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아이와 대화하기 -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우선, 저는 아이를 키워본 경험이 없고, 아이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할 수 있음을 밝힙니다.

요즘들어 잡생각이 많아지면서 어렸을 때 있었던 사소한 일들이 생각나는데요,

저한테 큰 영향을 미치거나 한 일은 아니지만,

제가 아이를 키우게 되었을 때 같은 일이 생긴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싶어서 재미삼아 글을 써 봅니다.




1.

아이는 유치원에 다닙니다. (5~6세) 어느날 유치원 선생님이 "내일까지 달의 모양이 왜 매일매일 변하는지 알아오도록 하세요~" 라고 했습니다.

아이는 집에 돌아와 어머니와 대화를 나눕니다. (<- 사실 이 때 달 모양이 변한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음;;)

아이 : 엄마, 선생님이 알아오랬는데, 달은 왜 매일 모양이 변해?

엄마 : 글쎄, 왜 그럴까?

아이 : 구름이 달을 가려서 그런가?

엄마 : 그런가보다.

아이는 엄마까지 컨펌(...)해 주셨으니, 달은 구름에 가려서 모양이 변한다고 철썩같이 믿습니다.

다음날 유치원에서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아이는 자신있게 "구름에 가려서 그래요!" 라고 말합니다.

이 아이를 제외한 다른 아이들은 모두 "달이 지구 주위를 돌아서 그래요"라는 대답을 가져왔습니다.

아이는 정답을 들어도 잘 이해가 가지 않지만, 모두 저렇게 얘기하고, 선생님도 저 답이 맞다고 하시니 그런가보다 합니다.

'우리 엄마가 잘못 알고 있나..?'라는 생각을 태어나서 처음으로 하게 됩니다. (크게 풀이 죽거나 신경쓰이는 레벨은 아닙니다)

달의 공전때문에 모양이 변한다는 것은 5~6세 아이들이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 당시 발달이 좀 느렸던걸까요..?-ㅁ-; 틀렸다면 얘기해주세요.)

여러분이라면 '달은 왜 매일 모양이 변해?'라고 묻는 5~6세 아이의 질문에 어떻게 대답하시겠어요?




2.

아이는 동화책을 읽을 수 있는 나이입니다. (7세~초등학교 1, 2학년..? 잘 기억이 안 나네요.)

잭과 콩나무 류의 동화책을 읽고, 거인의 존재에 대한 의문을 품었습니다. 또 엄마를 찾습니다.

아이 : 엄마, 거인은 왜 눈에 안 보여?

엄마 : 너무 커서 안 보이는거야.

아무리 크더라도 눈에는 보이지 않을까.. 하는 사소한 궁금증이 생겼지만 아이는 엄마가 그렇다고 하니 또 철썩같이 믿습니다.

거인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 것은 몇년 뒤입니다.

여러분이라면 '거인은 왜 눈에 안 보여?'라고 묻는 7~9세 아이의 질문에 어떻게 대답하시겠어요?





사실 정답이 없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만,

듀게 여러분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어서 글을 써 보았어요:)

    • 1. 스케치북이나 연습장에 원을 그려가면서 설명하는 방법이 있을 것 같은데요. 손전등이나 야구공도 괜찮고요.
    • 1. 달의 모양은 변하지 않는단다. 그 선생이랑 면담 좀 하자고 전해주렴.
      2. 잔말말고 콩나물이나 먹으렴. 그럼 키 큰다.
    • 애가 두돌반인데요.

      제가 어렸을 때 자연현상에 대해 질문했을 때 저런 류의 창작동화식 대답(비는 왜 내려? 천사가 눈물을 흘리는 거야..)을 질색했기 때문에 아이에게도 최대한 실제적으로 알려줍니다.

      의외로 대부분 이해해요. 이해 못해도 크게 상관 없고요.

      거인은 제 기준에 네덜란드인은 고인이니까요. 큰 사람을 말하는 거라고 알려줍니다. 오병이어의 기적도 돌멩이수프 같은 얘기라고 가르쳐줌. (사람들이 부끄러워 하며 꿍쳐논 걸 하나씩 풀었더니 다같이 배불리 먹었다)
    • 아이를 실제로 키우시는 분의 리플을 보니 실제로 이야기해주는 것도 괜찮을 것 같네요.
      저 역시 '천사의 눈물..' 이런 얘기를 좋아하지 않지만,
      아이에게 스스로 생각해볼 기회를 줘본다고 해야되나.. 그런 것을 어디까지 하는 게 좋은가, 가 요즘 머릿속에 맴도네요.

      달의 모양이 왜 변해?
      왜 그럴까?
      구름이 가려서. (<- 아이가 스스로 한 상상)
      틀렸어. 달의 공전 때문이야. (<-아이의 상상을 틀렸다고 하는 부분)

      아이의 상상을 틀렸다고 하는 부분이 어느 시점에서 나오는 게 좋을까요?
      아이가 '구름이 가렸다'고 한 시점에서 바로 과학적인 사실을 설명해주는 게 좋을까요?


      ...피곤한 상태에서 글을 쓰다보니 왠지 산으로 가네요. 죄송;;
      • 틀렸다고 면박주진 않고요. 만약 저 경우라면 구름이 가려서 달라질 때도 있지만 일정하게 변하는 건 우리별이 가려서 그렇다고 알려주겠죠. 첫댓글처럼 그림이나 전등을 활용하면 애도 신나할듯.

