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먹어가는 것의 즐거움

정확히 말하자면,

나이가 들어서 즐겁다기 보다는 예전에는 몰랐던 즐거움을 깨달아가는 즐거움 정도겠지요.

 

1. 오늘은 쉬는 날이었어요.

    간만에 수영장에 갔지요.  40분 정도 수영을 하고 나와서

    잠깐, 뜨거운 탕안에 들어갔는데

    저도 모르게 아....좋구나 하는 신음 비슷한 소리가 절로 나오더군요.

    예전에는 목욕탕을 왜 가는지 잘 이해하지 못하는 1인 중 하나였고

    헬스, 수영 등 많이도 했지만, 탕 목욕은 즐기지 않았는데

    서른 넘어가니 탕 목욕이 왜 좋은지 진심으로 알게 되더라구요.

    그렇다고 오래 즐기지는 못하니 딱 10분이 정말, 진심 좋아요.

    잠깐 들어갔다 나오면 온몸이 노곤노곤하니 말랑말랑해지는 느낌.

 

2. 큰 아이를 보면서 편식하는 걸 보면,

   어렸을 때의 제가 생각나요.

   나물은 질색이었고, 기름기 있는 음식도 엄청 싫어했는데

   큰 아이가 그러더라구요.

   지금은 나물은 없어서 못 먹고, 샐러드 각종 야채가 저의 주식이에요.

   아, 이 맛있는 걸 이제 알았구나 하면서..

   근데 제가 그렇게 입맛이 변해서 그런지 몰라도

   아이에게 많이 강요하진 않는 편인데 엄마 아빠가 먹는 모습 보면 언젠가는 먹겠지 하고 있어요.

 

3. 아이들이 잘 따르는 편인데, 정작 저는 아이들을 좋아하진 않았어요.

   근데 내 아이를 낳아보니 남의 아이도 그제서야 이뻐 보이더라구요.

   계획한 건 아닌데 어느 덧 셋째가 떡하니 나올 예정이구요.

   좀 더 젊었을 때의 나라면,

   계획대로 되지 않는 내 인생에 대해 화를 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조금 더 여유롭게 바라볼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앞선 걱정은 말자. 닥치면 다 한다.  뭐 이런 생각..

   그리고 감사하는 마음도요.

  한참 이쁜 짓 하는 둘째 보면서 아... 셋째는 또 얼마나 이쁘려나.. 하면서 기다리기도 하고.

  물론 남편이랑 둘이 앉아서 전쟁이겠지. 각오를 단단히 해야해..!! 불끈~

  하기도 하지만, 지금 즐겨야지... 하게 되더라구요.

 

4. 지나고 보면 젊음이 보여요.

    이상은 노래처럼...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죠.

    파릇한 10대,20 대..들을 보면 참 싱그럽고 보기 좋아요.

    그런데 가끔 운동갔다가 목욕하고 나오면 어르신들이

    말을 거는 경우가 있는데, 

   이젠 그 심정을 깨닫게 되더라구요. 아.. 저 분들 눈에는 나의 젊음이 싱그럽게 보이는구나.

   10대 때는 운동하고 잠깐 사우나에 들어갔는데 뒤에서 누가 제 팔을 쓰다듬으면서

   아유~ 곱네 .... 할 때는 소름이 쫙~~ 끼치고 ,, 주책맞은 아주머니라고만 생각했어요.

    근데 그게 지나보니 어떤 감정이었는지 알겠다는 거죠.

    그래서 지금은 되도록이면 항상 지금이 젊다는 생각으로 살려고 해요.

   그리고 그렇게 느껴지고요. 

   질풍노도의 시기, 불안했던 20대 등.. 한창 꽃다울 나이때는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기 힘들었는데 지금은 제가 참 좋네요.

 

 

 

 

    • 뭔가 해탈하신것같아요 흐흐

      이 글을 보니 20대가 다 가버리기전에 이것저것 많이 하고싶으네요...사랑은 왜 혼자못하는거죠...왜죠....



