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을 수 있는 일과 있을 수 없는 일

1. 다른 글 하나를 쓰려고 쓰기 버튼을 눌렀더니 2년전쯤인가? 게시판에 올리려 쓰다만 글이 하나 나오는 군요. 지금 봐도 음.. 싶어서 요약정리해봤습니다.

    부엌에서 쓰는 스텐레스양푼그릇에 물받아 베란다 화단에 물을 주던 신랑이 

    물먹은 화단에서 흙이 또르르 떨어지자 급한 맘에 걸레로 그걸 훔치고는 과일씻고 채소씻는 그 그릇에 단순히 물이 담겨져 있다는 이유로 걸레를 빨았지 뭡니까?

    그 광경을 목격함과 동시에 반사적으로 제입에선 악소리가 나왔고 급기야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제정신이냐는 소리까지 면전에 해대고 말았습니다.

    신랑은 근 20년을 연애하고 결혼하고 그렇게 알고지낸 저에게 그런 악다구니를 들은 건 처음이라나 뭐라나

    급하면 그럴 수도 있지 아님 앞으로 그러지 말라고 순순히 말하면 될 것을, 그만한 일에 그런 어이없는 얼굴로 제정신이냐고 탓하는 소리를 들어야 하냐고 화를 냈고

    저는 적반하장의 센 반응에 놀라 의외로 말문이 막혔더랬습니다.

    평소 웬만한 일에 많이 져주고 그래그래 그럴수도 있지 뭐, 내가 허술해서 그래. 미안해~ 하던 신랑이었습니다. 

    하지만 내내 생각해도 그 일만은 자존심이 많이 다치고 수용이 안됐던지

    아는 사람들한테 다 전화해서 물어보라고 이게 그렇게 있을 수도 없는 일이냐고 한번 따져보자 그랬었지요.

    그래서 이 게시판에 글 한번 올릴 요량으로 뭔가를 쓰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정말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던 일이네요.

    게시판에 글을 쓰다말고. 열린 공간에 개인적인 일로 그럴 필요가 뭐 있나 싶어 시댁으로 친정으로 전화를 돌렸더니

    너가 좀 참아주라고, 갸가 정말 아무것도 몰라서 그런거라고 가르쳐야 한다고 다들 그러기만 하셔서 괜한 섭섭함에 한참을 슬럼프에 빠져있기도 했었죠.

    음식담는 그릇에 걸레 넣지 말라는걸 굳이 가르쳐야 하는 일이냐고 했더니

    신랑이 그러더군요. 급해서 그랬고 다음부턴 안그러도록 애쓰면 되고, 저지른 저건 이제 걸레그릇으로 쓰면 되지 않냐고

    늘 간단하고 편하게 사는 신랑과 늘 복잡하고 챙겨가며 사는 저 사이의 문제였습니다.

    밖에서 자기 일한다고 집안일은 늘 언제나 너무 나몰라라 하던 신랑을 향한 원망과 서러움이 그렇게 터진 거였는 지도 모르죠.

    그렇게 사건을 마무리하고 둘다 반응이 너무 심했다고 서로 사과하고 했었지만

    다시 지난 글을 읽어보고 이렇게 정리하며 생각해봐도 잘 모르겠어요. 급하다고 그럴 수 있다는 게..

    정말로 제가 너무 많은 기준을 가지고, 있을 수 있는 일과 있을 수 없는 일을 구분지으며 사는 지에 대해서두요.

    휴우.. 어쨌든 감당할 수만 있으면 될 것 같은데 것도 쉬운 일은 아니겠죠.

 

2. 하려던 얘긴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다르게 있어요.  

    생각해 보니 이것도 제기준에 있을 수 있는 일과 있을 수 없는 일로 굳이 구분짓자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니 영 다른 얘기도 아니네요. 

    딸아이가 올해 중학생이 되었어요. 나름 잘 크고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몸도 마음도 건강하답니다.

