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보다가 울컥하고 눈물 글썽 한 경험, 뭐 있으실까요?

어릴 때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책을 학교에서 읽었는데,

쉬는 시간 마다 읽다 보니 책을 다른 친구가 집어 가서 볼 때가 있더란 말입니다. 다음 이야기 정말 보고 싶은데...

그러다 결국 책 한 권을 같이 앉아서 보게 되었습니다.


학교 마치고 둘이 남아서 그대로 책을 끝까지 다 읽었는데.

마지막 한 페이지. 이 무슨 기법인지...

내용상으로는 아무 반전도 아니지만, 형식상으로 거의 반전에 가까운 그 수법 덕택에

확 뭐가 치밀어 올라서 눈물을 떨구게 되었습니다.

어린애라서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나중에 "어린왕자"를 보면서, 역시 마지막 페이지 갑자기 접했을 때,

- 가끔 번역본 중에는 어린왕자 마지막 페이지 편집을 잘못해서 앞쪽 페이지와 같이

보이게 하는 경우 있는데, 이럴 경우 의외성을 확 줄이게 된다고 생각 합니다.

마지막 페이지가 안보이게 앞에 내용 다 있고,

맨 마지막을 펼쳤을 때 왼쪽에는 삽화만 있고, 오른쪽에 덩그러니 마지막 페이지의 짧은 말이 있어야 분위기가 삽니다. -

"에이, 이거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때 본 거랑 똑 같은 수법이네..."

하면서도 역시나 감격.


꼭 슬픈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감격적인 장면이나, 주인공이 아주 멋지게 이겨내는 과정에서도 자기도 모르게 눈물 글썽하게 되는 경우도 있는 거 같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읽은 책중에는 보다가 눈물을 글썽 한다기 보다는

장중하고 여운 넘치는 결말 덕분에 책 읽고 나면 뭔가 마음이 휑하달까,

오히려 확 차오른달까, 뭐 그런 기분이 되어 가지고, 아아아... 장탄식만 하고 있다가.

나중에 어떤 계기로 갑자기 그 책 읽던 감정이 돌면서 감격하게 될 때도 있는 듯 합니다.


오히려, "최루성 소설"이라고 너무 선전되어 있는 것들은

"울라고 너무 노리고 썼다" 싶어서 진짜 감정으로는 잘 안 기우는 듯도 한데.


이런 경험 뭐 있으셨습니까? 어떤 이야기가 자기도 모르게 눈물 글썽하게 했던 것일지요.

    •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쓸려고 이 글 눌렀는데...
    • 저는 "시네마 천국" 영화에서 마지막에 혼자 영화 보는 장면 봤을 때도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수법과 일맥상통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정작 "시네마 천국"에서 관객들 다 눈물 흘리기 시작하는 장면은 주차장으로 쓴다고 건물 폭파하는 장면인 듯도 싶습니다만.
    • 같이 소설을.읽는 장면이 너무귀엽네요
    • 아아..많지요. 하나만 써볼까요. "과연 수평선 위로 배가 한 척 보였고 그 갑판 위로는 너무나도 늠름한 셰클턴 대장의 모습이 보였다. '모두 무사한가?' '네, 모두 무사합니다!'......그리고 그토록 적고 싶었던 항해일지의 마지막 구절을 적어넣었다. '모두 무사! 고향으로 귀환중!'"
      • 이 부분만 봐도 굉장히 그럴듯해 보입니다. 하나만 써 보시지 마시고 몇 더 풀어 주시면 또 어떠시겠습니다.
        • 아, 소설이 조건이었나요. 이건 논픽션 <섀클턴의 위대한 항해>
    • 권정생 선생님의 <강아지똥>, 두 페이지에 걸쳐서 강아지똥이 민들레꽃을 꼭 껴안는 장면이요.
      예비역 복학생이 중앙도서관 서가에 숨어서 훌쩍훌쩍 울다가 도망쳤습니다.
    • 이청준 '눈길'

      이건 울리려고 작정한 작품이지만;
    • 전 약한 포인트가 있어서...자기 처지를 그렇게 나쁜건 아니야라고 받아들인 어른스러운 아이가 나오면 어느새 눙물이....'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이후 가장 많이 운게 '자기 앞의 생' 이었어요.
      • 오~1초 간격으로 찌뽕! ㅎㅎ
        • 그러게요ㅎㅎ 그래도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읽을 때는 꼬꼬마였는데 '자기 앞의 생'은 몇 년전에 엉엉 울면서 읽었지요.
    •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진짜 대성통곡하며 읽었죠...

