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이든 개신교든

일단 '나 믿어볼랍니다' 하고 손을 들면 성경공부, 교리공부라는 걸 시키죠.

그런데 이게 참 묘해요.

성경 말씀이라면서 나름 논리적으로(?) 가르치시기는 하더라구요. 이런 부분은 어떠한 걸 상징하고, 또 저런 부분은 사실 이런 배경이 있다 등등

듣다 보면 흥미로워지기는 해요. 또 배움이라는 게 일방적인 것이 아니다보니 궁금증도 생기죠.

선생님께서는 그런 학생들을 위해 꼭 끝날 때즈음해서 '질문 없으세요?' 하고 물어보시는데,

이 타이밍에서 항상 문제가 발생합니다. (물론 제 머릿속에서만. 다른 사람들 머릿속은 모르겠군요 ㅋㅋ)

이해가 안가는 부분을 물어보면 다른 부분은 잘 설명하시던 분이

'이 부분은 그렇게 깊숙이 캐면 한도 끝도 없고 그냥 믿으셔야 해요, 신앙이 답입니다' 하고 두루뭉술 뭉개신단 말입니다....

어쩌겠어요, 설명이 안되는 건 어쩔 수 없지. 저도 종교를 완벽하게 설명할 수 없다는 건 알고 있어요.

하지만 애초에 '신앙' 이라는 완벽한 치트키를 가지고 있다고 하면, 왜 굳이 교리공부라는 노가다를 통해 레벨업을 강요당해야 하는 거죠?

성경에 나오는 모든 이야기들이 다 믿음으로 설명되는 거라면 다른 부분들도 일부러 공부하거나 그 의미를 헤아릴 필요가 없잖아요.

한 시간 내내 뭔가 그럴 듯하게 (학문적 관점에서) 성경을 가르치(는 척 하)다가 말문이 막히면 사실은 믿음이 쵝오ㅋ^^b

이런 식으로 궁금증을 억지로 뭉개야 하는 패턴이 뭔가 불합리하다고 생각한 새내기 가톨릭 신자입니다......

 

하......

그나저나, 정말 종교생활은 일종의 거대한 인맥관리라는 걸 절감하는 중이에요.

 

