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진짜 사나이, 보면서 공감하는 여자분들 많지 않나요?

<진짜 사나이>는 보통 남자들에게 인기 있는 프로로 생각하고 있는 듯 하던데,

전 여자인데도 우연히 <진짜 사나이>를 보고 많이 감정이입이 되더군요.

물론 전 요즘 군대가 어떤지, 예전 군대체험이 진짜로는 어땠는지 직접 경험은 해 보지 못했어요.

그런데 거기서 하는 일상의 모든 것들이 별로 낯설게 느껴지지가 않네요.

몸소 체험은 아니었지만 그 모든 군대같은 훈육을 느끼면서  겪는 감정의 스펙트럼은 더 어린 나이인 초등학생, 중학생 때 비슷하게  경험해 보았다고 생각합니다.

단체 기합은 늘 경험해 보았고 위생검사해서 벌 받기,  (얼차려는 아니고 의자 들거나 손바닥 세게 맞기)

체육시간에는 얼차려도 많이 해봤구요. 매일 매일 학교는 즐거움이 아니라 공포였습니다.

 

총기 훈련은 안 해봤지만 체육대회나 운동회때 단체로 준비하는 매스게임이나 이럴 때 개인이 혼자 제대로 못하여 단체의 성적에

누를 끼치면 그 공포감을 말할 수 없었습니다. 신경질 잘 부르는 선생들은 그냥 달려와서 머리를 때리기도 했어요. 줄을 못 맞추거나 혼자 안무가 틀리거나

혼자 줄에 걸려 넘어지거나 할 때 말이죠.

쉬는 시간에는 절대로 뛰지 않고 한 줄로 뒷짐 지고 다녔구요. 산수 문제 복습하면서 하나라도 틀리면 머리를 막대기로 맞았습니다.

 

제가 다니는 초등학교는 이른바 명문인데 스파르타 식으로 애들 잡으면서 공부 가르치는 곳이었죠. 나이 든 남자 선생들이 많았는데 규칙을

제대로 못지켰을 때 어린 나이에 겪었던 공포감은 말할 수 없습니다. 하다못해 쓰던 노트가 다 떨어졌는데 새 노트가 준비되어있지 않을 경우

혼날까봐 무서워서 엉엉 울던 기억도 있으니까요.

그야말로 암울한 유년기였는데 제가 당하는 경험이 일반적인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뭣 모르고 어릴 때 당한 거죠

그렇게 초등학교, 중학교를 지내고 보니 고등학교 대학교가 천국처럼 느껴지더군요. 그나마 사람 대접 받는 것 같아서요. 진짜 사나이에서도

출연자들이 더 나이가 많아서인지 단체기합은 있지만 그나마 인간적  <존중> 의 의미가 사라진 것 같지는 않아 보기 좋았어요. 사격하고 나서 교관이

사격결과를 병사와 의논하는 모습은 아주 전문적으로 보여 좋았구요. 만약에 정말 비정상적으로 나를 찍어 힘들게 하거나 비인격적인 언행을 하는

상관만 없다면 (그러니까 규정대로만 행동하는 상관만 있다면 )해볼만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도 해봤는데 이렇게 말하면 남자님들이 비난하겠죠?

 

우리 사회의 군대같은 경험은 꼭 군대에서만 있는게 아니고 만연되어 있으므로 여자들이 <진짜 사나이> 를 보고 너무 낯설게 느끼지는 않을 것 같아요. 하.다못해

학교 수련회를 가도 군대 상관같은 교관들을 보게 되니까요

 

며칠 전에 어떤 어린이집 폭력 사건에 대한 기사 제목이 < 군대 같았다> 였죠.  그걸 보니 이런 말을 해 보고 싶었네요.

    • 여자가 군대가도 마찬가지로 지옥도가 펼쳐질 거라는 의견이 나오는게 그래서 인듯 합니다.
      위계질서와 권력의 폭력성. 그걸 희석할수 있는게 의식수준의 진보인데 이건 남자든 여자든 공통사항이니까 조속히 해결하는게 좋을거 같아요.
    • 경험에 의한 성급한 판단이지만 일단 제 주위 예비역 남자들은 이 프로 다 싫어합니다.
      그냥 군대라는 그 환경을 다시 보기 싫다고 하네요. 자식들 군대 보낸 부모들이 보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도...
      • 저도 한참 지난 예비역인데 이 프로 보기가 힘듭니다. 내무반을 밝히고 있는 어두컴컴한 형광등과 점호할때 도열하는 광경만 봐도 기분이 참담해져요.
        휴가 나왔다가 복귀할때 저물어가는 석양을 보던 느낌. 게이트를 통과해서 어둑해진 영내를 20분정도 터벅터벅 걸어갈때의 고독한 심정.
        진짜사나이를 보면 그때의 절망적인 기분이 자꾸 되살아나서 눈을 돌리고 싶어요.
    • 실제 군생활이랑은 차이가 많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남자들은 별로 안좋아한다고..
      • 그것도 사람따라 다른가봐요. 어떤 사람들은 더 쉽다고 하고 어떤 사람들은 저렇게 엄격하냐고하며 다녀온 사람들도 의견이 분분하더군요. 물론 TV 라서 말도 안되는 상황은 나올 수가 없겠죠.
        • 같은 시기라 해도 자대 분위기에 따라 다르고, 구타금지가 확대된 이후는 또 다르니까(그래도 여전히 분위기 안좋은 곳도 있을테고) 여러가지가 뒤섞여 있을거 같아요.
    • 머리가 크고(?) 나서는 그런 생각이 가끔가끔 들어요.

