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적'이라는 말

* 딱히 식은 떡밥에 불을 지피는건 아닙니다.

 

 

* 메피스토는 교사-학생간 벌어지는 일상적인 일;심부름이라던가, 청소라던가 등등의 일들에 '교육적'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에 시큰둥합니다.

그건 마치 정치인들이 진심드립을 치거나 서민드립, 혹은 나라를 위해서...운운하는 것처럼 결국 붙이기 나름인 말이니까요.

 

이 게시판에 계신 현직 교사들을 폄하하고자하는 의도는 아닙니다만,

교직에 종사하는 사람 모두or대다수가 학생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며 어떻게하면 잘 이끌수 있을까라고 고민하는 교육 전문가들...일리가 없죠.

 

대부분의 직업은 돈을 벌기위한 수단입니다.  교사라고해서 다를건 없습니다.

그냥 커트라인 맞춰서 사범대갔고 교원자격증따고 임고봐서 패스한 사람, 어릴적부터 꿈이 교사였던 사람, 하다보니 적성에 안맞아서 교육관련 학과로 옮긴 사람...다양합니다.

사범대 혹은 교육관련 전공을 했던 사람이라고 해서 모두 바르고 건전한 가치관을 가진것도 아니며, 말그대로 쓰레기같은 인간도 많습니다.

그런 다양한 사람들이 학교에가서 아이들을 가르칩니다. 임고패스한 사람이건 사립고 교사건 기간제교사건 말입니다.

 

그런사람들로 모인 학교에서 교사가 학생들에게 하는 일;설령 멀쩡하게 보인다고 해도 그게 모두 학생을 위한 교육철학, 사유의 결과물일까요.

가령, 교사가 심부름을 어떤 학생에게 지시한 것에서 교육적인 의미를 얼만큼 찾을 수 있을까요. 그냥 자기가 하기 귀찮아서 '약자'인 학생에게 지시했을 가능성은 0%입니까?

물론 귀찮음이 모든 교사의 진짜 모습은 아니겠죠. 거기에 정말 교육적인 목적을 부여한 사람도 있을테고, 뭐 다양할겁니다.

 

그렇기에 붙이기 나름이라는 말을 쓴겁니다. 자기가 귀찮아서 자기보다 약자인 학생들에게 지시해놓고, 그걸 교육적이라고 포장할 수 있기때문이죠.

마음깊이 학생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그 사람이 가진 의도가 좋다고 방법까지 올바른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없고요.

제도권 교육 12년동안 겪었지만 잔심부름에 무슨 교육적의미나 철학같은게 있다고 느껴본적 없습니다.

어떤분은 이를 학교라는 유기체 구성원간 상호작용으로 볼 수 있는 일이라고 하셨지만, 글쎄요. 

 

교사가 뭔가를 지시할때 누군가가 이의를 제기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소리는 "선생님이 시키는데 해야지"입니다. 

이게 '평범한 교육'이었죠. 수직적, 일방적, 획일적인 소통 말입니다.

 

높은 사람이 내리는 사적인 지시나 명령을 아무런 이의제기하지 않고 이행하는게 너무도 당연시 되죠. 거기에 저항하는 사람은 불이익을 받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습니다.

그게 한국교육이었고 그걸 통과한 인간들이 군대를 가거나 사회를 나가서 똑같이 행동하고 당연시합니다.

 

맞아요. 아래 어떤 분의 글;윗사람의 사적인, 사소한 부탁을 잘들어주면 직장생활을 하는데 아주 좋을겁니다. 좋은 '처세'겠죠. 저도 애용합니다.

그러나, 학교라는 곳에서 배워야하는 것이 그런 '처세'이고, '요령'이어야 할까요.

 

이런류의 처세들이 회사등의 조직에서 장기적으로 좋은 영향을 발휘하는거 별로 못봤습니다.

처세로 다져진 인간관계;사고치고도 남에게 전가한 덕에 선량한 사람이 피해를 입는 꼴도 봤습니다. 

 

 

* 세상을 살기위한 직접적, 추상적인 가치를 배우는 곳이 학교라고 하지만, 그런 처세나 요령을 학교에서부터 배워야하는건 비극아닐까요. 그게 '교육적'인 걸까요. 

극단적으로 말해 학교라는 곳이 그런 처세나 요령을 가르치는 곳이라면 차라리 학교라는 조직보다 필요한 것만 배우는 학원이 더 나을거라 생각합니다.