    제 아이 친구중에 좀 독특하게 생긴 아이가 있어요.  제가 보기에 못생긴 얼굴은 아닌데 얼굴이 좀 입체적으로 생겼다고 해야 하나

    작지 않은 눈에 쌍가풀이 진하게 있고 코도 오똑하고 얼굴은 까무잡잡하고 심한 곱슬머리에 몸에 비해 얼굴크기가 확연히 작은, 얼핏보면 혼혈인가?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누가봐도 평범한 얼굴은 아니예요.

    근데 이 아이 A가 친구들에게 놀림받고 있다는 사실을 최근에 딸이 알게 되었다고 저에게 말을 하더군요. 이것도 학교폭력같다고 하면서요.

    A는 3학년때인가 한번 딸과 한반이었고 같은 아파트에 7년정도 살다보니 반과 상관없이 딸아이랑 왔다갔다 만나면 반가워하는 그런 사이였는데 이번 중학교에선 옆옆반이래요.

    한번은 딸아이가 A반에 선생님 심부름 갈 일이 있었는데 마침 A를 만나 복도에서 인사를 했대요.

    근데 그때 마침 지나가는 아이들이 '아 내눈, 내눈. 나 쟤봐서 완전 재수없어' '그래 재수없어' 그러고 가더라는 거예요.

    딸아이는 놀라서 멍~하니 얼음되었다고 하고 A는 그 애들 뒷통수에다 대고 욕을 해대고.. 그중에 하나는 '골룸이다~!' 그러고 가더라고..

    저도 그 얘길 듣고 놀라서 A가 괜찮더냐고 물었더니 욕몇마디하고는 자기반으로 쑥 들어가서 더는 알 수가 없대요. 톡으로 괜찮냐고 물어봐도 괜찮다 그러고 말고..

    그 후에 딸아이가 친구들 몇몇에게 슬쩍슬쩍 A얘기를 물어봤더니

    1학년 학생들 거의가 A에게 '재수없다' '골룸같다' 그런 얘길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고 해요.

    사실은 6학년때부터 그런 얘기를 들으며 은근히 왕따를 당했다고도 하구요. 독특한 생김새와 욕을 잘하는 게 이윤데, 생김새탓이 크다고 하더래요. 

    지금은 다른 초등학교에서 진학한 애들도 아무렇지 않게 유행처럼 그렇게 따라 놀린다고 해요.

    모르면 몰라도 알게 되니 딸아이가 A를 많이 걱정합니다. 저도 이 사태가 정말 걱정이 되구요.

    한창 사춘기로 예민한 여자아인데 대응할 수 있는게 욕밖에 없다는게 안타깝구요.

    더 걱정은 A를 염려하는 아이들은 또다른 해꼬지를 당할까 쉬쉬하고 어른들은 전혀 모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A의 엄마에게 오랜만에 연락해서 혹시 학교상담 갔다왔냐고 하니까 선생님 잘 만나고 왔다고 A가 학교생활 너무 잘 하고 있다고 하더라고 그럽니다.

    A가 혹시 다른 얘기 안하더냐고 물어보니 학교다니는 게 즐겁다고 빨리 가고 싶다고 했대요.

   그 소릴 들으니 저는 더 걱정이 되더군요.

   생각한 것보다 심각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A엄마가 알아야 할 것 같아 저녁에 술한잔 하며 얘기를 했습니다.

   제가 소소히 정보를 수집한 바로는 6학년때도 힘들었을텐데 A엄마는 그것도 전혀 모르는 것 같아서, 제가 A의 지금의 학교생활에 대해 A친구들에게 좀 물어보라고 얘기해 줬습니다.

   딸아이가 어떤 얘기를 들었는데 몇몇 아이들도 똑같은 얘기를 하더라고.. 주변의 정보를 좀 수집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

    A엄마는 예상치 못한 일에 많이 놀랐지만 우선 자긴 모른척할테니 저에게 또 제 딸아이에게 A와 얘기를 나눠달라고 부탁하더군요. A가 무슨 생각하는 지 궁금하다구요.

   사실은 학교에 상주해있는 Wee센터에 도움을 청하라고 하고 싶었는데

   우선은 제가 A와 얘기를 한번 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 싶어 주말에 A를 집에 데려오라고 딸아이에게 말해뒀습니다.

