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방송을 보고 싶으나 윤리관에 걸리네요.

이미 봤죠, 썰전을요. 저희 집에는 TV도 없구 저는 컴퓨터로 방송사에서 만든 영상물도 아예 안 봐요. 연예건 가요프로건 다큐멘타리건 뉴스건 뭐건 안 보는데 지난번에 듀게에 썰전 관련해서 글이 올라왔었죠. 그래서 관심이 생기더라구요, 2화까지는 무료로 제공된다고 해서 봤는데 꽂혀버렸어요. 그래도 더 보진 않았지만요.


저는 아직도 매체교차소유권(?)에 대한 법이 통과되던게 기억나고 헌재에서 과정은 불법이나 결과는 합법이라는 말도 떠오르고, 그 이후 한참 방송 경험이 없는 두 방송국은 망할 것이고 한 방송국은 그나마 그럭저럭 버틸 것이다란 이야기도 들으며 거기서 얼마나 허접한 컨텐츠를 만드는지 꼼꼼하게 까대던 것도 기억해요. 0.0X%의 시청률로 1, 2, 3위를 엎치락 뒤치락하던 것도 기억나는데 그래도 아직도 망하지 않고 잘 버티면서 다른 무엇보다, 지상파와 케이블 두 쪽에서 다루기 애매한 것들을, 그러나 대중들이 원하는 것들을 슬슬 만들어내기 시작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역시 자본주의에서는 소비가 있으면 그에 따른 생산이 따라가고 소비의 경향을 잘 잡으면서 남들이 할 수 없는 것을 하기 시작하면 인기를 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원하는건 정치적 맥락이거든요. 어느 쪽에서 말하든 상관 없이 맥락에 대해 자기의 주관을 가지고 잘 설명을 해주는 그런 프로그램을 찾고, 한참 나꼼수가 그 욕망을 잘 풀어주었죠. 그러나 전 나꼼수는 DDos 지적할 때부터 듣지 않았는데 분량과 정보의 비율이 낮아져서 정보가 매우 묽게 들어가 왜 제가 그걸 들어주고 있어야 할 지 모르겠더라구요. 적어도 썰전은 2화까지는 몇 몇 제 호기심들을 잘 채워줬습니다. 그게 꾸며진 캐릭터라고 하던들 정치인이 자신의 정치적 성향과 위상을 가지고 예능적으로 풀어주고 있다는 그 부분이 좋더군요. 네, 저도 강용석이 어떤 사람인지는 잘 알아요. 허지웅도 나오더군요. 어쨌거나 만들어진 통계일지는 몰라도 통계의 사용 형태 같은 경우 제게는 꽤 괜찮은 정보가 되고, 3명이 다투는 것도 그럭저럭 괜찮더군요. 그게 약간 편협해지거나 정보보다 재미 위주로 흘러간다면 바로 끊어버리겠지만 말이죠. 제일 좋은 일은 이러한 양질(?)의 영상 컨텐츠가 다른 곳에서 후점이나마 나오면 갈아타면 될텐데 과연 종편이 아닌 다른 포지션에서 나올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듀게에서 유명한 TvN인가의 정치 풍자극도 좋긴 하지만 제게는 풍자 위주라 정보와는 거리가 있어요. 그냥 대놓고 정치인들 이름 부르며 도마 위에 놓고 사견 이야기 할 수 있는 프로가 있으려나 모르겠군요.


그건 그렇고 종편도 이제 슬슬 각 1% 정도의 시청률, 다 합해서 3.6% 정도의 시청률을 가져가더군요. 이 정도면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는 오래 잘 유지되는거 아닌가요? 게다가 제가 말했듯 어리버리 타지 않고 사람들이 '종편'에게 원하고 종편만 할 수 있는게 어떤 것인지 감을 잡아간다는 점에 있어서 말이에요. 아직도 종편이면 아예 안 보시는 분들 계신가요? 아니면 그에 대해서 종편 방송도 어쨌든간 현재는 합법이고, 방송 관계자들의 일거리를 늘려주고 저변을 넓혀주는 좋은 일이다라고 생각하시나요? 한참 김연아가 종편 오픈할 때 나온다 만다 루머로 고생했던 것도 떠오르는군요.