      근데 전 죽음이 너무 두려워서 나이먹는게 싫어요 ㅜㅜ
      • 사랑할 땐 사랑이 안 보여서 그래요~~ ^^
        아, 요즘엔 싱글인 친구가 조급해 보일 때는 제가 부러운 그 친구의 상태에 대해서 말해주곤 하는데.
        그 시절도 즐겨보세요. 부럽~
    • 부럽습니다. 진정. 지나고 보니 젊음이 보인다는 말 정말 동감해요. 거리의 청소년 아가씨들 청년들 다들 참 곱고 예쁘죠~
      • 그러게요. 저들은 저들이 아름다운 걸 알까 싶어서 제가 다 안타까울 때가 있어요. ㅋ
    • 맞아요 지금이 제일 이쁠 때죠 ㅎㅎㅎ
      셋 째!!! 둘째 어릴 적에 여러 번 고민을 했었는데 고민만 하다 둘째녀석이 훌쩍 커버렸네요...셋 째 있는 집들 대단해 보이고 엄청 엄청 부러워요!!
      전 탕목욕 어릴 적 부터 좋아했는데~ 시원한 느낌을 일찍 알았음.^^
      • 훌쩍 커버리면 또 아쉽겠죠? 그래서 아쉬워하지 않으려고 음... 향후 5년간은 또 큰 기쁨을 누리겠네.. 하면서 감사하고 있어요.
    • 지나고 나니 젊음이 보인다, 그거 공감해요. 스물 일곱 살엔가 길에 서 있는 군인 '아저씨'얼굴을 보고 '엇!애기 피부' 이렇게 생각하면서 아 내가 늙기 시작했구나 생각했어요. 그때도 이십대였습니다만;;
      친구 하나는 애가 나이 들수록 좋대요. 남한테 피해도 덜 끼치고 말도 통하고 일방적으로 맞추지 않고 같이 뭘 할 수 있는 게 좋다고. 말을 오그라들게 안 해서 그렇지 옆에서 보면 애가 커 가면서 둘이 통하는 뭔가가 참 좋아 보여요. 가끔 애 옷 정리 하다가 한숨을 폭폭 쉬긴 합니다. 아이고 징그러, 안 이뻐. 이러면서요. 아마 한참 외양이 귀여울 때 준 것들도 충분히 즐긴 모양이구나 싶어요. 옆에서 보면.
    • 저도 그래요. 나이 듬에 좋은점을 종종 발견합니다. 4에 대해선 ㅎ '아, 저땐 나도 저렇게 예뻤겠구나. 그땐 그걸 잘 몰랐는데' 라는 생각이 오히려 '지금도 나는 자각하기 힘들 뿐 충분히 젊고 예쁜 시절을 살고 있구나' 라 믿을 수 있게 해줘요. 지나고 나서 돌이키면 과거는 모두 다 좋은 나이일테니까 말입니다. (객관적으로 따져도 지금 나이가 충분히 청춘이긴 합니다 아하핫;;)
    • 지금의 난 살아온 나들 중에선 가장 늙었고 살아갈 나들 중에선 가장 젊죠. 반대가 아니라 다행이에요.
    • 나이드는게 좋지는 않지만 ㅠㅠ 당연해서 무심했던 것들이 새삼 고맙게 느껴지는 경우가 조금씩 생기는군요.
    • 벤자민 버튼처럼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면(영화처럼 몸만 거꾸로 가믄 게 아니라), 그럼 젊음을 알며 살았을텐데요. 그런 건 없죠 ㅎㅎ
      • 거꾸로 먹는다 해도, 젊음을 알며 살 수는 없었다 생각해요. 늙어서 젊음을 알 수 있는 건 늙음과 젊음 둘 다 경험해서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잖아요.
    • 내가 흑인(이인)님과 아주 다른데 하다 이안님인걸 알았네요.
      전 나물 몇년 앞서 아주 아주 좋아하고 있어요.
      • 내가가 뭘까 지워주세요.
      • 이인님이?....하다가 다시 정확히 촛점을 맞추니..."이안"님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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