   알고는 모른척 할 수 없는 일이니 순간순간 할수 있는 최선이라고 하긴 하는데 제가 잘하는 건지 판단이 안됩니다.

   사실은 저도 엄마니, 제 딸아이가 이 일로 생각지 못한 상황에 직면하고 많이 힘들어 할까봐 그것도 조금 조심스럽습니다. 의도치않게 너무 깊게 개입이 될까봐 걱정스럽기도 하구요.

   하지만 그래도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인 것 같아서 딸아이에게도 피하지는 말자고 일러두었는데.. 생각이 많습니다.

   이런 경우에 제가 A에게 해줄 수 있는 말들이 뭐가 있을까요?

    엄마에게 솔직해지고 많은 대화를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해주고 싶은데 그걸 받아들여 줄지 

    Wee센터 상담선생님께 도움을 청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해주고 싶은데 그게 학교생활에 나쁘게 작용하는 건 아닐지

    아님 철없는 아이들 이야기는 대수롭지 않게 넘기라고 얘기해줘야 할지

   그렇습니다. 생각이 많아요. A에게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철없이 놀리는 아이들 모두를 바꾸는 거 보다 어쩌면 힘든 아이에게 용기를 주는게 먼저인 것 같은 생각이 들었거든요.

   아직은 어린 아이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힘들어하고 자살하고 하는게 참.. 남일 같지가 않습니다. 

   많은 상황들을 알고 계신 듀게님들이 뭔가 저에게 좋은 이야길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올립니다. 

   저도 직장맘이라 새벽에 쓴 글을 지금 짬이 나서 올립니다.

   고견 기다립니다. 

 

   봄 시작 잘 하세요~    

            

     

    • 1. 급하면 그럴 수도 있지 아님 앞으로 그러지 말라고 순순히 말하면 될 것을, 그만한 일에 그런 어이없는 얼굴로 제정신이냐고 탓하는 소리를 들어야 하냐

      저는 남편분 입장에 공감이 갑니다. 실수를 했으니까. 음식 담는 그릇에 걸레 빨면 안된다고 말하면 되는데
      '제정신이냐,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이런 말 들으면 화가 나요. 실수를 탓하는 게 아니라 나라는 사람 자체를 모욕하는 거잖아요.
      남편분이 정말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한 건 아니실텐데 말이죠.

      그리고 스테인리스 볼이라면 사실 뜨거운 물로 세척하거나 닦아내면 되지 않나요?
      걸레를 빨았다는 것이 스테인리스 자체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 건지 모르겠어요.
    • 뜨거운 물에 세척하거나 닦아낸다고 해도 걸레빨았던 볼을 다시 주방에서 쓰긴 쉽지 않을 거 같아요.
      아마도 평소와 달리 그렇게 센 반응이 반사적으로 나갔던건..
      주방에서 어떤 용도로 쓰는 그릇인지 몰랐다는 신랑의 무관심한 생활내용도 한몫했을 거예요.
      저 평소에 아무렇지 않게 인신공격 막막 해대는 그럼 사람 아니예요.
    • 평소에 그러시는 분 아니니까 남편분이 깜짝 놀라셨겠지요.
      주방에서 어떤 용도로 쓰는 그릇인지 몰랐다는 신랑의 무관심에 대해서는 따로 이야기 하시고, 스테인리스 볼 이야기도 하시면 되는데
      그걸 한번에 섞어서 세게 확! 말씀하시면 남편분이 미안해하기보다는 화가 나지 않을까요?
      방법의 문제인 것 같아요.
    • 급하면 그럴 수도 있어요.그런데 그루터기님도 쌓인게 있으셨으니 그게 터진 상황에서 이성적인 방법을 생각하는 건 불가능하죠.
    • 둘다 조심하지 않고 배려하지 않고 화날 수 있는 어떤 지점을 건드린거죠.
      아마 오래 봐왔으니 알거야, 이건 내게 중요한거니 이 점만은 건드리지 않을 거야. 라고 막연히 믿고 있던 어떤 부분을요.
      반응이 미숙했다고 생각해요. 근데 미쳐 이성적으로 누르기도 전에 터진, 따로 나누기도 전에 터진 어떤 순간이었던 거예요.
      일이 벌어지기 전에 그간 쌓여있던 그런 증후들도 있었구요.
      이런 일이 아니라도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일이 아마 누구에게나 있을거예요.
      그래서 나에 대해 알게 하고 조심하기를 바라고, 또 나도 그 사람에 대해 알고 조심하고 그러는 거죠.
      근데 전 그런 기준이 다른 사람에 비해 너무 많이 예민하게 가지고 있는 건가 해서요..
      2번에 대한 의견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왠지 좀 부끄러운 글이 되고 말았어요.
    • 스테인레스 볼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겠지만... 그래도 남편분 쪽으로 맘이 기우네요.
    • 1. 있을 수 없는 일들을 서로 한 번씩 주고 받으셨으니 한쪽의 잘못만 따로 잘라서 재평가하는 건 불공평한 일 같아요.
      정신건강을 위해 어서 잊으시길...^_^
      2. A양이 맘속에 깊은 상처를 숨기고 있는게 아니길 빌게요. 글만 읽어도 제가다 마음이 아픕니다.
    • 저도 한 예민 하지만 1번은 남편분 입장에 공감이 가네요.
    • 우선 건강한 마음을 가진 따님과 따님을 올바른 방향으로 자라도록 노력하시는 그루터기님 모두 보기 좋다는 말씀드리고싶네요.

