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논란에 대한 그냥 좀 긴 글 2

* 참 이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군요. 어쩌면 게시판 포인트에서 1등을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메피스토는 법에 대해 잘 모릅니다. 경험이라면 고작 법원에서 실무, 그것도 민사 관련 실무업무를 1년 반정도 본 것인데, 그걸가지고 법에 대해 디테일하게 이야기하면 금방 주화입마에 빠지겠죠. 그나마 알았던 실무적인 부분마저 지금은 상당부분 개정되었을겁니다. 그러니 특별하게 사고를 치거나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은 이상 법과 제 인연은 끊어진 샘입니다. 판례나 사건기록은 짬 날때마다 봐뒀지만 법을 전공하거나 깊이 공부한 적이 없는 사람이 봤던 것이니, 이 역시 법에 대해 논할 근거가 될 수는 없을겁니다. 남들이 비싼 돈주고 치뤄야할 경험들을 서류를 통해 자세히 봄으로써 개인이 살아가는 동안 조심해야 할 추상적인 몇가지 정도를 알게되었다 정도의 의의는 있겠군요. 아. 그리고 판사들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 깨진 것도 있고, 편견이 공고해진 것도 있고...뭐 이정도? 걍 자기 일에 굉장히 철저한 동네 아저씨들이라는거죠. 그러니 이 글은 디테일한 판례에 근거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없는, 딱히 생산적일 것이 없는 글입니다. 사실 메피스토의 글들 중 생산적인 글들은 가뭄에 콩나는 수준이거나 그 존재유무 자체가 의심되는 정도일겁니다.

 

 

제가 이 사건에 유독 스팀을 받고 격앙되었던 것은 양비론들 때문입니다(미리 말씀드리건데 듀게 한정이 아닙니다). 특히 파시즘 운운하거나, 이런건 일베와 다를 것 없다....식의 식의 표현들이죠. 일베적 가치관을 비판한답시고 다른 것과 결합하여 과격하게 표현하는 의견이 있다면 그건 당연히 비판받아야합니다. 예를들어 전효성사건을 빌미로 여성을 비하한다던가...같이 말이죠. 거기서 끝. 변명을 해줄 필요도 이유를 붙여줄 필요도 없습니다. 그러나, 다수의 사례에 근거한 일베 비판과 내부에서 충분히 비판받는 일부 사건을 비교하는 것으로, 진짜 파쇼적 정서를 보여주는 행위와 그를 비판하는 행위를 일부를 근거로 동급으로 놓는 발상에는 문제가 대단히 많다고 봅니다. 전범이 있고 전범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후자의 사람들 중 오버하는 사람들이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전범비판의 의미가 퇴색 될 필요는 없을겁니다., 전범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파쇼로 매도or얼치기 양비론 잣대를 적용시켜도 안될테고요.    

 

 

일베에 대한 처벌이 나중에 부메랑이 되어서 돌아 올 수도 있을까요?  그런데 일베가 처벌되는 것과는 별개로 기득권이 마음먹고 하나의 진보커뮤니티를 박살내는건 어려운게 아닐겁니다. 언제는 이유가 중요했습니까. 일베를 처벌한 논리가 다른 어떤 커뮤니티를 처벌할 근거중 하나가 될 수 있을까요? 물론 부분적인 논리를 제공할수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부분적인 논리는 부분적인 논리일뿐입니다. 그 나머지에 차이가 있다면 반박을 해야겠죠. 만일 진보적인 커뮤니티가 일베와 다를바 없는 행동을 한다면 그것 역시 일베와 똑같이 처리해야겠죠. 그건 무섭지 않습니다.  A케이스와 B케이스가 비슷해보인다고 해도 디테일이 어떠냐에 따라 두처리방식은 비슷할수도, 다를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디테일까지 흡사함에도 동일하게 처리하지 않거나, 디테일이 명백히 다른데도 동일하게 처리하려 할때죠. 그땐 그거대로 저항을 해야하는 문제고요. 부메랑에 대한 우려는 두 사건이 흡사할 경우 의미가 있는 우려일겁니다.

