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떠오른 졸업연설
고등학교 졸업식 때, 학생회장이 졸업연설을 했습니다.
아니 졸업연설같은 거창한 것이 아니고, 아마 후배 학생회장이 의무적으로 쓴 축사에 대한 답사였던 것 같네요.
아직까지 기억나는게 그 애는 대략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제 우리가 이 곳을 떠나고 나면, 울컥 차오르는 감정을 넥타이로 조이고 눈물을 화장으로 감춰야 할 날이 올 것입니다'
그 뒤에는 그래도 우리 지금을 잊지 말고 잘 살자 이런 말이 이어졌겠지만 저 말이 너무 강렬하게 박혀서 나머지는 가물가물합니다.
어쨌든 그 때 강당에 울리는 그 애의 침착한 목소리를 들으면서 굉장히 쓸쓸해졌던 기억이 납니다.
벌써 오래 전 일이네요. 그 애는 똑똑한 애였으니 잘 살고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