      초등학생때부터 그래왔지만 A학생의 어머님이 그 사실을 잘 모른다는 것은 A학생은 부모님을 자신의 어려움을 이야기하기에
      가장 어려운 상대로 생각한다는 이야기이죠. 보통 학생들은 대부분 그럴겁니다.
      차라리 그루터기님 같은 다른 어른이라면 자신의 어려움을 이야기하기가 더 쉬울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또 A학생의 어려움을 이해해주는 따님 같은 친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도 생각합니다.
      그리고 욕설이라는 최소한의 방어수단이라도 가지고 있다는 것도 그나마 다행이구요.

      어른이되어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어린아이들의 사회에서는 더더욱 나와 다르다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것같습니다.
      어떻게보면 중학생 시절이 그런 성향이 가장 심하고 잔인하게 표현되는 시기인 것같아요.

      저의 짧은 생각으로는 학교 상담선생님보다는 부모님과 대화할수 있도록 유도해나가는 것이 어떨까 싶은데
      그 방법은 좀 고민이 필요할 것같습니다.
      단지 '부모님과 이야기해보는 것이 어떻겠니' 정도로는 부모님 앞에서는 입도 떼기 힘들것같네요.

      학생 스스로의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을때가 가장 위험할 것같은데 그 학생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어보입니다.

      자녀를 키우시는 그루터기님께서 더 깊고 좋은 생각을 가지고 계실것이라 생각합니다만
      저도 조금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짧은생각 한 번 적어봤습니다..^^;
    • 글올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급해도 음식담는 그릇에 걸레를 빠는 건 저에겐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또 평소의 그런 예민함을 신랑도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해서(아니죠, 관심이 없었다면 어쩌면 몰랐을 수도 있었겠고 전 그게 또 섭섭했을지도 모르죠.)
      저 사안에 대해선 순간적인 감정을 못참고 신랑에게 해선 안될 말을 해버린 잘못도 크지만
      신랑이 잘못한 부분도 많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분들이 계시다는 사실에 솔직히 놀랐네요. 좀 부끄럽습니다.
      여러 말씀들 새겨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LiveWire님 더 많이 생각하고 모두가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들 딸까지 힘들어질 수 있다고 신경쓰지 말라고 하는데 저는 또 그럴 수가 없네요.
      괜한 오지랖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듯 합니다.
      긴 말씀 고맙습니다.
    • 1. 저도 생할하면서 집사람에게 그런 유형의 소리 많이 들었습니다. "아니 헹주로 어떻게 부엌 바닥을 닦아?" 하는 식이죠. 대부분 남자들은 집안 물건의 개별적으로 정해진 용도보단 자기 기준상 좀 급하다 싶으면 용도보단 상황 해결 자체에 집중하기 쉽습니다. 이건 남자들이 집안에서의 일상적 사건 처리에 익숙하지 않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의 어떤 정해진 기준을 제시하는 도덕적 비난은 대개 남자에겐 심정적으로 상처를 입힙니다.