      어른돼서 그렇게 질질 짜면서 읽었던건 '자기 앞의 생'이요. 엉엉...로자 아줌마 엉엉...
    • 아이 이야기 말씀하시니까 "꼬마 철학자" 앞 부분 엄청 재밌게 읽었던 것도 기억 납니다. 중반 이후로 좀 시들하게 봐서 아위웠습니다.
    •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ㅠㅠ 어릴때 몇번이고 울면서 읽었어요. 참 많이 읽었는데 그때마다 울었죠.

      출간된 소설중엔 룬의아이들 윈터러편도 어린아이의 처절한 생존과 아픔과 극복이란점에서 울기도하고 감동하며 읽었고.

      마당을 나온 암탉도 마지막 장면에선 눈물이 살짝.
    • 최근에 출간된 책 중 『당신과 꼭 결혼하고 싶습니다』라는 책에 수록된 「달팽이와 다슬기」라는 작품이 그랬습니다. 주인공의 짐짓 어른스러운 척 하드보일드하지만 사실 생각하는 건 딱 애 같은 말투에 이끌려 따라가다 보니,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결말이었음에도 그 상황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돼 있었달까, 그래서 갑자기 슬픔이 북받치는 소설이었습니다.

      정반대의 경우로는 코니 윌리스의 『둠스데이 북』이라는 장편 SF 소설이 떠오릅니다. 이쪽은 비극적 결말이 기다리고 있음이 너무나 명확한 상황에서, 결말에 이르는 순간을 한사코 미루면서 어떻게든 빠져나가려고 몸부림치는 과정을 세세하게 따라가다 보니 그 무용(無用)함과 숭고함이 한데 뒤섞여 밀물처럼 서서히 차오르는 기분이 압도적이었습니다. 그리하여 마지막 10여 페이지도 아니고 100여 페이지를 내내 울면서 읽었습니다.
      • "달팽이와 다슬기"는 6년전에 처음 나왔을 때는, 살금살금 눈에 안 뜨이게 배경묘사하면서 복선 깔았다가 마지막에 모으는 것이, 회고조로 되어 있는 서술인데 가까운 미래의 일을 다루는 듯한 내용이라는 점과 맞아서 묘했다 싶습니다. 그런데 지금 보면 이제는 그런 식으로 보이지는 않아서 그때와는 많이 다르게 기분이 들기도 하는 느낌입니다.
    • 저도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 쓰려고 들어왔는데 이 엄청난 지지율!!