        현실은 아직 달과 별을 구분못함 ㅋ
        • 오.. 머릿속의 애매한 의문이 풀리는 기분이에요. 댓글 감사해요.
          두돌 반이면ㅋㅋ 그럴 것 같네요.
    • 1. 이해하기 어려우면 어려운대로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을 말해주고 싶습니다. 아이가 어리다고 적당히 이해하기 쉬운 거짓 정답을 알려주고 싶진 않아요. 어떻게 쉽게 설명할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지, 그렇지 않고 얼렁뚱땅 거짓말로 넘어가는 것은 교육적으로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윗분 말씀처럼 그림으로 설명하는 방법도 있겠네요.



      2. 마찬가지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으니까. 라고 제가 알고 있는 사실을 말해줄 것 같아요.

      동화속 잭의 세계에는 거인과 황금알이 존재하지만, 아직 우리의 세계엔 발견되지 않았어. 나중에 네가 전세계를 탐험해서 잭의 세계를 발견할 수 있다면 거인을 만나볼 수도 있겠지. 라고 상상력의 가능성의 여지는 남겨주고 싶네요.
    • 달은 지구가 가려서.. 라고 참 열심히 설명해줄거구요.

      거인은...지구에서 떠났다고 해줄겁니당
    • 어어.. 그런데 여러분!
      달의 모양이 초승달->반달->보름달로 변하는 것은 지구 그림자가 달을 가려서 그런 것은 아니고, 오로지 달이 지구 주위를 공전해서 달, 지구, 태양의 위치가 바뀌기 때문입니다.
      지구 그림자가 달을 가려서 생기는 것은 월식입니다^^;
      달의 모양 변화가 지구 그림자로 인해 생긴다고 설명해준다면 그림이나 전구 없이도 5~6세 아이는 알아들을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제가 달 공전주기와 위상 변화를 이해하게 된 것은 초등학교 고학년~중학생 때입니다ㅠㅠ 나란사람 바보사람;;
      사소한 사실 지적 죄송해요~
      • 사소한 게 아니라 실은 굉장히 중요한 사실을 말씀해주신 건데요.

        아무래도 아이에게 실제적인 설명을 하려면 간략화하게 되고 사실관계에서 약간 벗어날 수 있죠.

        그래서 서두에 꼭 말해줘요. 이건 엄청엄청 간단한 설명이고 크면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요.
      • 설명해주셔서 감사해요. 지구의 그림자가 아니라 달 자신의 그림자 때문이었군요. 제가 헷갈렷네요.
        대댓글은 지웠습니다.
        아이의 오답에 면박을 주지 않고도 같이 고민하면서 정답을 유도해대는 방법도 있으니까 그렇게 해주고 싶어요^^
      • 으앜ㅋㅋㅋㅋ

        지구과학 다시 공부해야겠어요.
    • 이런식으로 가다가 몇년후에는 아이가 더 이상 질문하지 않는거 아닌지 모르겠어요ㅎㅎ
      '너 요즘은 왜 엄마한테 안 물어봐?'
      '엄... 엄마는 아무것도 모르잖아T.T'하면서 울면서 도망간다.
      요즘 인터넷 뒤지면 시청각(사진이나 동영상)찾는거 쉬울겁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보여주면 어떨까 싶네요.
      그리고 애들이 생각보다는 똑똑해요.
    • 저는 동심을 지킨다고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건 어른들의 자기만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최대한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주려고 애써요.어릴 때 구름이 만질 수도 없고 올라타서 놀 수도 없는 거라는 걸 처음 알고 무지하게 실망&충격받은 기억이 있어서...
      반면에 저희 언니는 동심을 지켜주려고 애쓰는 편입죠.그래서 저는 가끔 비난받는 이모..
      • 전 별 생각없이 지어낸 얘기(특히 조악한 얘기) 남발하는 사람들이 가끔 원망스럽습니다.

        토끼를 잡아먹는 하이에나를 보고 착한 토끼를 잡아먹는 못된 동물이라고 설명하거나, 애가 말을 안들으면 하이에나가 잡아먹으러 온다고 한다거나.
    • 거인과 접촉하면 세컨드 임팩트가 일어난다고 말해줍니다.
      • 요즘엔 잡아먹힌다가 대세죠.
    • 여러 분들의 댓글을 보니, 대강 답변한다 / 면박을 준다 외의, 약간 인내심을 요하는 '얘기를 들어주면서 정답으로 유도한다' 라는 선택지를 발견하였네요.
      모두 댓글 감사해요. 역시 듀게는 영험합니다(?!)
    • 윗분 말씀대로 유치원선생님과 면담 좀 해야겠습니다
      • 면담 주제가 뭐가 될까요?
    • '해가 왜 지는 거야?'라는 두 돌 아이 질문에 지구 자전을 설명해 주는 사람과 햇님이 집으로 쉬러 가는 거라고 설명해 주는 사람이 같이 사는 집에 사는 사람입니다만.

      아이 나이가 관건이라고 봐요. 문자 습득 이전 또는 스스로 책을 읽을 수 있기 전에는 자연현상에서 상상의 여지를 많이 남겨두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동심이라기보다는 상상이요.
    • MBTI 부모와 아이 의 성격유형에 따라 답변이 달라지는 등등레 관한 책이 있었는데, 제목이 기억 안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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