      2. 제 생각엔 그 딸 친구에게는 그냥 아무 이야기도 안하셔도 될 듯합니다. 밥 한끼 잘 먹이고 따님이랑 친구랑 좋은 시간을 가지도록 배려해 주시고 너무 깊이 생각 안했으면 합니다. 아이들 그런 거 민감하게 느낍니다. 스스로 다가온다면 그때 전력을 다해서 도와 주세요. 그나저나 따님 참 이쁘게 키우셧어요 ^^
      • 1. 전 여자고 명색이 전업주부인데도 그럽니다.

        2. 백프로 동감. 굳이 뭐라 언질주지 마시고 둘이 맘 편히 식사 잘 하고 잘 놀게 내버려두면 좋겠습니다. 누군가 문제상황에 처해있는 게 명백히 보여도 스스로 도움요청하기 전까진 별로 도와줄 게 없을 거에요. 누가 제게 다가와 부부상담을 받아보라든가 비만클리닉에 같이 가보자고 하면 얼마나 난처할까 싶어요.

        3. 제 아이도 올해 중학교 입학. 반갑습니다. 듀게에서 저 또래 아이 키우는 분 만나기 드물어서 더 반갑.
        • 2. 많은 분들이 같은 말씀을 해주시니 우선은 제가 그냥 지켜보고 있는 쪽이 좋을 듯합니다.
          정말로 A입장에서는 친구엄마가 뭔가를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 민망해 할수도 있고, 딸아이와의 관계도 신뢰를 못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3. 저도 반갑습니다. 애들 정말 금방 크더군요.^^
    • 쓸데없는 첨언 같지만, 그냥 비슷한 상황이 생각이 나서.. 그러니깐 옛날 게임기로 RPG를 1000시간 플레이해서 저장해뒀는데 그 슬롯에 여자친구가 첫 세이브포인트에서 덮어써버렸다! 같은 경우에 상황 아닐까 싶어요. 당한 입장에선 뭔가 악몽에 나올 것 같은 있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저질러버린 입장에선 그런 실수에 그렇까지 화내는게 이해 안되고 섭섭하겠죠.
    • 마지막에 '직장맘'이라는 부분을 읽고 1번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어요.