      내가 뭘 잘못해서 받는 벌이 아닌, 그놈의 군기를 잡겠다고 뭣도 모르는 초등학생 중학생때 받았던 기합과 벌!

      그때는 그게 잘못됐다는 생각도 못하고 그냥 고개를 숙이고 어서 지나가기만을 빌었을 뿐이죠. 왜 그때 반항하지 못했을까요.
    • 군인들이 나라를 통치한 세월이 너무 길었죠. 그 때문인지 몰라도 우리 사회 곳곳엔 군대식의 문화가 너무나 만연해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듭니다. 저는 군대를 갔다왔습니다만 입대하자마자 군대식의 시스템이 전혀 낯설지 않고 무척 익숙한 체계라는 것을 몸으로 느꼈죠. 심지어 초딩시절에 한 보이스카웃이 군대보다 더 힘든적이 있을 정도였어요(예를 들어 6학년이 4학년들 불러다가 집합시키고 기합주고 하는.. 전 군대에서 집합 당해본적 없습니다. 제가 시킨적도 없구요). 여자분들마저 진짜사나이에 공감한다는 말에.. 정말 대한민국이란 나라 참 군대에 찌들대로 찌들었구나.. 하는 생각밖에 안듭니다. 참 한국이란 나라 정말 싫으네요.

      규정대로만 행동하는 상관이라... 글쎄요.. 폭언과 욕설을 일삼진 않지만 오히려 한편으로 FM대로 하는 상관이 더 힘들 때도 많았어요. 비인격적인 언행을 일삼는 쓰레기들이나 군인정신으로 무장되어 모든 걸 FM으로 처리하는 인간들이나 제 경험에 의하면 양쪽 다 피곤했습니다. 그냥 군대를 벗어나는 게 답이었죠.

      개인적으로 '진짜사나이'라는 프로 진짜 너무 싫습니다. 정말 1분도 쳐다보기 싫어요. 그냥 이런 프로가 예능이라는 이름으로 TV전파를 타고, 한편으로 군대문화를 미화하는 것 같아서 왕짜증이에요.
    • 제가 군대에 가서 훈련소에서 첫날 받은 가장 큰 충격이 그거였죠.

      극악하기로 소문난, 형이 죽고싶어 한강위어 선적도 있다는 이 공간이

      너무나 익숙하더랍니다.

      커다란 연병장 구령대 사열식 제식 조교와 단체기합 획일성 사회와의 차단 차별 폭력

      군대의 속성상 필요한 것들이 많지만, 그런것들이 군에 오기 전 마주친 학교와 사회에 너무 만연되있다는게 슬프고 당황스러웠습니다..
    • 여자분들은 공감하시나보군요. 전 그 악몽같았던 시절이 떠올라 짜증이나던데. 추억팔이 하기엔 그 안에서 겪었던 일들이 미화되지 않네요.
    • 한번 보긴 했는데 병영생활을 참 아름답게 그려놔서 그런지 손발이 오글거려 못 보겠더군요.
    • 전 그냥 안봐요. 군대가 예능 소재가 된다는거 자체가 이해가 안가서 볼 이유를 못 느껴요.
    • 군대추억팔이가 시청률 나온다는 거.. 독재자 딸이 대통령 될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군대 생활이 궁금하시다면
      '용서받지 못한 자'
      '플래툰'
      '풀메탈 자켓'
      같은 거 추천해요.
      그런 일이 1년 365일 벌어진다고 생각하면 맞습니다.
      • 풀메탈자켓 ㄷㄷㄷ 악몽이던데...
    • 입대동기도, 군생활의 의의도 제각각인 불특정 다수를 모아놓고 군대라는 조직을 운영하려면 어쩔 수 없이 군율과 군기를 세워야겠죠.
      물론 이유없는 상명하복의 강압이라면 문제가 되겠지만 방송상의 모습은 양호한걸요. 굳이 군대문화 미화까지 갈 이유는 모르겠고 전 주말예능으로 만족하며 보고 있어요. 제가 몰랐던 특기병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흥미롭거든요.
      • 오늘은 " 특히" 웃기더군요. 안쓰러움과 공감이 섞이는 미묘함. 반합 검사 같은 건 TV 촬영 전에는 그렇게 빡세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존 선임들도 걸린 것 같은데 부대마다 방송이라 오히려 더 각 잡는 측면도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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