    • 미국산 쇠고기 같은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냥 먹고 봅니다.
      윤리적 소비만을 한다면, 재벌기업의 제품을 써도 안되고, 착취로 생산된 모든 제품을 소비하면 안되겠죠.
      초콜릿이나 커피도 극소수의 제품만 먹고 마실 수 있고, 운동화도 나이키나 아디다스 같은 브랜드 제품을 구입하면 안될거에요.
      그렇지만, 저는 윤리적 소비를 하려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합리적 소비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소비도 제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윤리관에 거스르는 소비라도 그게 제 취향에 맞으면 적당히 타협을 봅니다.
      전 나약한 인간이거든요.
    • 그래서 좋은 일일수도 있고,조중동이 하는거라 거부감은 여전하지만 보죠.
    • 종편 보면 곧 세상이 무너질 것 처럼 말씀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는 골치 아픈건 딱 질색이라서요.
      보고 싶은 예능, 보고 싶은 드라마 다 봅니다.
    • 그러니까말이죠_ 음식은 자신이 먹으면 자신이 책임지죠. 하지만 매체는 자기가 보기를 선택하면 그 보는 것에 대해 권한을 주는 것과 다를 바 없는 투표 의식 같아서요. 삶에서 꼭 사용해야 할 것들은 어차피 살 것 좋은 걸 산다지만 예능의 경우 굳이 봐야될 필요가 제겐 없긴 하거든요. 순수하게 재미를 위해 결과에 이르는 과정이 잘 못 된것을 봐도 될까 고민입니다. 사실 물을 필요도 없이, 보거나 안 보거나 제가 선택하면 되지만요. 남이 제 양심의 값을 대신 치러줄 수는 없지만 어떻게 생각하고들 계시는지 궁금해서.. 특히 방송계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더더욱..

      가끔영화_ 그렇군요.

      루크스_ 그렇죠. 재미있으니 보는거죠..

      달빛처럼_ 네, 이야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원칙과 기준을 세우고 그에 맞춰 고민하면서 살아가는 건 존경할 만한 일이죠. 그걸 '골치아프다'로 표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전 걍 원래부터 강용석에 대한 거부감도 딱히 없었고, 종편생기면 피디시험 죽어라 보던 사람들 취업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사람이라;;
      근데 종편도 안보고 공중파, 케이블도 안보고 미드만 주구장창 봐요. 종편은 저도 썰전 본 적 있지만 허지웅이 사진보다 못생겨서 실망한 거 빼고 이렇다하게 끌리지는 않더라고요.
    • 그런것에 죄책감같은걸 가져봐야 머리만 복잡해집니다. 그래도 뭔가 찝찝하다면 종편 두 곳이 망할때까지 기다려보는것도(...)
    • 젊은 사람들이 예능 찾아보는 것은 별로 상관없는데 평소에 딱히 정치적인 입장이 확고하지 않던 중년분들이
      종편에 나오는 뉴스 꼬박꼬박 시청하시는데 좀 괴롭더군요. 저희 아빠도 평소에 뉴스 잘 안보시는 분인데 종편에서 약간 자극적으로
      뉴스 내보내니까 자주 시청하십니다. 나중에 시간 많아지면 어떻게 될지...
    • 미국산 쇠고기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선택권이 있는 내에선 절대 안 먹습니다.
    • plbe_ 허지웅.. 저는 사전 지식 없이 봐서 허지웅 나와서 깜짝 놀랐어요. 1편에서는 거의 병풍이었지만 2편에서는 그럭저럭 담화에서 설득력있는 해설을 몇 가지 집어서 하더군요. 대놓고 '좌빨처럼 생겼다는 말을 들었는데 좌빨이 어떻게 생긴지를 모르겠습니다'란 말을 방송에서 했다는 것 만으로도 제겐 의의가 있더군요. 꽤 웃겼어요 그거. 봉급을 받고 월급을 받고, 세상 살아가는데 있어서 취업 못하면 어디든 취업해서 자기 삶을 꾸려나가는 터전을 만들어 준다는 것에 있어서, 윤리를 물을 수 있을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과정이 잘못된 것을 선택한다는 것은 허용하는데 눈을 감는 기분이라..

      킴스클럽_ 망할거 같지가 않아요.

      dksdutngh_ 뉴스나 예능이나 비슷한 수준으로 영향력이 있으리라고 봅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개인이 하는거고.. 종편이 흐름을 잡으면 다른 곳들이 뒤따라 가느냐 가지 못하느냐가 제 궁금한 부분입니다. 어떤 것이 영향이 있다면 그것을 변주하면 되겠지만 지상파는 지상파 규율이 있어서 못 따라간다거나 하면 개편을 하던가 수요를 뺏기던가 해야겠죠.

