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저처럼 보신 분은 없나요.(당연 스포)
어제 건대입구에서 안나까레니나랑 같이 봤는데요.
안나까레니나가 스무 시간짜리 영상 서사물이 될 수 있는 이야기를 두 시간으로 축약해놓았다면, 신세계는 이십 분만에 끝날 이야기를 두 시간으로 늘려놨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중간에 전개 매우 늘어진다고 생각했고, 낭비된 인물도 많고, 쓸데 없는 설정, 쓸데 없는 장면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어요.
송지효 죽을 때도 당연히 이자성이 아니라 이자성 부하1이 경찰로서 발각될거라 생각해서 다소 맥이 빠지는 전개였습니다.
특히 정청은 그렇게 칼에 찔리고도 안 죽고, 골골대면서 버티다 끝끝내 이자성이랑 1:1 대화 장면을 만들어내주더군요.
후반부에 비밀을 아는 경찰들이랑 조직 내 다른 보스들 죽일 때도 이미 죽었다는 것이 확실히 드러났는데 몇번이고 보여주는게 참 싫어서 영화 끝나자마자 욕할 준비를 잔뜩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에 순경 이자성을 보여주고, 그 다음 여수에서 정청이랑 욕을 찰지게 퍼붓는 이자성을 보여줘서,
아! 이자성은 정청이 심어놓은 이중간첩이었구나. 이 쓸데없이 늘어지는 이야기 전개와 이정재의 발연기는 모두 이 반전을 위한 것이었구나. 젠장 속았다!
라고 생각하고는, 그래 감독이 생각이 있으면 영화를 이렇게 만들지 않겠지. 하지만 이러면 마지막 장면 하나를 위해서 이렇게 지리한 서사를 끌어온건데, 근성있네. You Win.
이러고 집에 왔거든요.
그런데 듀게에서 다른 분들은 어떻게 보셨나 검색하다가 감독 인터뷰를 봤는데, 제가 절대적으로 오버해서 생각한 것이더군요.
저는 당연히 마지막 장면이 이중간첩 암시라고 생각했는데!
저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오히려 거의 없다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이미 좀 지난 영화지만 저처럼 생각하신 분은 없나요? 괜히 궁금하네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