      그 외에도 - 소설이 아니라 그림책이지만 '백만 번 산 고양이'요. 읽을 때마다 마지막 장에서 웁니다. ㅠ ㅠ
    • 저는 인생(살아간다는 것) 보면서 안 운 순간이 없었던 것 같은-.- 콧물범벅을 해 가며 중도 서가에서 엉엉 울며 읽었습니다.
      또 타이베이런(타이베이 사람들)의 모든 단편이 사람을 좀 울컥하게 하는 최루성이 훌륭하다고 생각하고요,
      빨간머리 앤 시리즈 중 '포 윈즈'에서 늙은 짐 선장이 어렸을 적 신기들린 자기 선생님이 오지 않는 자기 신부를 기다리며
      해변을 거닐다가 환상을 보는 장면도 그렇고....뭘 보면서 운 적 정말 많은데 지금 생각하려니까 또 딱 안 떠오르네요.
      • 저도 위화의 살아간다는 것 읽으며 베개 물고 울었는데 동생이 뭐가 그리 슬프냐며 읽기 시작. 그리고 저희 둘은 얼싸안고 울었다지요. 아이고 유경아ㅠ 꺼이꺼이ㅠ
    • 분명 나에게는 있는데 원서를 뒤져도 안나오는 캐서린 맨스필드의 단편이 있어요. 무뚝뚝한 아버지와 집에 혼자 남게 된 꼬마 여자아이 이야기입니다. 아빠가 있는 방 쪽을 빼꼼히 바라보며 아빠 생각을 하던 아이가-아빠는 얼마나 피곤할까, 아빠는 얼마나 심심할까- 아빠를 즐겁게 해주려다 회사 서류를 가위질합니다. 아빠는 아..음...만 연발하며 어쩔 수 없다는 듯 별 말하지 않아요. 그러다 잠든 아이가 가위눌려 비명을 지르고 깨어나자 아이 방으로 와서 무뚝뚝하게 말합니다. 왜 또? 아이가 무섭다고 말하자 역시 아..음..하고 별 말없이 아이를 데려와 자기 몸 위에 올려놓고 잠이 듭니다. 잠시 뒤 아이가 아빠를 흔들어 깨우죠. 왜 또? 음, 아빠, 아빠 심장은 정말 큰거 같아요. 아빠 가슴 두근거리는 소리가 나에게도 다 들리니까요!
      -------------------
      나중에 결혼하면 무심한듯 하지만 아이에게 결코 화내지 않는 아빠가 되어야지, 하는 생각을 했었죠.
      그런데 이상해요. 인터넷을 아무리 뒤져도 맨스필드 단편집에 이 이야기가 없으니. 내 착각인가.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5권인가에 여주가 "마르셀" 하고 부르는 부분이 있던 것 같은데

      이 글은 내내 지난 일을 곱씹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유독 저 이름 부르는 부분만큼은
      지금 일어난 일인지 옛날에 있던 일인지 구분이 안 되더라고요.
      • 옛날 일이죠.

        원문은 조건법(영어의 가정법 )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에게 저자의 이름을 빌려준다면 ' 사랑하는 마르셀 '이 될 것이다, 이런 식이죠. 뒤쪽엔 이런 유보없이 그냥 마르셀이라고 하고요.
        • 그리고 국일미디어 김창석본에는 이 장면이 실수라고 하고있는데 실수가 아니라 나중에 일부러 추가한 대목이죠.
          여하튼 그 두꺼운 책에서 1인칭 주인공의 이름이 한번도 안 나오다가 이때만 나온다는 점에서 많이 얘기되는 장면이죠.
          이 소설에서 주인공과 부모님은 이름도 없고 말투도 없는 유령같은 존재고요.
          • 해설 감사합니다. 다음에 다시 읽을 때 참고할게요.
            그런데 제가 말하고 싶었던 개인적인 감상은, 모든 글이 옛날 일을 얘기하는 것처럼 쓰다가 이름 듣는 부분에서만
            환청이라도 들린 것처럼 '깜짝' 하고 작중 화자가 회상에서 깨어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어쩌면 장면 자체를 착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군요.
    • 라임오렌지나무는 평생 흘릴 눈물의 절반을 가져갔죠.

      그리고 대학때 북회귀선 읽다가 결말에서 한방 맞고 엄청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 이청준의 눈길 못지 않게 울리려고 작정한-_- 한승원의 어머니. 그리고 최근에 수업했던 박완서의 아저씨의 훈장. 갑자기 목이 메여서 말을 못이었습니다ㅠㅠ
    • 전 국민학교 때 알퐁스도데의 꼬마철학자를 보고 눈물을 찔금 흘렸더랬어요. 내용은 기억이 하나도 안나지만 "쩔그렁쩔그렁..." 뭐 그런 의성어로 끝났던 것 같은데--
    • 여기 라임오렌지나무 한명 추가요....
    • 라임오렌지나무 받고 '마당을 나온 암탉' 갑니다. 만원 지하철에서 서서 읽다가 눈물을 못참고 몇 방울 흘렸는데 주변 사람들이 힐끔힐끔 쳐다보더군요...
    • 본거 전부요 작가는 그런 재주가 있어서
    • 설렁탕을 사왔는데 왜 먹질 못하니
    • 어릴 적에 읽은 <빵과 포도주의 마르셀리노>요. 아직까지도 그때의 충격과 슬픔을 기억해요ㅜㅜ
    • 아, 책이 아니라 만화책이라고 한다면 '자학의 시'가 어떨지? 1,2권인데 2권 중반부터 폭풍눈물을...
    • - 상당히 두꺼운 책을 읽었는데 끝에서 주요 인물이 죽어버릴 때 눈물 나옵니다. 죽는 것도 슬프지만 거기에 부록으로 그간 읽은 고생으로 눈물이 앞을 가리는 것도 있죠.

