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플라워 보고 실망한 얘기
본 지는 좀 됐는데요, 비행기에서 집중 120%하고 중간에 졸지도 뭐 먹지도 화장실도 안가고 봤는데 무지 실망했어요. 기대치는 조금 있었지만 평소 갖는 기대에 비해 별로 높진 않았는데 말이죠(그건 사실 엠마 왓슨 때문이지만). 한국서 곧 개봉한다길래 영화 보신 분들하고 이야기하고싶어서 참고 있었는데 이미 개봉한 지 좀 됐군요.
기본적으로 괜찮다 하는 음악영화와 성장영화의 (나쁜) 클리셰는 거의 다 베껴온 것 같아요. 과거에 입은 상처, 우울증을 앓는 주인공, 일기한테 말걸기, 전부 내 탓이야, 못났지만 별다른 이유 없이 진실한 친구가 생김, 비밀스럽게 좋아함, 친구의 비밀을 지켜줌, 잠깐의 실수로 멀어지지만 곧 놀라운 사건으로 인해 신뢰를 급 회복함. 자기들만의 의식, 자기들만의 음악, 그룹 안의 그룹이 존재함, 못났던 주인공에게 캐릭터를 만들어 줌, 졸업식, 선생님과의 비밀스런 유대, 글을 잘 쓰는 능력, 본 지 오래돼서 다 생각이 안나는데 거의 무슨 씬마다 클리셰 또는 오글거리는 장면이 하나씩 있어서 정말 실망스러웠어요. 그런 맛에 보는 영화라고 하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저도 성장영화 굉장히 좋아하지만 이 정도의 오글거림도 저한테는 과한 것 같아요. 음악이 아주 좋았으면 모르겠는데 별로 인상적이지도 않았구요. 게다가 배우들 연기가 참 별로였어요. 주인공 맡은 은 크게 거슬리지 않았는데 에즈라 밀러는 통제가 안되는 것 같았고 엠마 왓슨은 말할 것도 없고 (미국영어 하니까 더 어색하더군요.. 배역이 어떻게 주어지는지 저는 이해가 안갑니다 예쁘긴 참 예쁜데) 심지어 믿고 보는 폴 러드도 밍밍. 하긴 주어진 역할이 워낙 틀에 박힌 거라 움직일 공간도 없어보이긴 했어요. 결정적인 건 대사가 참 구리다는 느낌입니다. 진부하기도 진부하고 새로울 것도 없고(이건 시놉시스 문제라고 생각) 오글거리기는 어찌나 오글거리는지.. 특히 키스신이 참 그랬어요. (이거 imdb 가니까 누가 인용해놨네요
Sam: Charlie, I know that you know that I like Craig. But I want to forget about all that for a minute, okay?
Charlie: Okay.
Sam: I just want to make sure that the first person who kisses you loves you. Okay?
Sam: [Charlie is silent, transfixed. Sam gives a watery chuckle and moves closer to Charlie. They kiss, starting slow and becoming deeper. Sam pulls away after a dizzying moment or two] I love you, Charlie.
Charlie: I love you, too.)
나름 기대하던 영화여서 그런지 공짜로(는 아닐지도..) 봤는데도 뭔가 억울하더라구요. 그렇다고 제 기대를 채우기가 어려운 것도 아니에요. 주변 사람들이 아직 이 영화를 못봐서 같이 이야기도 못해봤는데 여기엔 저처럼 보신 분 혹시 안계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