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짐승 사진] 유달리 사진발 잘 받아서 자랑하러 왔다가 온갖 딴 얘기
오늘로 만 8세가 된 꼬마입니다.
자연광에선 눈빛이 좀 노란편인데 형광등 불빛 아래선 연두색을 많이 띠네요.
평소에는 잘 생겼단 느낌은 강해도 이렇게 새초롬하니 예쁜 모습(네, 저는 팔불출입니다. 부인하지 않아요)은 좀 드문 편인데
어제 아래 이 사진 찍고 신나서 카톡 프로필 화면으로 설정해놨습니다.

주택에 살던 시절 집앞에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계속 들려서 나가봤는데 고양이는 안 보이고 소리만 들려서 우왕좌왕 하던 차에
따라나온 저희집 개님이 갑자기 차밑으로 들어가길래 "리지 안돼 나와! 뭐하는 짓이야!" 하고 개를 끌어냈어요.
그런데 웬 얼빠진 고양이 새끼, 아니 새끼 고양이 한마리가 차밑에서 리지를 따라 나오더군요.
처음엔 일단 밥이나 좀 먹여야겠단 생각뿐이었는데 여차저차해서 이 녀석이 우리집 둘째로 눌러앉게 되었고,
당시 한창 열심히 보던 닥터 스쿠르의 영특한 허스키를 본받으란 뜻으로 '꼬마'라는 이름을 붙여줬습니다.
주워온 아이라서 생일은 당연히 모르지만 한달반쯤 돼 보였기에 데려온 날을 기준으로 거꾸로 45일을 셌더니
마침 리지를 집에 데려온 날짜랑 겹치기에 간편하게 리지 입양일=꼬마 생일=6월 11일 이렇게 됐어요.
요건 어제 찍은 사진인데 이것도 예쁘장+새침하게 잘 나왔어요. 똑같은 사진 두번 올린 게 아닙니다. 자세히 봐주세요.
서랍 속에 들어가고 싶어서 서랍 열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모습이에요.
먹는 것도 아니고 입는 옷인데 고양이 털 좀 묻으면 어때- 이러고 보통은 열어주는 편이거든요.
꼬마를 찾아낸 공을 세운 리지 사진을 안 올려주면 섭섭해할까봐 우리 할머니 개님 사진도 올립니다.
이건 몇주 전에 딱 삭발한 당일 사진인데 지금은 털이 조금 더 자랐습니다. 사진에 희미하게 보이는 목주름에서 세월이 느껴지는군요.
*사족 추가: 전 짐승이라는 말을 참 좋아합니다. 뭔가 어감도 귀엽고 단어가 한정짓는 범위도 유용해요.
동물이라고 하면 사람, 곤충, 물고기 등등 온갖 게 다 포함되는데 짐승이라고 하면 사람은 빼고 털 달린 항온동물만 얘기하는 것 같아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