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여러분의 아버님께서 이러셨다면 어떡하셨겠습니까?

 

친구의 아버지는 특허권도 여러 개 갖고 있는  건실한 중견 기계 부품 제조업체의 오너였습니다.

하지만 흑자부도를 맞게 됐고 집안의 가세는 하루아침에 기울었습니다. 친구는 아버지가 가족들 먹고 살 것도 마련해놓지 않고

있는 거 없는 거 다 탈탈 털어 부도 뒷처리를 위한 채무 변제에 힘쓰는 것이 못마땅했습니다.  혼자서 그렇게 양심있게 행동한다고

누가 알아주기냐 하냐는 거였죠. 엎친데 덮친격으로 아버지는 직장암 판정을 받습니다. 직장암 수술 후 

비록 대변봉투를 몸에 매달고 지내야 했지만 작은 회사의 기술 이사로 일본 출장을 다닐 정도로 회복됩니다.

하지만 불행은 한 꺼번에 찾아온다던가요. 얼마 후 이번에는 암이 폐로 전이됐다는 진단을 받습니다.

부도와 두 번의 암수술 후 아버지는 원래의 종교였던 기독교 신앙생활에 더 열성을 다합니다.

이 모든 일이 자신의 기도가 부족했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면서요.

 

그런 아버지는 한 가지 바람이 있었는데 가족이 모두 함께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리는 겁니다.

하지만 친구는 기독교에 반감이 큽니다. 처음 부도가 났을 때도 친구는 지역에서 가장 크고,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부모님이 다니던 교회의

담임 목사를 찾아가 따진 적이 있습니다. 이게 우리 아버지가 당신네 예수에게 그토록 열심히 기도한 대가냐고

그런 친구는 아버지의 바람을 듣고 단 칼에 거절합니다.

아버지 저한테 그런 얘기 하지 마세요. 한 번만 더 교회가자고 하시면 저 이슬람교 신자돼서

저기(거실벽) 걸려있는 십자가 떼 버리고 코란 걸어놓을랍니다.

아버지는 그 뒤로 아들에게 교회 가자는 얘기를 꺼내지 않았습니다.

친구는 아버지가 당장 다음 달에 돌아가셔도 이상할 게 없을 정도로 몸이 안좋다고 말하곤 합니다.

 

 

 

 

 

 

 

 

 

 

 

 

 

    • 저라면 그냥 나가는 척은 할거 같아요... 마음이 아프네요.
      교회 별로 안좋아하는데 아버지 마음을 아주 이해 못할 바는 아니에요.
    • 저라면 두 말 않고 나가요..
    • 저 같으면 아버지와 잘 얘기해서 교회엔 안 나갈 것 같습니다.
      어쨌건 아들의 행동은 너무 철없고 어리군요.
    • 그 친구분 본인을 위해서라도 한번정도 같이가서 기도해드리는게 좋을듯하네요. 아버지의 마지막 바람이라는데요. 어려운 일도 아닌데 자존심과 반감때문에 이대로 지내다 돌아가시기라도하면 그분은 남은 평생 아버지 생각할때마다 괴로우실텐데요...
    • 나가는 척 해야죠 어쩌겠어요
    • "이 모든 일이 자신의 기도가 부족했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면서요." <--- 정말 답이 없는 아버님을 둔 아들이 얼마나 답답했을까 싶네요.
      별 방법이 없는거 같아요. 죽어가는 사람인데... 망치님 의견에 한표.
    • 돌아가시면 그래도 고인이 해주는거 조금이라도 해줄 걸.. 하는 후회가 먼저 밀려오게 마련일거에요. 먼지 쌓인 옷만 봐도 생각난다는데..
    • 친구가 이 일로 나중에라도 후회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얼마전에 외국에 사는 고모가 몇 년만에 한국에 들어와 오빠.
      그러니까 친구네 아버님을 뵈었는데 너무 야윈 모습을 보자마자 울음을 터뜨리며 친구에게 '아들의 기도가 가장 중요한데
      니가 믿음이 없어서 그런 거다'라고 해서 짜증이 나 한 바탕 하려다가 참았다고 하더군요. 오래 알고 지낸 친구인데
      똑똑하고 재밌지만 너무 냉정해 자기가 아닌 건 어떡하든 아니라고 생각하는 구석이 있습니다.
    • 고모도 참 정신머리 없는 개독환자의 전형이로군요 -_-;
      사업망하고암걸리셨는데 아들의 기도부족?....
      제가 당사자라면 교회 나가고 싶은 마음 전혀 안생길거 같아요. 정신병자 소굴에서 미칠거 같은 심정이실듯....
    • 처음엔 좀... 나가는 척이라도 해야하는 거 아닐까 생각했는데... 그 이후 생각해보니, 좀.. 분명 예배만으로 끝나지 않을 테니까요.
    • 아버지에게 평소 불만이 많았나봐요. 그래도 가족들 먹여살리려고 열심히 일하셨고 부도 난것도 양심적으로 대처하셨는데요..
      사람이 건강이 안좋아지면 비이성적이게 됩니다.