      1. 직장도 다니시고 집안일도 다 하시는 상황 같은데, 순간적으로 화가 나면 그런 말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그런 상황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순간적으로 화가 나면 마음에 없는 말이, 심한 말이 튀어나오곤 하죠. 다 경험들 있으실 거예요. 언제나 단단하게 이성을 잡고 사는 건 아니잖아요.)
      지금도 여전히 남편분께서 집안일을 하지 않으시나요? 직장도 다니고 집안일도 하고 중학생이 된 딸아이도 챙기느라 얼마나 힘이 드시겠어요..
      집안일 분담에 대해서 정확하게 적지 않으셔서 말씀드리기 조심스럽습니다. 그루터기님의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셨으면 하고 그런 삶을 위해
      따님과 남편분께 집안일과 워킹맘으로서의 고충에 대해 많은 대화를 해보시길 권합니다. 그리고 음식 담는 그릇이라도 뜨거운 물 담아서 팍팍 끓이면
      사용해도 괜찮을 거 같아요^^ 조금 느슨해지셔도 괜찮을 거 같아요.
      • 옆에 있는 초록색 더하기가 댓글에 댓글을 쓰는 기능인지 몰랐네요. 처음 써봅니다.
        느슨하게 살고 싶어요. 저도.. 말처럼 쉽지 않지만 말이죠.
        늘 머리는 이해하고 알고 있는데 마음과 팔다리가 안 따라주네요.
        염려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1. 전 정말 보통일에 잘 놀라는 사람이 아니예요. 그렇게 저한텐 예민한 문제였던거고.. 더이상은 어떻게 이야기해도 변명으로 들릴 것 같아요.
      행인3님이 예를 드신 내용이 전 잘 이해가 안되지만 그런 거네요. 다른 사람들은 다 이해 못해도 사람마다 뜨악하는 문제가 있다는 거요.
      이 문제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못했던 생각들을 하게 되네요.
      2. 그냥 밥 같이 먹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아이 상황을 눈치껏 살펴가며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2. 그루터기님과 따님의 마음이 예뻐서 꼬옥 안아드리고 싶습니다. 그루터기님과 따님의 관계가 좋은 거 같아요.
      학교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엄마에게 말하는 아이가 드물어요. 서로 소통이 잘 되는 거 같아서 참 다행입니다. 아이가 기댈 수 있고 조언을 편하게 요청할 수 있는 어머니이신 거 같아요. 집안일도 하시고 직장도 다니시면서 건강하고 마음이 예쁜 따님까지 훌륭하게 잘 키우셨네요. 대단하십니다. :)
      그 학생이 욕을 하는 건(원래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일종의 자기 방어인 거 같아요. 그리고 따님께서 괜찮냐고 물었을 때 표현을 하지 않고 괜찮다고 말하는 걸로 봐서는 자존심이 강한 아이인 것 같습니다. 댁에 A가 놀러온다고 했으니 학교가 아닌 편한 공간에서 둘이 시간을 보내며 더 친해지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어릴 때 친했고 오랜 시간 알고 지냈더라도 다른 반이 되고 하면 서로 서먹해지곤 하죠. 그러니 일단은 둘이 친해지고 따님께 자연스럽게 A가 말을 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A가 자신이 짊어지고 있는 무게를 따님에게 털어놓는 것으로 조금 편안해지면 좋을 텐데. 일단 놀러왔을 때 따님과 A양이 어떤 대화를 하는지 지켜보고 또 다음을 생각해요.
      A의 어머니는 어떤 분이신가요? A와 A의 어머니의 관계가 중요한 거 같아요. A가 어머니가 어렵고 무서워서 말을 하지 않는 것인지, 아님 어머니가 슬퍼하고 가슴 아파할까봐 혼자 떠안고 있는지 이것을 알면 좋을 텐데요. A의 어머님께는 그루터기님께서 계속 말씀을 전해주시는 게 좋을 거 같아요.
      그리고 학교 선생님께서 이런 상황을 전혀 모르고 계시니 알려야겠지요. 아이들이 없는 시간에 (A양이 모르게) A양의 어머니께서 선생님과 대화를 해보시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선생님이 반드시 아셔야 하고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데 선생님의 역할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부디 좋은 선생님이시길....
      그리고 만약 A양와 그루터기님께서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다면 A양의 문제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간접적으로도 꺼내지 마세요.
      그냥 그루터기님의 옛날 이야기를 해보는 건 어떨까요. 예를들어, 저라면.. 어릴 때 부모님 몰래 사고친 이야기(초5-6, 중1정도의 시기 때)같은 걸 하면서 아이와의 벽을 허무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그러니깐, 나도 너희들처럼 딴 생각도 많이 하고 사고도 치고 학교가기 싫어서 아픈 척도 해봤어~
      이렇게 가볍고 웃긴 그루터기님의 옛날 이야기를 하면서 A양과 친해지는 게 좋을 거 같아요. 갑자기 A양에게 학교 생활에 대한 조언이나 이야기를 하면
      아이가 친구가 엄마에게 말했구나 하는 배신감이 들고 자존심을 다칠 수도 있거든요.
      글을 적다 보니 굉장히 길어지네요. 별로 영양가도 없는 말인데..길이만 길어져서 죄송합니다.

