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들 중에서 기억에 남는 작가의 말, 머리말 뭐 있을까요?

내용이 재밌거나 인상이 좋아서 유난히 기억에 남는 머리말, 작가의 말 뭐 있을까요?

혹시 뭐 생각 나는 것 있으십니까?

저는 이 바닥의 왕으로 꼽히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생각만 납니다. 작가의 말에 기대할만한 정보도 많은데 웃기기로 따져도 본편의 어느 대목보다 더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설적인 머리말, 머리말만 따로 읽어볼 가치가 넘치는 머리말이라는 생각도 들고.

또 뭐 없을까요? 멋있다거나, 무겁지만 강렬했다거나 그런 머릿말들 어떤 책 있을지 궁금합니다.
    • 유명한 '어렸을 적의 레옹 베르트에게'요.
      레옹 베르트는 누구일까 궁금.
    • 엄마와 함께한 시간은 엄마가 나에게 준 자유의 시간이었다. -김주영의 '잘 가요 엄마'
    • 장 그르니에의 섬에 알베르 까뮈가 쓴 서문.
      책 아직 안 읽은 젊은이가 부럽네 어쩌네 하는 마지막 문장이 드립치기에도 참 좋죠.
      나는 부러워한다. 요플레 뚜껑 아직 핥지 않은 저 젊은이를.. 뭐 이런 거.
      • 저도 요플레 뚜껑 핥타먹는 숙명으로 사는
        근데 할타 쓰기 왜 이렇게 힘들어요 몇번을 고쳤네 숙명을 거부하려니 힘들군요.
    • 엘리너 파즌 Eleanor Farjeon 의 동화집 '작은책방 The Little Bookroom' 첫부분에 실린 작가서문 아주 좋아해요.
    • 도킨스가 '확장된 표현형' 서문의 한 문단에서 인칭대명사 '그'를 몽땅 '그녀'로 바꿔서 썼던 언어 실험이 떠오르네요. 물론 히치하이커의 서문이 먼저 떠오른 다음에...
    • 에코가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며 화내는 방법'에서 쓴 수법도 재밌었죠. 이 서문을 읽고 의아한 독자는 본문에 '서문 쓰는 법' 챕터가 있으니까 읽고 오라고. 그 안내에 따라 본문을 읽고 어찌나 웃었던지.
    • 파비치가 '하자르 사전'에서 했던 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필자는 식전에 서문을 쓸테니, 독자는 식후에 서문을 읽어라. 그러면 필자는 배가 고파서 짧게 쓸 것이고, 독자는 배가 부르니 너그럽게 여유를 가지고 읽을 수 있을 거다. 대충 그런 요지였습니다. 그 뒤로 이어지는 미로같은 문장들도 다 좋았죠.
    • 문장이 좋았다고 쓰고 나니, 소로가 '월든'에 썼던 문장도 생각나는군요. '한 줄 시를 쓰기 위해 꿈을 꾼 것은 아니었다'였나요. 어린 마음에 서문의 이 첫 문장을 읽고 이 책에 한 눈에 반해버렸었죠.
    • 좋은 책을 쓰고 싶었다. 결과는 그렇게 되지 않았다. 내가 이 점을 개선할 수 있을만한 시간도 지났다. -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적 탐구' 서문이죠. 본문을 시작하기도 전에 이 책은 실패작이라고 밝히는 패기랄까 서글픔이랄까.
    • 장미의 이름이 딱 떠올랐어요! 서문을 하나의 장치로 썼죠 액자의 액자를 만들었어요 제발 오래 사세요 에코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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