      에휴 우리나라 교회는 맘에 안드네요

      만약에 기도했다가 낫게되면 더 열심히 나가라고 하실겁니다. 그래도 아버지 소원인데 들어드려야죠. 나아지시고 나서 안나가더라도..
    • 니가 믿음이 없어서다 라니 그 고모분은 정말 생각이 없으신 분이시네요. 하지만 그걸 떠나서라도요. 시간이 지나면 후회는 하게 될거라고 생각해요. 저희 할아버지가 문중일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시던 분이었는데 그 일을 이어서 맡을 사람이 없어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그 걱정을 가장 많이 하셨어요. 눈감으시기 바로 직전에 무슨 말씀 을 하시려고 입을 여시는데 저희 아버지가 문중일은 자신이 맡아서 잘 하겠다고 말하시니 편안히 눈 감으셨다고 들었어요. 후에 어떻게 하고 어찌 생각하더라도 가시는 분 마음에 걸리는 일 남겨 놓지는 않는게 좋겠죠.
    • 개신교인들이 어떤지는 푸른새벽님의 덧글이 잘 설명해준다고 봅니다.

      지금 당장 나가준다고 아버님이나 고모님이나 그 교회 사람들이 그걸로 그칠 것 같으십니까?
      보통 아닙니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교회라면 더더구나 그럴 가능성은 없습니다.

      아들까지 교회에 나가면
      아마 대놓고 자신이 죽으면 남은 재산을 모두 교회에 바치라고 하거나
      아들에게도 두고두고 과도한 요구를 해올 것이 분명합니다.

      인간이 약해질 때 위로와 용기를 북돋우어야 할 종교가
      그 약해질 때를 파고들어 축재를 한다는 것이
      바로 개독교라고 불리는 이유인 것이고,
      그 본성은 결코 바뀌지 않습니다.