      - 그리고 이야기에서 동물이 죽는 부분.
    • 저는 눈물이 흔한가봐요 -_-
      만화책 보고서도 많이 울고(아기와 나,는,,읽다가 콧물까지 줄줄 흘려가며 울어서 사람들이 이상하게 봄)
      소설은 '엄마를 부탁해' 를 읽다가도 줄줄줄...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는, 만화로 보다가도 막 눈물이.. ㅠ_ㅠ 아휴, 생각만해도 제가 다 설움이 복받쳐요(왜이럴까..)

      윗분들이 추천해주신 '살아간다는 것' 과 '눈길' 은, 작정하고 울고 싶은 날 읽어야 겠네요.
    • 역사책 읽다가도 울고 - 심지어 난 그 인물이 죽는다는 걸 이미 배워서 아는데도 - <돈키호테> 결말 부분에서도 울고 장르를 가리지 않고 울컥합니다.
    • 저도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에 한표요.. 진짜 꼬마애가 대성통곡을 해서 부모님들이 -_- 뭐..뭐지;;하고 당황해하셨던게 기억나요.

      근데 워낙 영화/만화/책 보다가 잘 울어요. 음악듣다가도 울컥 잘하고. ('아기와 나'는 볼때마다 울게되요;)
      봉준호 감독 괴물 보다가도 울고..

      특히 약한 소재가 동물 관련 부분인데,
      어제도 지하철에서 터키 시위 사진중에 시민들이 강아지 눈 닦아주는 사진보고 좀 울컥했어요.
    • 조정래 아리랑에서 공허스님 마지막에 가실 때 지금도 그 장면만 생각하면 눈물이 그렁그렁
    • 성냥팔이소녀요

      부모가 되고 나니 그렇게 슬픈 얘기가 없어요 애한테 읽어줄때마다 전 눈물이 그렁그렁. 애는 어리둥절..
    • 어렸을때 '아낌없이 주는 나무' 읽고 엄청 울었어요.
      '엄마를 부탁해'는 재작년 엄마 아프셨을때 읽었다가 통곡을...
    • 저는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를 읽을 때는 안 울었는데 같은 작가가 쓴 "나의 사랑 로징냐"를 일고 많이 울었어요. 로징냐가 죽는 장면에서 (정확히는 불태워지는 장면에서).



      그 보다 어렸을 때는 "플란다스의 개"를 읽고 울었던 기억이 나요.
    • 어렸을 때 '에밀레종' 이야기를 보고 울었어요. 친구에게 빌린 책을 길에서 읽으면서 집으로 왔는데 '아니 이런 잔인한 사람들, 빈 말로 그럴 수도 있는거지. 약속했다고 정말 아이를 가져다가..' 막 이러면서 훌쩍훌쩍 울었어요.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내 영혼의 따뜻했던 날들, 자기 앞의 생도 슬프고 감동적이었어요. 소설은 아니지만 '섬집아기''개똥벌레' 노래도 부르거나 들으면 참 슬퍼요.
    • 저도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어렸을 땐 안울었던 것 같은데 크고 나서 다시 읽어보니 장난 아니더군요. 현실이 눈에 보이면서 눈물이 주룩주룩. 6살짜리 주인공치곤 너무 조숙하고, 저자의 입김이 티나게 들어간 것도 같았지만 여튼 멈추기 힘들었어요.
      최근에 읽은 책중엔 부끄럽지만///_// 십대 소설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무슨 십대애들이 일케 성숙한지. ㅜ.ㅜ 얘네들에 비하면 십대시절 저는 맹꽁이 반푼이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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