선 '난 사실 외롭고 힘들어서 그래 그러니 날 성자 성녀와도 같은 무한한 인내와 사랑과 인정과 맷집으로 구해줘. 내가 이렇게 된 건 세상탓이야. 이런 나를 돌아보지 않는 세상이 나쁜거야ㅎㅎ 응? 나 나쁘다고? 응 나 나빠? 근데 뭐?ㅋㅋㅋ'이러는 인간들이 생각납니다...... 아악

      그리고 보통 이런 애들은 자기가 인생 망가트린 피해자에 대해선 쉽게 잊어버리고 그런 일들마저 자기 자존감을 올리는 하나의 일화로 미화해버리죠.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망가트리는 피해자는 보통 그런 애들이 건들법할 정도로 사회적/성격적으로 약하고 유순한 사람이어서 망가지면 망가지는대로 열에 아홉은 인생 버로우..
      • 동감입니다. 그러면서 적당히 동정도 얻고 뭐 저런게 용인이안되면 ㄷ그냥 동정해주는 상황이면 별 탈없이 인생을 잘 사는게 현실이죠.
    • 좋은 글 잘 보았읍니다. 역시 힘든 길이네요. 아참 같은 듀게 유저를 거론할 때는 ~님 이라고 하면 좋을 듯 합니다.
    • 큰 고양이/
      1. 뭐 그렇죠. 간단한 일이 있겠습니까.
      2. 5월이 가고 6월이 왔습니다. 엊그제가 6.10이었죠. 모든게 그렇게 흘러가고 또 잊혀지게 마련.
      저는 진심으로, 한국사회는 일베에 감사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해요. 적어도 한국사회의 적나라한 현실을 보여주었고, 잠시나마 광주의 트라우마를 상기시켰다는 점에서는.
      격하게 흥분하시는 분들을 보면 그 피로감을 오래 견디긴 힘들지 않겠나 생각합니다만.. 글쎄, 의외로 일종의 취미 같은게 되어 일상의 활력소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고.

      so raw/ 박권일 좋죠. 신뢰할만한 필자라고 생각해요. 야스다 고이치의 책도 읽어보고 싶은데 밀린 책이 너무 많으어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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