      아마 교회를 다녀보신 분들이라면 더 잘 아실 겁니다.
    • 생각해보니 친구는 신입생 시절 그 교회 청년부에 나가면서 장학금을 받은 적도 있군요. 물론 그때도 신실하게 다닌 것은 결코 아니었지만 아버지의 부도 이후 본격적으로 반감이 생긴 것 같습니다. 몇 년 전인데 당시 목사를 찾아가 따졌다는 얘기를 들을 때 진심으로 분노하는 것이 느껴졌었거든요. 저는 뭐 친구에게 "야 그래도 니가 하나 뿐인 아들인데 아버님 얘기 좀 듣지. 니 말마따나 아버님이 사시면 얼마나 사시겠냐" 이렇게 얘기했지만 직접 겪어보지 않고선 모르는 거겠죠. 아마 그 지경이 되고도 믿음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매일 새벽 3시에 깨 성경을 읽고 꼬박 새벽기도 나가시고 그러는 걸 보면 좀 반감이 생길 것 같기는 합니다. 다만 그래도 대놓고 코란 드립은 안쳤을 듯.
    • 그러게요. 환자에게 거액의 부적을 쓰라는 점쟁이나 헌금 요구하는 목사나 다를게 뭔가 싶네요..
      구역질 나네요 정말. 교회 가본 적은 있어도 다닌 적은 없지만 앞으로도 다닐 일은 없을거 같아요. 차라리 부적 사는게 나을거 같아요. ;;
      약한 마음을 이용하는게 가장 나쁜 건데..
    • 기독교 믿고 천국에 가서 예수를 찢어죽여버리겠다고 다짐합니다.
    • 코란드립 칠만한 이유가 있어보이는데요. 듣는 입장에서만 봐도 평소에 주변사람들이 얼마나 닦달할지 보여요. 직접 겪는 입장에서는 정말 상상할 수 없을치만큼의 짜증이 생기겠죠. 전 더 심하게 반응했을 것 같아요. 코란드립정도면 양반이라고 생각합니다.
    • 글쎄요. 헌금부분은 제가 아는 바가 없고 그 친구도 거기에 대해선 얘기한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네요. 다만 그 교회가 처음엔 시장 상인 위주의 신도 구성으로 조그맣게 시작했다가 지금은 신도수가 몇 만이랬나? 전국에서 규모상 여섯 번째랬나? 암튼 담임목사 1명 아래 목사만 12명인 엄청난 교회입니다.
    • 다음달에 돌아가실지도 모를 아버지한테 할 얘긴 아니죠.
      교회에 가서 목사에 따지는 것도. 제가 보기엔 중2병 같은데요.
      개신교 좋고 말고 하곤 별개로요.
    • 친구네 아버님께서 평소에 권위적이어서 이거해라 저거해라 잔소리를 하는 성격은 전혀 아닙니다. 교회 문제도 제가 알기론 아버지가 몸이 안좋아지고 나서 저렇게 말씀하셨을 뿐 이전에는 친구에게 그런 말씀을 거의 안하셨습니다.
    • 그 친구 분의 행동이 엄청 공감은 가요. 저희 집도 상황이 매우 비슷했거든요(혹은 하거든요) 중2병 운운할건 아닌 것 같구요. 그분이 심한 말하신 건 맞지만 가족은 힘든데 딴전이고 계속 다른 쪽만 바라보고 있는 아버지를 몇년째 보고 있으면 저런 상황에서 욱할 수 밖에 없죠...
    • 잘하든 못하든 부모님 돌아가시면 후회하는 건 똑같습니다. 어차피 후회하기 때문에 솔직히 어찌 해도 별 상관은 없습니다.
    • 돌아가신 할머니가 아프셨을 때 마음이 약해지셔서 평소와 다르게 안하던 것을 하자고 하셨을 때
      젊었던 아버지가 거절하신 적이 있는데..돈 낭비에 미신이라고...
      그 이야기 하시던 아버진 후회하셨어요. 돌아가신 할머니가 마음에 크게 담아두실 것도 아니었는데도..
    • 친구분은 아버지보고 '혼자서 그렇게 양심있게 행동한다고 누가 알아주냐'라고 하시면서 왜 정작 본인은 아버지의 마지막 한 가지 바람을 자신의 신념때문에 외면하는 겁니까?
    • 경험안해보셨음 말을 마세요. 전 교회는 적당히 나가는 척 맞춰줬지만 밤낮가리지 않고 '자기들 편한 시간'에 심방이랍시고 들이닥치는데 사람이 미쳐가는 게 이런거구나라는 걸 절절히 느꼈어요. 통성기도하고 큰소리로 찬양하면서 악마야 물러가라는데 자기방에 틀어박혀 참가안하는 절 타겟으로 하고 있었죠. 심지어는 가족이 중환자실에 입원해있을 때 한번에 두명씩만 면회가 된다니까 절 밀치고 째려보고 자기들이 들어가더군요. 그 외에 저 집은 어떻대 저떻대 하는 뒷말들...정말 찢어 죽여도 속이 안 풀릴겁니다. 장례식때 부조금 얼마나 들어왔나 궁금해하던 눈빛들은 어떻구요.
      제가 지금 후회하는 건 왜 역겨운 기독교를 떨쳐내지 못했는지, 왜 죽어가는 사람 말 들어준다고 그냥 두었는지 하는 거에요. 아픈 중에도 자기가 잘못해서 아픈 거라고 괴로워했지 결코 위로를 주지 못했으니까요.