 

좋은 선생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어딜가든 좋은 사람은 있습니다.

학교에 좋은 선생님이 있었던건 그게 학교라서가 아니라, 그 사람이 교육자라서가 아니라 그냥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었기 때문이었죠.

교사라는 집단이 어떤 인간은 쓰레기고 어떤 인간은 아주 좋은 사람;불안정한 인간들로 이루어졌다고 비난하는게 아닙니다.  그건 어떤 직업군이건 마찬가지니까요.

 

 

 

 

 

 

    • 이것 저것 포장을 하긴 하지만, 결국 의무교육이나 제도권 교육, 공교육의 목적은 '사회의 표준적인 인간' 을 길러내는 것이니까요. 사회가 썩어 있다면 공교육도 썩어 있을 것이고 사회가 어떤 처세를 요구한다면 공교육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봅니다.
      사회의 표준적인 인간을 길게 풀어서 쓰면 사회 기득권이 원하는, 말 잘 듣고 불평 적게 하고 시키는 일이나 하는 그런 인간이겠죠.
    • 그래서 그 표준에 들어가도록 하기 위해선 애시당초 있지도 않은 능력을 키우거나 타고난 능력을 마구 가지치기 당해야 하는 곳이 학교이고 교사들은 대부분 이런 문제에 아무런 관심도 없지요~
      버드나무 참나무에게 소나무가 되라고 가르치고 이상하고 예쁜 똑깥은 모양의 분재들만 생산되는 학교.
    • 리플로 달았는데, 삭제하셨지만 일단은 답니다.

      사람들이 어떤 떡밥이 떨어질때 '교사'를 비난하는 이유에는 시스템적 문제를 모르거나 놓치고 있는 것도 있겠지만, 역시 우리가 성장과정에서 직접 살을 부딫혔던게 '교사'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바로 앞의 논쟁에서도 했던 이야기지만, 이는 교사-학생의 관계가 가지는 특이성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쓰레기 교사는 전체 교사들 중 지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을겁니다. 다른 멀쩡한 교사들 입장에선 많이 억울하겠죠.

      하지만 학생의 입장에서 한명의 교사는 생애 겪는 많지 않은 교사들 중 하나입니다. 담임이라고 해봐야 12년 동안 12명내외. 과목별로 들어오는 교사를 감안하면 좀 더 많아지겠지만요. 그 많지 않은 교사들 중 한명이 쓰레기 같은 교사라면, (교사입장에선 억울하겠지만)학생들 입장에선 '교사'라는 집단에 안좋은 이미지를 가질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더군다나 한명의 교사가 통제하는 인원의 수는 대단히 많습니다. 단 한명의 쓰레기 같은 교사가 수백 수천명의 재학생, 졸업생에게 '교사집단'에 대한 안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게되죠. 굳이 쓰레기라는 격한 표현을 쓰지 않는다해도, 딱히 본받을게 없이 꼰대질만 일삼는 교사도 많을겁니다. 이는 쓰레기를 포함한 상당수의 사람이 진짜 악마거나 꼰대라서라기보단, 한국 사회가 가지는 고질적인 병폐에서 출발한다고 볼 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겪은 매우 개인적인 트라우마나 안좋은 경험만으로 교사라는 집단 전체가 평가절하된다면 그건 부당한 일이겠죠. 하지만 그 개인적인 경험;비록 동일한 경험은 아닐지라도 표준적인 교육경로를 거쳐 성장한 수백, 수천 사람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면 그건 더 이상 개인적인 경험이 아니게됩니다.

      80~90년대 학교를 다닌 사람들 상당수가 폭행에 가까운 체벌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했습니다. 그렇다면 모든 교사가 구타를 일삼을까요? 그런 방식으로 학생을 통제하는 교사들은 사실 그렇게 많지 않을겁니다. 그럼에도 구타-체벌에 대해서 2000년대 이후 지속적인 문제제기가 이루어져 왔습니다.

      어떤 교사가 아이를 심하게 때렸다면 일단 폭력자체에 대한 가치판단을 떠나 무수히 많은 상황이 있을겁니다. 교사가 학생에게 참을 수 없는 인격모욕을 당했을 수도 있고, 아니면 덩치큰 학생의 폭력에 맞선 것이 와전됐을수도 있겠죠.