      소파_ 네, 이야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자극적인 음식만 먹으면 몸에 탈이나듯이, 자극적인 정보만 섭취한 머리가 나이라는 버프를 받으면서 어떻게 바보꼰대가 될지 생각도 해봐야죠.
    • 잔인한 오후님은 정말 양심적이신 것 같아요. 반성하고 본받을게요..(라고 말은 했지만 전 안 될것 같아요..)
      방금 우디 앨런봇 트윗이 올라왔는데, '나는 나쁜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죄책감 덩어리야'라고 하네요.
      코미디언들이 자주 사용하는 소재 중 하나도 '죄책감'이지요. 뭐 코미디 뿐만 아니라 제일 흥하는 예술 소재 중 하나겠네요.
      그냥 재미있고 보고싶은 종편 프로그램을 보되, 죄책감을 한 구석에 꿍쳐놓고 있으면야.. 양심적으로 살고 싶은, 하지만 현실은 소시민. 재미있으면 본다.. 이정도 타협은 괜찮지 않을까요? 우리가 죄책감을 가져야, 예술하는 사람들이 밥 벌어먹고 살잖아요.ㅎㅎㅎ
    • I'atalante_ 나이가 사람을 바보로 만든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나이로 분할하는 것이 사람을 고립되게 만들고 그 고립 가운데서 자기에게 손 내밀어주는 컨텐츠나 사람들을 따르는거죠. 저라도 절 챙겨주는 프로를 보고 절 챙겨주는 (척이라도 하는) 정당 투표할꺼에요. 새누리당은 어르신들한테 감투 정말 잘 씌워주더군요.

      plbe_ 예민함이 선이 될 수 없듯, 둔감함이 악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거고, 할 수 없는 것은 하지 못하는 것 뿐이죠. 네, 그 정도 타협을 해도 좋겠지만, 사실 대체가 가능한 욕구를 대체하지 않고 소비하는 것은 게으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으으, 제가 참을 수 있을 동안 누군가 더 나은 정치예능물을 뽑아줬으면 좋겠어요. 정당한 과정 하의 정당한 결과 내에 있어서 말이죠. 그래도 종편이라는 형식적 자유에서 한국에서 지금까지 시도해보지 못했던 (그것도 전 국회의원이 등장하는!) 정치예능물이 물오르고 있다는 것은 다른 곳에서도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만 보고 갑니다.
    • 종편,윤리?그게 뭐 대수냐 이렇게 쿨한 척 이야기하는 사람 별로예요.그런 걸 가리냐고 비웃는 사람은 질색이구요.
      잔인한오후님과 같은 고민을 저도 했는데요.유툽에 있더라구요(...........)
    • 보리_ 인지도가 낮은 방송은 일부러라도 뿌린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유투브에 있는 겁니까.. 그거... 엄연히 방송국 사이트에서 돈 주고 봐야되는 컨텐츠일텐데요. 아, 걔네들은 나쁜 애들이니까 나쁜 애들이 만든 것은 원리원칙을 고수하지 않고 소비해도 상관 없어! 아냐, 그런 것을 원리원칙 지키지 않고 소비하는 것은 그냥 그렇게 소비하는 사람들과는 뭐가 다른가! 라고 마구.. 아아.. 일단 정식 매체를 통해서 업로드 되었는가를 확인해봐야겠지만 그럴리는 없겠죠. (...)
      • 그러니까요.이게 저작권이 무시되는 거긴 한데 뭐라 말하기 참 묘한 것이;;;그런데 아마 잔인한오후님이 보시는 것과는 다른 프로그램일 거예요,제가 보는 건.
    • 종편 적자가 후더덜한 상황이라서요(...) http://www.pd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38126
    • 확실히 찜찜합니다. 되도록 안보려고 하죠. 하지만 히든싱어는 어둠의 경로로 몇 편 봤습니다. ㅠㅠ
    • 킴스클럽_ 세상에.. 그런데 망한다고 하면 어떤 식으로 해체되는거죠? 자본금보다 적자가 더 늘어나면 파산신청하고 경매처리되는건가요? 다른 곳에 인수 된다거나? 망해가는 방송국에 대한 선례를 찾아봐야겠군요.

      nixon_ 앗, 고백하실 필요까지는 없으신데ㅠㅠ. 방송을 보지 않는다라는 선택을 하는게 감정적이면 그 운동이 오래 가질 못하는 듯 해요. 왜냐면 그 구호가 너무 강렬해보여서 그런 단체를 따라가기가 무섭거든요. 저도 최근에는 그런 운동 포스터같은 걸 붙여놓은 것도 많이 사라지고 좀 열기가 빠져서 이런 글을 써 봤습니다.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떠(?) 보려구요.

      방송국 파산신청으로 검색해 본 결과, 전파료라는 것을 방송국에서는 꾸준히 내야하는군요. 이것이 감당이 되지 않을 수준이 되고, 자본금보다 빚이 더 많아지면 채권자들이 압박을 넣고 파산신청을 하든 보호신청을 하든 그렇게 되는군요. 그 다음에는 채권자들이 순위별로 돌려받을 수 있는 돈을 받아가는 것이고. 그렇다고 하면, 지금 종편을 세우고 투자한 집단(채권자)이 얼마나 버텨줄 수 있는지를 봐야겠네요. 에, 처음의 글 내용과는 전혀 다른걸 왜 제가 찾고 있는 걸까요. (...)
    • 그렇저렇→그럭저럭
    • 호야야_ 반영했어요. 우스운 오타를 냈군요. 흐르듯이 글을 쓰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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