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티 파이튼(?)의 성배. 연비연멸.
몬티파이튼의 성배는 아더왕 설화를 희화화한 작품입니다.
75년작이지만 그 센스가 아직도 돋보인다는 평을 듣고 봤는데요.
아더왕 설화는 딱히 본 적은 없지만, 건국 설화라는게 대체로 짱쎈 사람이 다 이겼다는 내용일 것이라 생각하고 봤습니다.
생각해보면 한국은 주몽 설화 외에는 평화적인 편이군요.
전반적으로 영웅 설화 속 영웅들을 비트는 내용입니다.
아나키스트스러운 농노가 나와서 아더왕 보고 폭력을 휘두르는 운운 한다던지.
팔다리가 잘려 나가도 패배는 인정 않고 고집만 부리는 기사를 보여준다던지.
마지막에는 경찰이 살인죄(?)로 잡아가더라고요.
당시 정치 상황과 연계되는 유머도 있는 것으로 아나 딱히 이해는 못 했습니다.
저렇게 대놓고 비꼬는 행위가 한국에서 되겠냐.
요즘 SNL 보면 안 될 것도 없는데, 역사를 비꼰다는 측면에서는 꽤 지탄 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고려 태조 왕건이 호색한이라 30명 정실 부인을 두고 또 사기 결혼을 해서 31번째 젊은 부인을 맞이한다던지.
조선시대 성리학자들 옆에 기술자나 과학자를 배치해서 대조시킨다던지.
(전쟁이라 옆에서는 사람 죽어 나가는데 이기호발 운운)
청나라에 볼모로 끌려간 여자들이 돌아오니 환향녀라고 손가락질 하며 돌을 던지는 이중성이라던지.
하지만 무엇을 가져다 놓아도 아더왕 설화만큼 이미 틀이 잡혀 있는 것은 찾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용의 눈물 이방원이나 태조 왕건 궁예정도가 그나마 반복된 역사적 설화 같고.
그마저도 세대에 따라서는 모를 수도 있겠죠.
가장 가까운 영웅설화는 박정희를 비롯한 군부 세력이 퍼트린 이미지겠지만
그것을 건드리면 정치 싸움이 되면서 보기 불편해 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고.
연비연멸은 장국영이 감독한 금연 홍보 영화입니다 (...)
담배 피우는 집 아들이 백혈병 걸려서 죽는데
'부모가 담배를 피운다고 아들이 백혈병 걸리라는 법은 없어'
라는 영화 속 말이 '피우면 병 걸릴지도 몰라' 라는 말보다 더 강하게 느껴집니다.
아마 작중 부모는 혹시나 그것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죄책감이 들었겠지요.
옛날에 어떤 여자사람한테 비슷하게 써먹었던게 생각 났어요.
애를 낳아서 봤는데 눈이 하나 없다던가 하면 그 때 담배 생각이 안 나겠냐고 했는데.
역시 그런 말 하면 안 이루어지는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