      그루터기님 마음이 참 예뻐요. 그 마음을 따님이 고스란히 물려받았네요. 자식은 부모의 행동을 보고 배우며 자라는 것 같습니다.
      이 문제로 그루터기님의 시간도, 또 따님의 시간도 많이 빼앗길지 모르겠지만, 나쁜 것에 반대하는 힘, 그리고 약하고 힘든 사람을 보듬을 수 있는 힘을
      배우게 되길 바랍니다. 정의롭지 못한 다수에 반대하는 용기는 따님에게 교훈이 될 거예요.

      그리고 이 모든 일에서 그루터기님과 따님이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못하더라도 죄책감이나 미안함을 느끼지 마세요.
      이렇게 그루터님께서 고민하고 아이의 어머님과 대화를 하고, 학교에서 또 메신져로 따님이 보인 행동만으로도 충분히 용기가 있었고 대단한 일을 하신 것이니까요. 상담을 할 수 있고 기댈 수 있는 엄마를 가진 따님이, 또 딸에게 든든한 조언자가 되어 주는 그루터기님의 가정이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이렇게 긴 글에 간단한 인사를 붙이는 게 미안할 정도네요.
        같이 고민해주시고 고견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내 아이가 잘 자라기를 바란다면 적어도, 아이들이 다같이 잘 자라야 한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래야 지금보다 조금은 더 건강한 사회가 될테고 그래야 내 아이도 다양한 행복을 느낄 수 있을거라 막연히 그렇게 꿈꾸고 있죠.
        그래서 이런 일을 그냥 지나치질 못하는 것이니 사실은 내 아이를 위한 이기적인 행동일 수도 있어요.
        님께 이런저런 미사여구로 얘기들을 일이 아닌데 부끄럽기도 하고 여러가지를 걱정해주시고 행복을 기원해주시니 기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생면부지의 분인데 님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져서 참 좋아요.
        A와 A엄마와의 관계는 제가 쉽게 뭐라고 단정지어 말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아이가 생각하는 엄마는 주변에서 보는 것과는 또 다르니까요.
        많은 분들의 조언처럼 내일은 그냥 딸아이와 점심도 먹이고 집에서 놀다가라고 하려합니다.
        둘이서 얘기하다보면 이런저런 얘기들이 나올테고 또
        A한테 친구들이 그렇게 말하고 행동하는 것에 대해 어떤 맘인지 눈치껏 한번 물어보라고 일러두었으니
        어쩌면 낼 오후면 A의 맘이 어떤지 조금은 짐작할 수 있을 듯합니다.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은 상황이면 좋겠지만 어쨌든 상황봐가며 신중히 처신하겠습니다.
        듀게에 글 올리지 않고 혼자서 생각하고 움직였다면 A에게 의도치 않은 상처를 줬을 지도 모르겠네요.
        정말 말씀남겨주신 분들 모두 고맙습니다.
        좋은 꿈 꾸세요~^^
    • 1번. 저는 신랑이랑 같은 처지입니다. 결혼 후 초기엔 그런 일이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서로 쌓였는지 아내의 지적이 더 신랄해지고 저도 점점더 상처를 받게 되더라고요... 아내의 기준이 너무 엄격하다는 생각도 들고 나의 행동이 너무 무성실하다는 생각도 동시에 들어서 쉽지 않더라고요. 아내의 지적을 노트에 적어서 반복 실수를 안하려고 노력도 해봤는데.. 결론은 아내의 기준을 다 맞추기는 불가능하니 내가 더 단단해 져서 상처를 안받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게 낫다는 쪽으로 났습니다... 쉽지않네요..
    • 1.저라도 비슷했을 것 같아요...세숫대야에 걸레를 빨아도 허걱!하는데 심지어 주방에서 쓰는 그릇에다가!!!!
      어쨌든 표현은 그렇게 하더라도 이후 협의는 잘 해봐야겠죠. 몰라서 그런거니까 봐줘야죠;;;

      2. 그 아이에겐 굉장한 고민일 것 같아요..어른이 개입하면 안되는걸까요?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와라 언제든 어디로 가라 정도의 정보와 위로는 꼭 필요할 것 같네요. 짧게 치고 빠지는 건 센스 ㅋ 아이들 어려워요. 꼰대질에 민감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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