    • 동글 님의 말씀에 격하게 동감합니다.
    • 아들이 현명한것 같은데요. 많은 경우 부모자식간, 핏줄간에 트러블이 생기면 차분함을 가지고 합리적으로 설득하는 방법론을 미덕이라고 하는데, 어떤 상황에나 그렇듯 예외가 있고 그중하나가 종교관련 문제죠. 끊을때 확실하게 끊어야지 효도한답시고 미적지근하게 끊거나 마음에도 없는 짓하면 모든 사람이 고통을 받습니다. 그리고 위에분말씀처럼, 부모 돌아가시면 잘했건 못했건 후회하는건 마찬가지입니다.
    • 저라면 교회 나갑니다. 죽음 앞에서 나약해지는 게 인간입니다. 얼마나 무섭고 떨리겠습니까.
      그 분이 그렇게 생각하고 원한다면 따라줄겁니다.
      아버지도 원래 무교였다가 병세가 악화되면서 종교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조금이나마 평안을 찾으셨구요. 저는 아버지가 조금이라도 마음이 편안해지셨다면 그것만으로도 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게 소원이라는데요.
      죽음 앞에서 '합리성, 이성적인 반응' 이런 건 사실 무의미합니다.
      죽고 나면 모든 것은 다 끝나니까요. 합리적으로 행동했다,라는 것은 살아있는 자의 변명일 뿐이지요.
      사실 이 글을 작성하신 분은 친구니깐 이런 말 전해줘봤자 본인이 깨닫지 못할텐데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네요.
      (참고로 저는 올해 초 부친상을 당했고, 천주교 종교를 가지고 있습니다.)
    • 아드님 입장에선 아주 돌아버릴겁니다. 딸이 수학여행에서 가져온 제주도 하루방 선물을 우상숭배라며 버리는 개신교 환자분도 계시는데 뭐. 그리고 저정도로 안하면 못 끊습니다. 좀 극단적으로 말할까요? 사냥개나 t바이러스 수준으로 끈질긴게 개신교 신자분들입니다. 참고로 어느분이댓글로 쓰신 병원사례 사람이 좋든 안 좋든 조용히 있고 싶어도 기어이찾아오더라구요. 참 질겨요 아주
      아드님은 엄청 합리적이신거에요. 그래서 더 힘들었을겁니다. 아무튼 잘해줄 필요 없는 사람들에겐 그럴 필요 하등 없다는걸
      (물론 곧고 선한 다른 개신교분들을 욕하고 싶지 않은데) 세삼 비싼 댓가를 치르면서 느낀다고 할까요.
    • 극성적인 개신교인들은 아버지 돌아가실때까지만 참고 돌아가시고 나면 때려잡아주면 될 일입니다. (정말 패라는 뜻은 아니고요..)
    • 그리고 병세가 심해질수록 환자와 가족들은 지쳐갑니다. 머리의 핀이 나갈 정도로 모두가 다 예민해졌었습니다.
      아버지에게 대체 왜 이러셨냐고 전화로 따져묻고 싶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지요.
      그래도 꾹꾹 눌러참고 지내다가, 갈등이 최고조로 심해졌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래도 아버지에게는 안좋은 말을 전하지 않았던 게 그나마 나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나마 제 마음이 나아요.
    • 그 친구분이 첫 부도때 교회에 찾아가 따졌다는 부분을 보면, 그 분 역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것과 전혀 반대인 듯 해요.
      회사운영과 신앙생활은 직접적인 연관이 전혀 없음에도 그랬던 건, 배신감(?), 좌절감으로 인한 '분노'의 감정이잖아요.
      (물론 건강하셨을때의 신앙생활이 일반적으로 이해되는 수준이었는지, 아님 과도하셨었는지는 모르겠어요. 과도했다면 반감도 있을만도 할 것 같구요.)
      음, 그러니까 아버지가 종교에 심취하시는거나, 아들이 반감이 심해진거나 둘다 방향만 다를 뿐 똑같은 비이성적인 영역, 그리고 똑같은 사고방식이란게 제 생각이고..
      친,가족 어른이 돌아가셨을 때, 어떤식으로든 죄책감과 후회는 드는 것 같아요. 그걸 최소하하는 방법으로.. 두고두고 마음아프지 않을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그 어른 말씀대로 하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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