      그럼에도 몇몇사람들이 그 교사를 앞 뒤 안가리고 비난한다면 이유가 뭘까요. 단지 만만한 교사를 비난하기위해? 혹은 물타기를 하기 위해?
      글쎄요.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잠깐 떠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지각했다는 이유만으로 폭력에 가까운 구타를 교사에게 당했거나 당하는 꼴을 본 것이 한두번도 아닌 일반적인 상황이었습니다. 그것이 설령 교사 한명의 '독특한 교육방식'이라해도말입니다. 수십 수백명의 사람들이 그걸 그 교사 한명만의 개인적인 문제로 인식하는 것이 더 힘든일이겠죠.
    • 제 포인트와는 완전히 다른 얘길 적으셔서 뭐라 답을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너무 길고 정성스럽게 적어 주셔서(...) 짧게 덧붙여보자면.

      전 사람들이 교육 관련 이슈에서 교사를 집중 타격의 대상으로 삼는 것을 이해합니다. 합리적인 반응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는 공감까지 하구요. 그렇지 않다면 요 며칠간 벌어졌던 변기 물 vs 심부름 논쟁에서 게시판을 하얗게 불사르며 장렬히 전사했겠죠.
      전 그저 위에 tealight님께서 적으신 말씀이 교사 개개인들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라는 걸 지적했을 뿐입니다. 한국 드라마는 다 막장이라고 짜증내면서 드라마 촬영 스탭들만 콕 찝어 비난하면 좀 이상하니까요.
    • 사람들은 기존의 틀을 벗어나는 데 엄청난 두려움이 있어서 누구 한 사람의 노력으로 해결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누군가 어떤 노력을 한다면 적어도 몇 명은 구원할 수도 있겠지요?!
      • 적어도 몇 명... 이라고 하시니 좀 애매하긴 하지만 지금 그런 시스템에서도 나름대로 노력하는 교사들은 많아요. 뭐 증명할 방법도 없고 하니 믿어달라고 말씀드리진 않겠지만 그렇습니다. 교사들도 교사가 아닌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 학교 나오고 한국 교육의 문제들을 똑같이 느끼는 사람들이고 또 현장에서 학생들을 직접 대하는 사람들이니만큼 이런 현실에 느끼는 안타까움은 오히려 더 커요. 너무 부정적으로만 보지는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

