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휴즈 영화들에 대한 추억 (혹은 소비)



제가 좋아하는 시트콤 커뮤니티의 1시즌 에피소드 1은 존 휴즈에게 바쳐졌습니다. 그 이후로 존 휴즈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어요.

그 전까지는 존 휴즈에 대한 특별한 감상이 없었어요. 그냥 80년대 브랫 팩이 나오는 틴에이저 영화를 만든 상업 영화 감독 정도로 기억하고 있었어요.
왜냐면 저는 80년대 후반~90년대 초반 생이고, 존 휴즈의 영화를 영화관이나 매스미디어에서 접하는 세대가 아니었거든요, 몰리 링월드? 놀이공원 이름인가요?
비디오로나마 직접 본 영화도 초등학교 때 조찬 클럽 한 편 밖에 없었어요. 
조찬 클럽은 은근히 구닥다리 느낌이 났고요. 촌스러운 패션과 거칠거칠한 비디오 질감 때문에, 그래서 제 맘 속에서 존 휴즈 영화는 어딘지 지나간 유행 같은 느낌이었지요.

그런데 커뮤니티의 완소 캐릭터 아벳이 존 휴즈의 팬이라는 설정이에요. 그래서 컬트를 거쳐 고전이 된 조찬 클럽에서부터, 식스틴 캔들, 핑크빛 연인까지 직접 대사로 언급을 하거나 혹은 비슷한 장면을 차용하는 식으로 참 '존 휴즈 영화' 인용이 많이 나와요. 그게 아주 쿨하게 현대적 시트콤에 녹아들고요. 

우리 세대의 새로운 스윗하트 엠마 스톤양이 나오는 잘빠진 하이틴 코미디 이지 에이에도 존 휴즈 영화 이야기가 나오더라고요.
고등학생들은 존 휴즈 영화에 나오는 생활과 그런 로맨스를 꿈꾸지만 실 생활은 그렇지 않다던가요.. 정확한 내용은 기억 나지 않지만 그런 맥락이었어요. 
그리고 영화는 카메론 크로우의 걸작(!) 금지된 사랑 인용으로 끝나죠.

피치 퍼펙트는 보지 못했는데, 보고 온 제 친구에 따르면 거기서도 조찬 클럽 인용이 나온다면서요? 피치 퍼펙트는 현대를 배경으로 한 요즘 젊은 아이들(그러니까 제 나이 또래)이 나오는 영화인 걸로 알고 있는데... 이렇듯 요즘 대중 매체에서 존 휴즈 언급이 잦아지는 걸 느껴요. 

이제 2010년대에 들어 존 휴즈와 그의 유산들이 빈티지 패션처럼 새로운 유행으로 거듭나, 소비되는 걸까요? 혹은 그 작품들이 90년대와 00년대를 거쳐 장인의 손길이 담긴 당당한 명품으로 재평가 받는 걸까요? 아니면 혹은 존 휴즈의 영화에 영향을 받아 큰 청소년들이 이제 어느 정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크리에이터가 되어서 존 휴즈 영화를 추억하는 걸까요? 이 가설 중에 답이 없더라도, 20년 전 자신의 작품들이 새로운 세대의 젊은이들에게도 향유되고 인정받는다는 것, 장인이 자신의 삶을 마무리할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예찬이 아닌가 싶은데... 존 휴즈 감독이 그의 영화가 새롭게 '힙'한 무언가로 인정받는 걸 미처 보기도 직전에 돌아가신 게 아쉬워요.


추가적인 잡담이지만, 얼마 전 텀블러에서 본 조찬 클럽 짤들은 어찌나 세련되고 예뻐보이던지요. (아까는 촌스러운 패션이라며--;;)





    • 뭐 이런 것도
    • 다른이야긴데 80년대가 젤 촌스러워요

      6~70년대가 차라리 더 세련되었고... 팝음악은 참 좋다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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