 

 

echoic님께선 절 콕집어 의견이 생각보다 강경하지 않다...라고 하셨는데. 땡. 이 문제에 대한 제 의견은 언제나 강경합니다. 사실 메피스토는 언제나 강경합니다 :-p. 다만 방법론에 대해 고민을 하지 않을 뿐이죠. 그건 집안에 들어온 해충을 박멸하는데 에프킬라를 쓰건 파리채를 이용하건 젤타입 살충제를 이용하건 고민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와 동일합니다. 벌레를 사라지게 한다는 대전제에 공감한다는거죠. 당연히, 빠르고 확실한 방법일수록 좋을겁니다. 집에 불을 지르는 바보짓을 할 필요는 없지만요. 해충을 잡는 일을 제가 전문적으로 할 수 없으니 세스코(법)의 힘을 빌려야겠죠? 그 벌레를 처리하는건 세스코가 할 일이고, 전 그저 의뢰만할뿐입니다. 벌레가 사라지길 기다릴 뿐이죠. 그런데 누군가가 바퀴가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우리가 보호해야할 자연에 대해 뜬금없이 설파한다면? 이 사람은 도대체 왜이러나...라는 생각을 하겠죠. 맞는 이야기처럼 보여도 그 이야기가 맞는 장소가 있고 안맞는 장소가 있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물론 어떻게든 잡아도 관리를 소홀히 한다면 벌레는 다시 생길겁니다. 그런데 그렇게 발생한or발생할 벌레를 잡거나 예방하는게 벌레잡는 사람들의 일입니다. 어떻게든 벌레가 발생하니 잡거나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는게 소용없음을.이야기하는게 아니라, 일단 잡을건 잡는거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논쟁은 정말 뜬금없었습니다. 법과는 무관하게, 그리고 몇몇분들의 바램이나 관념적인 논쟁들과는 전혀 별개로 인간은 언제나 자유를 제한당하며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것입니다. 저같은 일반 시민의 입장에선 제한이 된다고 나쁜것도 아니고 제한이 없다고 좋은 것도 아닙니다. 이제 까지 생활이었으니까요. 그걸 느끼지 못하는건 단지 제가 거기에 해당이 안되었기 때문이죠. 인간이 사회를 이루고 살아가는한 제한은 필연적인 일입니다. 만일 부당한 이유로 제한을 받는다면 그건  저항을 할 일이 되겠죠. 그런데 여기서 방점은 '부당하게'입니다. '제한'이 아니라요. 그렇다면, 우리가 논의해야할 것은 제한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부당한지 아닌지일테고, 그건 결국 대상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같은 가치관의 논쟁이 될 것 입니다. 한국의 진보진영에서 표현의 자유가 모든 표현을 허락해야한다 라고 규정되나요? 만일 그렇다면 이 개념은 수정되어야 할 개념이라 생각합니다.

 

 

일베 및 일베적 가치관에 대한 무시와 무대응은 결코 좋은 방법이 될 수 없습니다. 네. 이건 그냥 경험적으로 알게된 사실입니다. 그동안 일베적 가치관이 그런 대접을 받았기때문이죠. 최근만큼 일베가 논란의 도마위에 오른적이 있습니까? 아뇨. 그저 찌질이나 관심병 환자 취급을 받았죠.  많은 사람들이 무시와 무대응이 상책인것 마냥 이야기했습니다. 단지 몇몇 사람만이 '유별나게' 비난했을뿐이죠. 그리고 그 결과가 오늘날 문제가 되는 일베의 전방위적 활동이나 반사회적 게시물들입니다. 어떤 현상이건 무시와 무대응은 방법이 되지 못합니다. 이는 단지 관심병환자들을 조롱하는 용도로만 쓰이는 것인데, 문제는 그들이 이걸 조롱으로 받아들일만큼의 인성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런 일 자체가 일어나지 않았을거란 것이겠죠..

 

 

사실 그렇습니다. 전 이 참에 일베적 가치관으로 대표되는 여성비하와 제노포비아, 반호남정서 및 반민주화 정서를 모조리 묶어 폐기하거나 적대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하는 것과는 전혀 별개로, 현실은 그렇게되지 않을것이라 추측합니다. 지금 일베가 보통사람들의 도마에도 오르는건 그들이 단순히 여성혐오나 반호남정서를 가져서가 아니라, 그걸 지나치게 자극적으로 표출했기때문입니다. 여기서의 방점은 표출이 아니라 '자극적으로'입니다. 일베식 자극만 아니라면, 일부 사람들은 기꺼이 여성비하적 가치관이나 제노포비아적 성향을 여과없이 다시 드러낼 것이고, 쓸모없고 지리한 논쟁이 다시 부활-일베의 부활이 이어지겠지요. 그렇게 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고작 일베때문에 '표현의 자유'같은 개념이 동원되는걸 보면 그렇게 될 것 같습니다. 독재자의 딸이 괜히 대통령에 당선된게 아니니까요.

 

 

* 팥빙수를 먹으러갔지만 팥빙수는 먹지 못했습니다. 대신 맛없고 쓴 커피만 먹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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