    • 물론 정당화는 존재한다. 하지만 정당화에는 끝이 있다/ 비트겐슈타인 ⓑ
    • 가르치는 사람도 잘 몰라서 그런걸거에요.
      사실 교리가 그렇게 단순하고 쉬운건 아니거든요.
    • 아니면 귀찮다거나...
    • 개인적인 믿음입니다만, 신은 특별한 공부나 지식이나 배경 없이도, 단지 인간이라면 이해하고 깨달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교리는 그냥 통과의례죠. 그런게 없으면 만만히 보니까요. 일단 믿음이란 걸 가지면 합리성도 저절로 생깁니다.
    • 교리공부는 그냥 기본적인 룰을 배우는거고.. 그 이상은 이제 본인이 파란 말이라고 생각해요..ㅋ
    • 통과의례이고 형식적인 수순입니다. 거기다 대고 진지하게 질문하고 그러시면 저처럼 교리선생에게 음해당해 생전 모르는 사람한테 그렇게 인생 살지 말라는 모욕을 받게도 됩니다. 아직도 그 교리선생이 저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다녔는지 때론 심히 궁금하기도 해요. 그치만 덕분에 천주교라는 것에 대해 완전 정나미 떨어져버렸다는 거. 정확히는 종교믿는 사람들의 공동체 안으로의 입성이 싫어졌다는게 맞겠죠. 하필 남 얘기를 악질적으로 꾸며 말하는 인간을 그런데서 마주치다니 정녕 천주교의 신은 제가 입문하는게 싫으셨나 봅니다. ㅎㅎㅎ
    • 파고 들면 끝이 없어 보이는데
      그 파고 드는 것을 적당히 끊어서 문을 봉쇄하면 종교에 가까와지고
      문을 열어 두면 과학에 가까와지는거 아닌지..
      그런 면에선 과학 뿐만 아니라 그 무엇도 종교화되기 쉽죠..
    • 제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드리자면,
      저는 "그냥 믿는 것"이 그리스도교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회의하지 않고 "그냥 믿을 수 있는 것"에 구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성경이나 교리를 "학문적으로" 연구하려면 의문을 갖는 자세가 필요하겠지만,
      학자가 아닌 신앙인이 되기 위해서라면 그럴 필요가 없지요.
      성경지식, 교리지식은 많지만 사변적인 논쟁만 일삼고 그리스도인답지 않은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너무 많이 보았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나 중심적인 시각을 버리고 모든 것을 하느님 중심에 두어야지요.
      하느님과 일치를 이루는 순간을 "지복지관"이라고 표현하는데, 교리공부는 지복지관에 이르는 것을 돕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고요.
      그런 순간을 체험하지 못하면 회의는 끝없이 생기고, 어떤 교리교사도 의문을 해결해주지 못할 것입니다.
    • 그래서 저는 종교를 못 믿죠. 의문이 많은 인간 종자라서 ㅋ
    • 저도 의심이 많아서 종교를 못 가져요
    • 그저 의심하는 것과는 또 다른 문제인 걸요. (물론 저도 의심이 많습니다만 ㅋ)
      공부하는 내용 자체가 서로 상충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어? 저번에는 분명 이렇다고 하지 않았나? 근데 그렇다면 지금 이런 이야기가
      가능한 건가? 말이 안 맞는데?' 뭐 이런 상황이 머릿속에서 왕왕 발생하게 된다는 거죠.
      그걸 억지로 앞뒤 짜맞춰서 설명하려고 하니까 가르치는 본인 스스로도 모순에 빠져서 '그냥 믿으삼' 이렇게 결론이 나게 되는 것 같고,
      그럴 거면 뭐하러 굳이 그걸 배워야하는 과정을 만들어놓느냐는 겁니다.
      전 '믿음이 최고' 라는 만능치트키가 있는데 (굳이 그 사실을 부정할 생각은 없어요) 왜 의무적으로 혹은 권장 차원에서라도 교리나 성경을 공부하게 할 필요가 있는가 그게 의문이라는 거죠.
    • 하지만 애초에 '신앙' 이라는 완벽한 치트키를 가지고 있다고 하면, 왜 굳이 교리공부라는 노가다를 통해 레벨업을 강요당해야 하는 거죠?

      => 추가하자면, 가톨릭에서는 자기중심적인 신앙을 경계합니다.
      어떤 사람이 어느 날 기적을 체험하거나 계시를 받았다한들 그것이 진짜 기적이고 계시인지 단순히 환각을 본 건지, 백일몽을 꾼 건지 알 수 없지요.
      교리공부는 그런 자기중심적인 신앙에 빠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도 합니다.
      그리고 신자라고 해서 의심을 갖지 않는 건 아니에요. 단 한 번도 의심을 갖지 않아본 신자가 한 명이라도 있을지 모르겠네요.
      (유명한 사도 바오로도 의심했었지요)
      기독교 신앙이라는 게 "무조건 믿어야겠다"고 결심한다고 생기는 게 아니고, 어느날 하느님과의 일치를 체험할 때 많은 의문들이 해소된다는 편이 맞는 것 같습니다.
    • 무턱대고 믿으라고 하는 것 보다는 뭔가 고차원적인 이론으로 뒷받침되고 있는 것처럼 보여야 훨씬 있어 보이지 않겠습니까. 어차피 모든 종교의 속성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냥 믿어라'가 맞는 것 같고요, '근거 없는 믿음'을 감수할 수 있는 사람은 종교를 가지는 것이고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사람은 거부하는 것일테지요. ⓑ
    • ㅋㅋ 어떻게 {기억이 안나요}가 포도주로 변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어서 교회 사람들의 말을 듣다가 갸우뚱할 수 밖에 없었다던 아버지 말씀이 떠오르는군요 ㅋㅋ
    • 저도 요즘 세례 받으려고 교리 듣고 있어요~
      사실 질문거리는 많은데 이게.. 답이 없는 질문 같다고나 할까요.
      결국은 그거잖아요. 하느님의 뜻을 인간이 어찌다 알리오.
      그럼에도 카톨릭 신자가 되려고 하는 저는 참 아이러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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