        덧붙여서 올해부터 (지역마다 다를 순 있겠습니다만) 학교마다 진로 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인력이 1인 이상씩 배치가 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하루 종일 진로 상담과 진로 교육만 맡는 사람들이지요. 학생이 상담을 원하면 수업을 한 시간 빠지게 해서라도 받을 수 있게 해 주고 있구요. 아직은 그렇게 특출난 전문성을 지닌 사람들은 아니지만 없는 것보단 확실히 낫겠고 차차 더 좋아지지 않을까... 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아무래도 담임에 수업에 잡무에 시달리는 교사들이 짬짬이 공부해서 조언해주는 것보단 훨씬 낫기도 할 거구요.
    • 정말 차차 좋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 애들 너무 불쌍해요..T-T 10시까지 학교에서 자율학습하고 학원가서 1시까지 공부하는 애들이 아직도 많다는데..그 아이들이 제정신으로 삶을 살 수가 있을지 싶습니다. 많은 부모들은 아이가 낙오자 될까봐 벌벌 떨면서 삶은 고난과 경쟁의 연속이니 좋은대학 가서 인정사정없이 잘 살아라는 메시지를 매일 아이들에 몸과 마음에 심어 주고 있고...혁신이라는 게 쉽지가 않지만 우리가 다 같이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댓글 감사합니다!!
      • 공감합니다. 뭐가 어찌되든 희망은 잃지 말아야겠단 생각을 자주 해요.
        좀 까칠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리플이었는데 좋게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_ _)
    • 선생님 물 떠다주는 게 처세로밖엔 받아들여지지 않는 시대로군요.
      거기에 교육적이란 말을 붙이는 것 만큼이나 저에겐 납득이 힘드네요. 그저 애석합니다.
      저도 담임한테 말대꾸하다가 교실 중간에서 맨 뒤까지 밀리면서 따귀도 맞아봤고
      아직도 고등학교 동창들 만나면 몇몇 선생들이 안주거리로 도마에 오릅니다만
      이번 일로 보여지는 넷상의 반응들은 좀 어리둥절합니다.
      학생이 선생님의 심부름을 거절하지 못 하는 거 당연하죠.
      권위주의 타파의 시대에 거기에 문제제기를 하는데엔 동의합니다.
      근데 이게 과연 이런 이야기가 나올만한 상황인가 하는 거죠.
      초등학교 여학생이 변기물을 교사에게 먹이고 친구들과 비웃은 쇼킹한 일인데다가
      기사에 언급된 바로는 '종종 물을 떠다달라고 부탁했다' 란 표현이 전부였어요.
      단순히 이것만으론 교사가 친하다고 생각해서 부탁을 한건지
      지위를 이용해서 어드벤티지를 취한 건지 알 길이 없습니다.
      기사 내용상 학생이 소위 공부잘하고 선생한테 이쁨받는 모범생이었고
      제 경험을 토대로 보면 항상 그런 애들은 있어왔죠.
      적어도 교사 입장에선 선생이고 학생이고를 떠나서 그저 친한 인간 대 인간의 호의로서의
      물 심부름을 부탁한 일일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지위를 이용해서 애들 물 심부름이나 시키는 전 근대적인 교사놈들은 각성하라~' 가 아니라
      '교사? 그저 임용고시 통과한 월급쟁이 새끼들하고 인간관계는 무슨~ 그냥 비지니스하자 비지니스' 인
      의견들이 많은 것 같아서 좀 슬픕니다. 시니컬해도 너무 시니컬한 세상이 되어버렸어요.
      어딜가나 좋은 사람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좋은 사람까지 도매금으로 나쁜사람 만들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 다를게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일반적인 처세술은 자기보다 윗사람의 지시에 순응하는 것입니다. 이는 초중고를 거쳐 (남성은 군대에서 강화되어)습득됩니다.
        사실 그게 교육의 힘이기도 하고요. 대다수의 사람들은 학창시절동안 주변으로부터 배우고 주입받은 양식들을 기준삼아 행동합니다. 그게 학교일수도, 가정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요.

        교사입장에서 선생이고 학생이고를 떠나 그저 친한 인간대인간...이라고 하셨는데, 전제부터가 잘못됐습니다. 학교내에서 학생, 교사라는 신분은 서로 벗을 수 없습니다. 벗어서도 안되고요. 해당사건의 교사-학생의 관계가 어땠는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전 그 사건을 비난하고자 이 글을 쓴게 아닙니다. 다만, 덮어놓고 비난 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건 이런 일을 보면 덮어놓고 비난할만큼 우리가 겪었던 일들이 아주 많이 있었기때문이라는게 이 글-리플에서 제가 하고자하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지속적으로 '비지니스'라는 이야기를 왜할까요?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기때문입니다.
        이 논란을 둘러싸고 몇몇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친한 인간 대 인간의 호의'라고 하지만, 그 기준은 다들 천차만별입니다.
        어떤 교사에겐 어쩌다 가끔이겠지만, 어떤 교사는 수업시간마다 부탁하는걸 당연시 할 수도 있죠.
        어떤 교사는 '물떠다주는것'을 기준으로 삼겠지만, 어떤 교사는 '자기 자리 청소해주는 것'까지를 기준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후자는 상식에서 벗어난 것일까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에게나 그렇지 그걸 당연히 생각하는 사람에겐 아닐겁니다.
        그렇다면, 정말 긴급한 상황이 아닌 이상 서로간에 어느정도 지켜야할 획일적인 기준이 필요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딱딱하고 삭막해보여도 말입니다.

        그리고 '비지니스'가 들어가도 친밀감은 충분히 형성될 수 있습니다. 심부름을 시켜야만 친밀감이 형성될까요?
        전 이 주제에 대해 몇몇분들이 '비지니스'라는 말에 지나치게 알레르기를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지극히 가까운 연인이나 친구가 아닌이상, 무엇이건 '목적'을 가지고 만나는 사람 대부분이 비지니스적 관계를 유지합니다. 좀 더 신경써서 서로 조심하고 배려하죠.

        권위주의 타파의 시대라고 하셨는데, 직장에서 아랫사람 커피심부름 시키는 것도 솔직히 말해 별거 아닙니다.
        (물리적으로)폭력적이고 매우 강압적인 것만이 권위주의의 필수 요소일까요?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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