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광수 교수는 무려 10년 넘게 학생들을 믿고 기다렸던 거네요.

저도 '책강매'라기에 뭐 이런 교수가 있나 싶었는데,


인터뷰와 정황을 살펴보니 그게 아니더군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아래 유로스님이 잘 정리해서 올려 주셨네요.


다른 인터뷰를 살펴보니


마 교수는 2000년 초부터 이전과 다르게 수업에 임하는 학생들의 태도를 감지했다고 합니다.


마 교수 강의는 저서를 읽어나가면서 강독 식으로 하는 거라 교재가 필수적이겠죠.

 

인터뷰 내용을 보니 결정적으로 작년에 맨 앞줄에 한 10명 앉았다 치면 ‘학생 읽어봐’ 하면 ‘책 두고 왔어요’,

 

뭐 ‘잊어버렸어요’ 이런 다고 하네요.


몇 해 전까지는 앞 줄에 있는 학생들 만큼은 교재를 갖고 진지하게 수업에 임했는데 작년 부터 그게 아니었다는 거죠.


그렇게 학생들 대부분 교재가 없다 보니까 딴짓이나 다른 공부하고, 그런 학생들 중에는 전자출결로 학생증만 찍어라


했더니 학생증만 찍고 도망가고, 마 교수가 불러도 가버렸다는 거죠.


순간 이게 막장 학원수업 분위기지 대학에서 있을 법한 상황인가 싶더군요.


강독식 수업에서 대다수 학생들이 교재가 없다고 할 때,


'나는 교재 없어도 수업 잘 듣고 리포트 잘 써낼 수 있어'란 말은 지독한 이기주의로 밖에 안들립니다. 


진지하게 수업에 임하는 학생들에게 얼마나 민폐를 끼치는 행위입니까?


 

학생들 말대로 선배로 부터 물려 받았을 수도 있고 도서관에서 빌릴 수 도 있지만,

 

작년 600명 중에 50명이 교재를 구입해서 물려 받기 힘들고 도서관에도 3권 밖에 없다고 할 때,

 

대다수의 학생들은 교재를 사야 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중고서적을 사도 괜찮고 제본을 해도 좋지만 그게 돈이 더 든다는 거죠.


 

마 교수는 교육적 신념으로 수업에 임하는 학생들의 수준이 질적으로 저하되는 것을 우려한

 

특단의 조치라고 했는데, 이런 정황으로 볼 때 바른 조치였다고 생각되는군요.


마광수 교수가 어느 날 울컥해서 내린 조치가 아니라 10년 넘게 고민하다가 내린 조치란 겁니다.


인터뷰 마지막에도 그런 고뇌가 잘 드러나 있네요.


" '학생을 눌러야 한다'로 가게 되는 겁니다. 이 얼마나 비극입니까. "



    • 과연 그 학생들이 토익학원같은데서도 교재 비싸다고 안 사고 수업 들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 책을 읽어가며 하는 수업에, 적은 수도 아니고 열에 아홉이 교재 없이 앉아있단건데 도무지 이해가 안 가네요.

      비싼 등록금이 아깝지도 않나요? 저라면 뽕을 뽑겠단 마음으로 듣겠구만.
    • 밑에서 영수증을 붙이라고 한 조치에 대해 비판적으로 글을 쓰긴 했지만, 묘사되고 있는 교실의 풍경은 사실 정말 이해가 안되고 개탄스럽긴 합니다. 제가 교재가 아까워서 살까 말까 고민하고 정말 안사기도 했던 수업은 수업시간에 교재를 펴고 보라고 하는 일이 거의 없는 수업들이었는데, 교재가 있고 같이 읽어야만 하는 수업을 책 없이 들어가 앉아있을 수 있는 배짱은 정말... ㅡㅡ; 교수가 빡쳐서 특단의 조치를 취하는 심정은 사실 이해가 됩니다만, 방법이 좀 안어울린다는 생각은 여전히 드네요. 다른 글에서 F를 때리는 등의 조치보다는 이 쪽이 나름 자유를 준 조치라는 내용도 봤는데, 자유를 중시하면 이게 좋아보일 수 있겠지만, 전 차라리 F를 주는 건 교수의 재량권 내에 있지만 책 구입 영수증 붙이라는 건 재량권을 벗어났다고 생각합니다. 고등학교때 책 안가져오면 맞았던 것처럼 매 시간 책 검사를 하는 것(빌려서건 물려받아서건 어째서건 수업시간 중에 갖고만 있어라)도.. 정말 치사스럽고 대학에 안어울리는 모습이긴 하지만 차라리 이쪽을 지지하고 싶어요. ㅡㅡ;;
      • 수강인원이 600명이랩니다.
        그네들을 매 시간마다 책 가져왔나 안가져왔나 검사하는게 낫다고요? 그게 어떤 의식에 더 적합한지야 개개인의 취향이겠지만,현실적이진 않죠.

        할 수 있는일은 애초 학생이 책을 가져왔든 안가져왔든 신경쓰지 않고,상관하지 않는 일이겠지요.그러나 마교수는 그걸 매우 중요하게 여긴듯 싶고요.

        아니 학생이 수업에 책을 사지 않고,지참하지 않을 권리.라는게 도대체 어떤면에서 존중해 줄 가치가 커서,수업을 책임지는 교수의 교습방향에 상반되는데도 소중히 지켜줘야 한다는건지 모르겠네요.
        학생에게 그럴 권리가 존재한다면,그네들의 교육을 책임지는 선생에게도 자신의 최소한의 지침을 정할 권리가 있겠죠.그걸 따르지 않는다면 f를 맞거나, 애초 수업을 듣지 말았어야 하는걸테고요.근데 두가지 권리가 충돌을 논할 거리가 있는건지..
    • 이 논란을 방금 알게되었는데 좀 멘붕이네요.... 연대 정도 되는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이 600명중에 50명 밖에 교재구입을 안해서 심지어 영수증 위조를 했다구요? 만삼천얼마짜리 교재 못산 이유에 설마 가난같은 이유따윌 붙이진 않겠죠..이해가 안가네요. 중학생 고등학생들도 그러진 않을 거예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8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1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30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9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8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4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